국방장관들의 말

분류없음 2010/06/15 21:54 주인장
  김태영 국방장관은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나 군에선 '비교적' 신망이 있고 명석하다는 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이후론 뭔가 사람이 달라졌다는게 대체적인 평이더군요.

감사원의 천안함사태 당시 군의 보고체계에 관한 감사에 대해 군이 반발하는 그 중심에도 이 국방장관이 계십니다. 그런데 국방부 출입기자인 한 선배가 출입기자로는 쉽지 않게 - 사실 출입기자들은 자신의 출입처에 대해선 조금 민감한 질문은 피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 직접 장관에게 질문을 던졌고 이에 대해 역시 조금은 직설적인 장관의 답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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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들어보시면 '대통령에게까지 보고가 잘못 됐다는 거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고 당당히 강하게 대꾸하십니다.

기사링크 '군지휘부 대대적 문책성 인사 예고'

46명의 희생이 훈장수여와 성금지급만으로 끝날 일은 아닐거고 지휘체계혼선에 구닥다리 소나문제 등 쌓였는데 어떻게 군내부에서 처리해 끝날 일인지 군대는 도대체 무슨 특권집단이기에 감사원 감사도 인정 못 한다는 건지 도통 이해는 안 갑니다. 그러나 군대 그 수장인 국방부장관들의 특성은 좀 일반인의 감성으로 이해 못할 게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한번 있긴 합니다. 시사매거진 2580팀에 있을 때 군대내 자살자들의 예우에 관한 아이템을 한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군자살자도 국립묘지에 안장하고 일반상이용사와 마찬가지로 보훈혜택을 주지만 우리는 아무런 혜택없이 오히려 유가족들은 '심약한 아들'을 낳은 죄인처럼 살아야하는 상황을 다룬 것이었죠. 더욱이 당시 전의경 자살자들은 경찰의 전향적인 조치로 국립묘지 안장이 시작됐지만 군만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당시 국방부에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인터뷰도 불가능했고 서면답변은 그야말로 '형식적 그자체'였기에 국무회의장에 미리 가서 대기중이던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질문을 던졌죠.

그랬더니...

"군자살자의 처우문제에 대해서 질문이 있습니다."

/"뭐?"/

"군내의 자살자요. 전의경 자살자는 국립묘지가는데 군자살자는 아직 안되지 않습니까?"

/"뭐가!..."/

'뭐가'라는 말도 상당히 억센 억양이었지만 그 다음에 나올 말도 그리 약해보이진 않았는데 바로 그순간 문밖에 서 있던 카메라기자가 들어섰고 장관님은 카메라를 보시더니 상당히 부드럽게 존대어로 바뀠습니다.

"그문제는 아직 좀... 검토를..."

당시로선 별 감정없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유가족 한분이 전화로 이렇게 토로하시더군요.

'그동안 유가족들이 아무리 시위하고 장관 만나게 해달라고 하소연해도 국방부는 고압적이기만 했고 화나고 이해도 안됐는데 기자한테도 저렇게 고압적으로 말하는 것 보니 그 모든게 이해가 된다'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군과 사회가 부딪치는 일이 있을 때마다 이렇게 벽을 느껴서는 군 자체로서는 좋지 않을 일 일겁니다. 더구나 군의 고급장교들은 수많은 사병들을 거느리고 사단, 군단, 그리고 전체 군 안에서 엄청난 권력을 누리는데 그 권력자의 자세를 국민들에게까지 가져가는 모습은 피해야 겠지요.

물론 위의 국방장관들이 국민들에게 그렇게 군림하려 하셨다는 건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들의 조직을 지키려는 수장의 자세라고 이해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군대는 한없이 자세를 낮춰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특수성을 내세우면서 실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행위로 이해되고 말 겁니다. 그런 점에서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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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5 21:54 2010/06/1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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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회의로 다녀온 부산

Diary 2010/06/07 22:55 주인장
  보통 이런 출장에 대한 단상은 적절한 사진과 함께 올라가야 할 텐데 아쉽게도 사진은 없습니다. 사진기도 안 가져갔고 또 찍을 사이도 없어서요.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이름만큼이나 재미는 없는 취재였습니다. 사실 취재라고 할 게 없습니다. 취재가 안 됐으니까요. 회의자체는 거의 다 비공개, 공개되는건 그나마 풀취재단이 구성돼서 공통기사를 작성했고. 우리 대표단도 사공일 위원장 정도외엔 한국기자단과도 개별인터뷰를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대변인도 단지 일정브리핑 정도에 그쳤고.

사실 기자로선 편한 출장이기도 했습니다. 취재할 게 없으니...

그러나 다뤄지는 주제는 너무나 광범위하고 또 파고들면 그 각각이 논문주제에 해당하는 전문적인 내용들이었습니다. 재정건전성 강화, 은행세, 금융규제개혁,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이런걸 1분 20초 정리하는 리포트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회의도 들었지만 저를 포함한 일반사람들에겐 그야말로 이 정도만 들어도 사는데 큰 지장없는 것도 현실이죠.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수장들과 60억 개별경제주체들간의 거리는 뭐 말로 안해도 될 겁니다.

또 하나 보면 비록 G20의 의장국이라곤 하지만 은행세문제는 합의문 열심히 만들어 본 우리 의지완 상관없이 후퇴했고, 우리나라가 주력한 금융안전망도 그냥 넘어가버린 걸 보니 역시 경제는 현실이란 걸 느꼈습니다. 아마 유엔 안보리에 넘긴 천안함도 뭐 별로 논의되긴 어려울 겁니다.

진정한 단상 몇가지 추가하자면 부산경제 안 좋다는 건 제겐 별로 와닿지 않더군요. 회의가 열렸던 해운대엔 지난번 출장(약 3년전) 때엔 없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었습니다. 요즘 용산에 새로 들어선 주상복합아파트들과 비슷한 규모인데 단지수는 오히려 해운대가 더 많더군요. 그런데 그런데...

모두 분양되었다군요. 서울 강남의 아파트의 7,80퍼센트 수준은 된다는 그 비싼 아파트들이 모두 분양되었다니... 그리고 아침 저녁마다 미니벨로를 타고 바닷가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 모습은 부러더군요. 물론 제가 그런 얘기를 하자, 다른 이들은 바로 그 동네가 부산의 신흥부촌이고 부산의 경제비중을 보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서울촌놈인 저의 무식함을 지적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6월의 해운대는 '부산국제무용제'에다 '모래축제'까지 열려 볼만한게 많았습니다. 이른 물놀이를 하러 나온 사람들도 제법 있어서 활기도 넘쳤고요.

취재는 재미없었지만 그래도 6월의 해운대 풍경은 즐거운 시각적 기억으로 남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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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7 22:55 2010/06/0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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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 한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 집근처 남산야생화공원엔 반가운 녀석이 하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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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겨울뿐만아니라 몇년전부터 이 공원엔 토끼들이 자리잡고 살아왔고 그래서 이 남산 야생화공원을 찾는 꼬마들의 친구가 돼어줬습니다.

그러나 몇달전부터 이 녀석들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공교롭게 남산르네상스사업의 하나로 이 공원이 공사에 들어간 뒤부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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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엔 연말까지 끝낸다고 써있었는데 올봄까지 공원전체가 이렇게 공사판이 돼버렸고 그 이후 토끼들은 사라졌고, 시끄럽게 들리던 야생꿩소리도 잦아들었습니다.

물론 남산을 아름답게 가꾸는 이른바 '남산르네상스'사업을 위한 것이라는 건 압니다. 오세훈 시장님이 역점을 두고 있는 서울디자인사업과도 맥을 같이하는 중요한 일이겠죠. 그렇지만 ...

공사를 보아하니 대개 자연스럽게 조성돼 있던 화단과 풀들을 걷어내고 이렇게 그렇듯하게 연석들을 쌓고 흙길은 시멘트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 공원을 봐 온 사람으로서 맘에 들진 않습니다. 특히나 광화문 광장처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큽니다. 이전 광화문 광장은 아름드리 가로수가 두줄로 늘어서 아늑한 분위기를 줬지만 지금은 마치 놀이공원을 방불케하죠.

특히나 제가 근심되고 더러 화도 나는 건 바로 아래와 같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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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은 더 됐을 아름드리 나무들이 이렇게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지름이 6,70센티미터는 되는 서울시내에선 거의 보기 힘들 정도로 큰 나무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라서 토막내서 쌓아놨습니다.

여름이면 긴 가지를 흔들며 그늘을 선사하던 큰 나무들이고 꼭대기엔 새들의 둥지가 있던 나무들입니다.

혹 외래종 나무여서 새로 소나무 등을 심기위해 잘라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나무가 베어진 곳이 한두 구역이 아니라 광범위하고 잘라낸 나무가 많은 것을 보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설사 그런 목적이라고 해도 이런 수십년이상 된 나무를 옮겨심는게 정석이겠죠.

이렇게 베고 심고... 또 베고 심고 하느라 세금을 수십억씩 쓴다는게 맘에 들지 않습니다. 광화문 광장의 꽃밭도 작년부터 심었다 걷어냈다 심었다 걷어냈다를 하느라 7억을 쓰고 또 새로 심고 있다는데 남산공원도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청계천처럼 몇십년 뒤에도 남을 '큰자국'을 남기고 싶어하는 것이야 이해하지만 서울시, 그리고 오세훈 시장의 남산르네상스와 디자인 서울은 공사를 위한 공사, 전시행정의 길을 착실히 걸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것이라면 차라리 이전의 소박하지만 그래도 정겹던 남산의 공원과 숲이 그리워 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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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5 00:38 2010/04/2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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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검이 돼버린 검사

Diary 2010/04/21 13:18 주인장
  어제 PD수첩의 방송은 예상했지만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적나라한 검사들의 향응, 그리고 그 내용을 취재하는 피디에 대해 고검장이라는 높은 분이 날리는 더욱 적나라하고 저급한 협박.
  사실 스폰서 없는 검사는 능력없는 사람으로 찍히는 그쪽의 풍토라든가 자신들의 비리를 조준한 언론보도에 대해 바로 협박 날리는 행태야 이미 '상식'이 된 것이지만 역시 논리적인 근거와 기사,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들의 뻔뻔한 음성은 감동을 높여줍니다. 여담이지만 피디수첩을 없애고 싶어하는 분들의 욕망은 더욱 커졌을 것같고 그와 비례해 피디수첩을 폐지하는데 대한 대한 부담감도 더 올라갔을 겁니다.

  사실은 저도 벌써 8년전 비슷한 사례를 접했던 적이 있고 이 블로그에도 올린 바 있습니다. 그 글을 끄집어서 한 번 올려봅니다.
  어제 방송과 정말 비슷한 예의 검사와 스폰서간의 일인데 부끄럽게도 그 당시 저는 본격적인 취재를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저 혼자에게 들어온 제보가 아니라 당시 준국가기관에 이미 접수된 진정이었던 점, 그리고 당시 취재데스크도 검사들에 대한 취재라는 점때문에 저어해 저에게 취재지시를 내리지 않았던 점, 그리고 무엇보다 피디처럼 한 아이템을 긴시간을 두고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사건취재하기에 바쁜 사회부기자의 한계가 있었지만. 그러나 어제 방송을 보니 조금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래의 글은 지난 2002년 있었던 한 검사스폰서의 고발과 그것을 취재한 저의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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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검사를 후원하는 모임이 꽤 늘고 있다고 합니다. 검사 월급으론 활동하기 쉽지 않으니 자신들이 도와서 검사들이 사회불의를 뿌리뽑는 걸 돕는다는 거죠. 그러나 모든 모임이 다 이런 거창한 정의의 대의명분으로 움직이는 걸까요?

 지난 3월 부패방지위원회(이하 부방위)는 전 검찰총장과 현 서울 고검의 간부급 검사 이모씨의 비리건을 부방위의 최초 고발사례로 검찰에 고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고, 부방위는 이에 반발해 재정신청을 했지요.

 그리고 한달전 부방위에 검사들의 비리를 진정했던 김모씨 등 고발자들이 검찰수사가 불공정했다며 기자회견을 가졌고 아래는 제가 취재했지만 방송에는 못나갔던 그 사업가들의 고발내용입니다.

 - 이모 검사는 지난 92년부터 친구인 류모씨로부터 갖은 향응과 금품을 받아오다 95년 12월에는 류모씨를 통해 3천만원짜리 카펫을 검찰총장에게 전달했다는 겁니다. 물론 자신의 승진에도움을 받기 위해서 였다는 것이죠.

  또 이 검사는 92년에 지방 지청장으로 부임하면서 부하직원들에게 주기 위한 가죽잠바 40벌을 류씨에게서 받았다는 겁니다.

  부방위에 진정한 김씨 등은 의류상가 사업을 위해 류씨와 동업한 상태였고 사업을 위해서는 검사의 뒤를 봐주어야 한다는 류씨의 말에 수십억원씩을 대주었지만 그 정도가 심해 결국은 고발을 결심하게 됐다는 그런 이야기 였습니다.

  이들의 고발에 대해 검찰은 카펫의 경우 3천만원 짜리가 아니라 사실은 2백만원짜리 중국산 카펫이고 뇌물이 아니라 취임선물로 준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김씨 등 진정인들은 검찰이 제시한 중국산 카펫은 자기들이 산 페르시아 카펫보다 훨씬 커서 한명이 운반할 수 없는데 검찰도 류씨의 운전사 한명이 카펫을 운반했다고 인정했으니 검찰말이 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취임후 넉달이 지난 95년 12월에 선물한 것이 어떻게 취임 선물이 되며 운전사가 총장집에 갔을때 총장부인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당연하게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서 류씨 등이 베푼 향응에는 한강에서 제트스키 태워주는 것까지 있었다는 군요. 류씨가 검사님들이 힘드시니까 강바람도 쐬게 해 드려야 한다고 주장해 천 2백만원짜리 제트스키 3대를 구입해 이검사와 동료검사 두세명까지 함께 태워줬다는 겁니다.

 참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었죠. 물론 이것이 다 사실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부패방지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검찰은 불기소 했고 언론도 검찰을 상대로 하는 보도인지라 검찰쪽의 확인이 없어서 보도할 수가 없었죠.

  아무튼 검사후원회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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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3:18 2010/04/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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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과 관련해선 누구나 할 얘기가 많겠지만 조금 지엽적인 부분에서 뭔가 답답한 점이 있습니다.

며칠전 나경원 의원은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80퍼센트이상인데 민주당은 북한가능성을 차단하고 정부의 음모로만 몰고 가고 있다며 이건 이적행위이고 특히나 지난 정권 10년동안 북한에 퍼준 4억달러가 어뢰로 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나경원,'민주당 천안함 대응은 이적행위'

이에 대해 야당들은 안보장사를 중단하고 섣불리 북한의 소행으로 몰고가지 말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참 한심한 일입니다. 한나라당이 아니라 민주당이 말입니다.

물론 저도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그리 크게 보지 않습니다. - 북한의 도발을 탐지하는 한미합동훈련중에 북한의 도발로 배가 격침당했다는 한미해군 모두에 해당되는 난센스, 쾌속전함을 어뢰로 맞추는 데 있어서의 북한해군의 능력, 요인암살도 아닌 정규함선 공격이 성공했는데 내부선전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북한의 모습 등등

문제는 그게 아니라 북한의 위협과 그에 맞선 한나라당 VS 친북세력 민주당 이라는 구도를 충실히 따라가는 민주당의 한심한 모습입니다.

한나라당이 북한의 위협론을 들고 나온건 뻔합니다. 그래야 한나라당이 안보에 강하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지방선거에서 몰표를 줄 테니까요. 그런데 민주당은 '섣불리 북한이라고 규정하지 말라'고 대응함으로써 한나라당이 자기당에 씌운 '친북세력'낙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널리즘의 용어로 얘기하면 'Framing' 즉 틀짓기에 그대로 갇혀버린채 상대에 놀아나고 있는 겁니다. 한국사회에서 안보로 틀짓기를 할 경우 그 틀을 부수는 건 쉽지 않지만 최소한 뒤집는 노력이라도 해야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나라당이 안보에 강하고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가 약했다는 건 허구도 이만 저만한 허구가 아닙니다. 98년의 연평해전의 우리 해군의 대승, 그리고 2002년 2차해전에서도 우리 참수리고속정이 기습으로 격침됐지만 따지고 보면 인명피해는 북한이 휠씬 컸고 그로 인해 북한의 해군은 병사들까지 남한해군에 대해 공포와 자괴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 모든게 과거 10년 정권 시대에 벌어진 일입니다.

반면 지금 이명박정권에선 바다에서 배가 가라앉고 하늘에서 헬기와 F5비행기가 떨어지고 휴전선에선 병사가 숨지는 일이 단 며칠사이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단편적인 예일 뿐이라고요. 그렇죠.

그러나 전임 이상희 국방장관이 이명박정부의 국방예산이 지난 참여정부때보다도 적다는 취지의 불만을 제기한 뒤 교체된 게 불과 얼마전의 일입니다. 실제로 자주국방을 외치던 참여정부때는 국방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이 8퍼센트를 넘었지만 올해 국방예산은 겨우 3.6퍼센트 증가했을 뿐입니다. 국방력을 후퇴시켜 전투작전권을 미군에서 돌려받는 걸 포기하려는 것이 지금 정부의 전략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예산만 놓고 보면 현정부는 국방을 등한시한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대북정책을 전체적으로 평가해봐도 지난 햇볕정책 시절엔 그 지원을 댓가로 북한을 밀고 당길 수 있는 이른바 '레버리지'가 있었습니다. 또 그 지원의 대가로 북한은 시골 구석까지 남한적십자 마크가 찍힌 쌀부대가 돌아다니게 됐죠. 그런 결과 북한 경제는 남한경제에 종속돼 버렸고 그 결과 대북지원이 끊기자 경제가 무너지고 화폐개혁에까지 몰려버린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반면 지금 정부는 북한에 대해 할 수 잇는 것이라곤 '의연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대통령이 외치는 것 이외엔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공격에 아무소리 못하고 스스로를 안보에 약한 당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정치적 이득을 보려면 이젠 북한 개입설을 진화하려 애쓰지 말고 북한소행이라면 정말 지금 정부의 무능한 국방력이 드러낸 대참사라고 이번 사태를 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로인해 '코리안 리스크'가 발생하고 외국투자자가 다 빠져나가게 생겼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여야 겠죠. 그렇게까지 하는건 실제로 국가경제에 안 좋으니 그렇게 못하겠다고 한다면 이해되지만 지금 민주당은 국가를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런 생각자체를 못해서 저런 대응을 못할 겁니다.

미국의 예를 봐도 공화당이 안보에 강하다는 '허상'이 미국유권자들 사이에서 존재했습니다. 실제로는 부시행정부가 이겼다고 선언한 이라크에서 계속 사상자가 속출했고 911의 원흉 빈라덴조차 잡지 못했는데도 말이죠. 그러나 지난 대선의 선거전에서 당시 오바마 대통령후보는 부시행정부가 엉뚱하게 대량살상무기도 없는 이라크전을 벌이고 실제 빈라덴을 숨겨준 아프간의 탈레반문제엔 소홀히하는 대실패를 저질렀다고 비난하면서 전쟁의 중심을 아프간으로 옮기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안보문제에서 '틀'자체를 바꿔버린 것이죠. 결국 이 전략으로 안보이슈에서도 공화당에 밀리지 않았고 오바마는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당지지율은 10에서 20퍼센트대에 머물고 있고 당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무려 1퍼센트대 안팎인 한국의 야당 민주당으로선 이런 전략을 내는 게 힘든 것인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러다간 정말 우리나라는 일당독재시대에 접어드는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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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7 11:34 2010/04/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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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이동과 파업

Diary 2010/04/14 01:07 주인장
1년간 발붙였던 국제부를 떠나 이번 봄 인사때 경제부로 갔습니다.

그것도 금융팀이어서 각종 은행과 국세청 등을 출입하게 됐습니다. 경제에 대해선 거의 문외한이어서 걱정이 태산이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만큼 얻는 것도 많겠죠.

그러나...

사실 그 각오는 한 열흘전쯤에 한 것이고, 실은 인사발령이 나자마자 바로 파업이 시작돼 경제기사는 아직 한 줄도 써보지 못했습니다. -_-....

이번이 4번째 파업인지 5번째인지 헷갈립니다. 파업집회의 사회를 보는 젊은 아나운서들이 첫파업때는 정말 재미없게 사회를 보더니 이젠 아주 원맨쇼들을 하며 사람들을 웃길정도가 됐습니다. 익숙해진 파업이지만 반대로 가슴은 무뎌지고 이젠 웬만큼 하고 편하게 그냥 갔으면 하는 생각도 큽니다.

  게다가 '왜 우리가 투사도 아닌데 MBC만 혼자 나서서 싸워야 하는지', '왜 우리만 무노동 무임금으로 고생하며 파업해야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이미 예전에 대충 끝내고 편히 살고 있는데 말이죠. 또  광우병파동 때는 거리를 메웠던 시민들도 이젠 무관심하게 파업한 채널대신 타사의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무심히 지내고 있는 상황인데 왜 우리만...

  뭐 이런 생각이 솔직히 큽니다마는 그래도 아직 기존 질서에 그저 순응하기보다는 뭔가 문제시하는 편에 서 있다는 것을 고약한 행운으로 생각해 보려 합니다. 그 생각이 얼마나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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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4 01:07 2010/04/1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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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만화

Reading Culture 2010/03/26 22:00 주인장
어찌보면 좀 노골적이지만 나름 해학이 있는 만화네요.

특히나 마지막은 저로선 그냥 웃을 수 만은 없는 내용입니다. 조금만 민감한 내용이 있어도 보도하기기 쉽지는 않았고 간부들과 잦은 설전이 벌어졌던게 지난 2년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우리를 막다가 이번에 나가신 분들이 '좌빨'이었다니... 바로 그 너무나 보수적이고 체제안정적이었던 '좌빨'들 80퍼센트를 척결하신 분의 이야기를 듣는 건 우리에겐 너무나 초현실적인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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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22:00 2010/03/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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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참 저의 생각과는 너무 상반된 기사를 보고 순간 혼란에 빠졌습니다. 물론 경력이 미천한 제 시각이 모자랄 수 있겠으나 그래도 주변에서도 역시 이상한 기사라는 평이 많더군요.


'이것이 미국민주주의' 

한 편의 정치 드라마였던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이 종착역에 다다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헌신적인 노력과 민주당의 의회 장악, 민주당 지도부의 열성적 지지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야당인 공화당은 건보 개혁안에 반대했지만 입법 과정은 존중했다.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전 국민 건보를 공약으로 내건 이후 건보 개혁은 미 대통령들이 풀어야 할 숙제였다. 오바마는 민주당 우위의 의회 시스템을 활용해 그 숙제를 풀어냈다. 21일 밤(현지시간) 3200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새로 보험 혜택을 주는 건보 개혁법안은 하원에서 찬성 219, 반대 212로 통과됐다. 공화당 의원들이 전원(178명) 반대했고, 민주당 의원 34명도 반대에 가담했다. 그만큼 민주당 내부의 반발도 만만찮았다. 오바마와 민주당 지도부는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일일이 설득해 개혁안 통과를 성사시켰다.

오바마는 법안 통과 직후 열린 특별회견에서 “100년에 걸친 시도와 좌절 속에서도 불신과 두려움에 지지 않고 개혁을 이뤄냈다”면서 “ 미국민의 승리이자 상식의 승리”라고 말했다.

1년여에 걸친 건보 개혁법안 통과에는 오바마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끊임없는 헌신, 비전과 전략, 설득 리더십이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지도부도 건보 개혁에 팔을 걷어붙였다. 민주당 내 반대 의원들을 일대일로 설득하고 위협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법안 통과는 펠로시 의장의 탁월한 지도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는 건보 개혁의 필요성을 전하기 위해 전국에서 9000회가 넘는 국민 참여 토론회를 열었다. 그가 직접 참가한 주민 토론회와 TV·라디오 연설도 100회를 넘었다. 휴일에도 공화당 의원들과 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수시로 찾았다. 백악관 초대에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 탑승 기회까지 제공했다. 인도네시아·호주 순방을 두 차례 연기한 채 막판까지 반대 의원들과 담판을 벌였다. 21일 오후 상황은 종료됐다. “정부의 건보 지원금이 낙태 시술에 사용돼선 안 된다”며 반대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앞서 오바마는 정부 지원금의 낙태 시술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이들에게 제안했다.

전원 반대한 공화당 의원들은 두 시간여에 걸친 찬반 토론에서 법안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도 정해진 입법절차를 막지 않았다. 공화당 지도부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해 이 법을 철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원은 지난해 12월 상원에서 통과된 건보 개혁법안, 그리고 이를 보완한 수정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3일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에서 수정안에 대한 최종 표결이 이뤄지면 입법 작업이 완료된다.

  이전까지 아무리 쟁점이 되는 법안이 있어도 크로스보팅 즉 당론과 반대로 자신의 소신대로 표를 던지는 소수의 의원들이 있었지만 이번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모두 찬성, 공화당은 전원반대였습니다. 물론  민주당에선 투표직전까지 당론과 반대로 건보개혁안에 반대한 의원들도 있긴 했지만요.  
  반면  하원의 토론회장에선 '살인자'라는 욕설이 난무했고, 의회밖에선 티파티라는 보수주의자들이 건보개혁안에 찬성한 의원들에게 '니그로'라고 욕하고 침까지 뱉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뒤엔 의원사무실이 습격당하고 백색가루가 배달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죠. 그런데 성숙한 민주주의라...

  물론 제 생각 과는 반대의 의견을 설파하신 분도 계십니다.
바로 이 기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몽준 `세종시 문제 충분히 해결할수 있어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24일 "세종시 문제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미국 의회의 건강보험 개혁안 통과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 중진협의체에서 세종시 문제를 열심히 논의하고 있는데 어제 관련 법안이 국회로 넘어온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갖고 지혜와 경륜을 모아서 좋은 결론을 냈으면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소통과 토론, 설득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보면서 부러워하고 있을 것만 아니라 우리도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세종시 해법도출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피력했다.

한편 안상수 원내대표는 부산 개인 일정을 이유로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한 측근은 "안 원내대표의 누나가 뇌경색으로 입원해 부산으로 병문안을 간 것"이라면서 "다른 이유는 없고, 내일(25일)부터는 정상적으로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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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로써 맨위 기사의 논리도 이해가 됐습니다. 미국의 건보개혁안 통과를 통해 하고싶은 얘기는 사람들마다 정치세력마다 다 다른 것이죠. 그러나 정대표의 논리는 참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지금 미국 정치는 그 어느때보다도 한국 정치와 흡사한 상황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정치적 급진주의가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사회에서 흔히 급진주의하면 생각나는 쪽과는 반댑니다.
부자에게 더 많은 부를 주고 가난한 이들에게 혜택을 뺏자는 급진적 보수주의입니다. 그 뿌리엔 인종주의자와 원리주의적 기독교세력 등이 결합돼 있죠. 결국 그 급진주의를 맹신하는 이들 혹은 그들의 활동에 고무된 사람들로 인해 지금의 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는 그 어느때보다 우리와 수준이 비슷해졌습니다. 그것이 바로 요즘의 '미국 민주주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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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16:14 2010/03/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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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논쟁을 보며

분류없음 2010/03/15 17:15 주인장
무상급식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뜨겁지만 사실 저로선 전혀 논란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의료보험보다 오히려 보편성이 더 큰 국가적 책무라고 보는데 마침 이준구 교수님의 좋은 글을 읽고 옮겨왔습니다.

명확하게 정부의 지출행위라는 재정학적 측면에서 분석하면서 특유의 꼬장꼬장함도 보이십니다. 예를 들어 '부자에게 도움을 주는 정책이 어떻게 좌파정책이고 그렇게 맘에 안들면 누구나 좌빨로 모냐'고 하시는 부분이나 '멀쩡한 강에 20조씩 퍼부으면서 얼마 안되는 무상급식비가 아깝냐'고 비판하시는 부분은 정말 강렬한 호통 같습니다.

비록 선생님의 강의에 도전했다가 중간고사보다 말고 나와서 수강취소한 엉터리 수강생이었지만 이런 분의 강의를 일부라도 들은 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 그러나 언론정보학전공자에게 미시경제학은 너무 어려웠습니다...



무상급식 논쟁을 보며 - 이준구

초등학교의 전면 무상급식 실시 문제가 다가올 지방선거의 중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전면 무상급식을 추진하려는 경기도 교육감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기도 의회
사이의 갈등을 통해 이미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상태다. 이 문제가 새삼스럽게 지방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게 된 것은 보수와 진보 사이의 정책대결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동안 이 문제에 대해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글을 써서 의견을 발표한 적이 없었
음은 물론, 강의실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뭐라고 말한 적이 없다. 무엇보다 우선 내 생각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말할 처지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와 관련된 논쟁에서 양측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
문에 무 자르듯 어느 편의 논리가 맞는다고 단언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서 문제의 본질을 찬찬히 뜯어보기로 결심
했다. 재정학을 전공하고 있는 내가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침묵을 지킨다는 것은 책임 회피
에 해당하는 일일지 모른다. 재정학은 정부의 경제적 행위에 대한 분석을 주요한 연구대상
으로 삼는 경제학의 한 분야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재정학의 고유 영역에 속하는 것이며,
재정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의당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요즈음 벌어지고 있는 논쟁을 관찰해 보면, 논점 그 자체의 설정이 잘못되어 있다는 느낌
을 받는다. 양측 모두 초등학교생에 대한 무상급식을 사회복지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데, 그것은 잘못된 접근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무상급식이 사회복지와 관련을 갖는 것은 사
실이지만, 사회복지정책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이 문제에 개입
해야 하는 당위성의 주요한 근거는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현대 정부는 다양한 경제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국방
서비스나 경찰서비스 같은 공공재를 생산, 공급하는 일이다. 아무리 작은 정부를 선호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공공재와 관련한 정부 개입의 당위성을 부정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
다. 공공재와 더불어 정부 개입을 정당화하는 또 다른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치재
(merit goods)라는 상품이다.
가치재와 공공재가 가끔 혼동되기도 하나 그 둘은 엄연하게 다른 개념이다. 가치재라는
것은 특정한 상품의 경우 모든 국민이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의 혜택이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정부가 직접 생산, 공급하는 상품을 뜻한다. 의료, 주택, 교육서비스가 그
좋은 예로 공공재의 성격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의무교육은 교육이 가치재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무료급식을 사회복지정책의 일종이라고 보면 부유층에게 무료급식의 혜택을 주는 것은 부
당한 일이다. 정부가 도움을 주어야 할 사람에게만 혜택을 제한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기 때
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가치재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것으로 보는 순
간 결론은 180도 달라진다. 공공재나 가치재의 성격을 갖는 상품의 경우에는 무상 배분이
원칙이다. 따라서 부유층 자제에 대한 무상급식이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
게 된다.
초등학교 교육을 의무화한 것은 그것이 가치재의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그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가 그 밑에 깔려 있다. 급식도 초등교육의 일부라고
할 수 있고, 그렇다면 그것이 가치재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또한
모든 아동이 균형 잡힌 식단의 혜택을 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관점에서 볼 때도 급식은
가치재의 성격을 분명하게 갖고 있다.
부유층의 자제가 초등학교 수업료를 내지 않는 데 대해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는다. 교육
이 가치재의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의무교육이란 제도를 만들었고,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제
공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부유층이든 서민층이든 정
말 공짜로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내는 세금으로 의무교육과 관
련된 비용이 충당되는 것이니만큼 공짜라고 말할 수 없다.
공공재나 가치재의 성격을 갖는 상품의 배분은 거의 모두 이와 같은 기본구도하에서 이루
어진다. 즉 소득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상으로 배분을 받는 대신 세금으로 그
비용을 충당하는 기본원칙이 적용된다는 말이다. 부유층이 급식에 대해 직접적 대가를 지불
하지 않더라도 그만큼 세금을 더 내면 형평성의 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면
무료급식이 형평성의 원칙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런 방안은 생각
해 보지도 않고 무조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정부, 여당 일각에서는 전면 무료급식을 ‘좌파포퓰리즘’으로 몰아가고 있다. 비록 적은 금
액이지만 부유층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좌파로 모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 아닐 수 없
다. 진정한 좌파라면 부유층에게 한층 더 무거운 부담이 돌아가게 만들 방법을 궁리해야 마
땅한 일이 아닐까? 본질적으로 전면 무료급식의 실시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좌우의 이념대
립과는 무관한 문제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모두 ‘좌빨’로 모는 나쁜 버릇이 도져
그런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고 있다.
빈곤층의 자제에게만 무료급식의 혜택을 제한하면 그들이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
는 그냥 넘겨버릴 일이 아니다. 티 없이 맑게 자라야 할 어린 아이들이 인생의 출발점부터
그런 정신적 부담을 안고 자라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부유층의 자제에게도 무상급식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빈곤층의 자제가 그런 정신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에 드는
추가적 비용은 가치 있는 투자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이 사업에 천문학적인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면 경우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상식적
으로 생각해 보면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들 것 같지 않다. 기껏해야 초등학교 학생의 한 끼를
해결해 주는 데 무슨 비용이 그리 많이 들겠는가? 정부가 1년에 몇 백조 원이나 되는 돈을
쓰면서 이보다 더 중요한 일에만 돈을 쓰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일례로 멀쩡히 흐르는 강을
보로 막아 물을 썩게 만들려고 20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붓고 있지 않은가?
전면 무료급식의 실시가 전반적인 정책 우선순위의 틀 안에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
정하지는 않는다. 이것보다 더욱 시급하고 중요한 사업이 있다면 정부의 예산이 그것에 우
선적으로 투입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렇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면 무료급식의 실시가
바람직한지의 여부가 논의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말도 되지 않는다는
둥 좌파포퓰리즘이라는 둥 비판을 위한 비판에만 골몰해서는 바람직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
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무료급식을 사회복지정책의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
니다. 그것이 가치재의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데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를 파악한 다음, 전반적인
정책 우선순위의 틀 안에서 그것의 실시 여부를 냉철하게 고려하는 게 올바른 길이다. 이런올바른 길을 걸어야만 진정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구태여 강조할 필요
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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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5 17:15 2010/03/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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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와 선정주의

Inside newsroom 2010/03/08 23:10 주인장
  이미 얼마전부터 사건사고부서로 바뀐 국제부지만 오늘도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러시아에 간 유학생이 인종주의자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범죄로 중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지난달에도 같은 사건으로 연수생 1명이 숨진 터라 당연히 오늘의 중요뉴스였고 그럴때마다 제작엔 '개근'하는 저로선 당연히 또 하나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방송시작 30분전까지 겨우 다 만들고 나서 다시 리포트를 돌려봤는데 폭력장면이 조금 거슬린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굴강타 장면' 들어내고 모자이크도 하고 그랬는데 그래도 상당히 폭력적이어서 거슬렸다는 댓글도 기사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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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종차별 범죄 기승

play

◀ANC▶

러시아에서는 지난 2년 사이에만 인종주의 범죄로 200명 가까이가 살해당할 만큼 상황은 심각합니다.

습격장면을 자랑삼아 인터넷에 올릴 정도로 그 뻔뻔함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봉기 기자입니다.

◀VCR▶

모자를 쓴 괴한들이 동양인을
마구 때리고 있습니다.


동양인은 제발 그만 때리라고 외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SYN▶ 인종범죄 피해자
"너희를 위해 뭐든지 할게."

러시아의 극우단체가 인터넷에 올린 영상으로 모스크바에만 20여 개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극우단체는 경쟁적으로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SYN▶
"러시아에 영광을."

짧게 머리를 깎고 나치깃발을 흔드는 극우청년.

미국의 한 케이블티비방송이 촬영한 화면에서 이들은 모스크바 시민들을 향해
자랑스럽게 외칩니다.

◀SYN▶ 드미트리 느므얀세/최대극우단체 'NSO' 지도자
"우리는 러시아의 영광을 실현하기위해 교육받았다. 우린 이를 위해 싸우고 죽이도록 배운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인종범죄로 인해 지난 2008년에 110명이 숨졌고, 지난해에도 71명이 숨졌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피해도 잇따라 2005년엔 10대 유학생 2명이 흉기에 찔렸고, 2007년 2월에는
유학생 1명이 집단구타를 당한 뒤 숨졌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15일, 단기연수생 김 모 씨가 폭행을 당해 숨졌습니다.

스킨헤드라고도 불리는 이들 극우주의자들은 이민 온 유색인종이 러시아인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경제위기와 맞물려 세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 의회에서 극우파정당이 의석 수 3위를 차지했습니다.

뒤늦게 러시아정부는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원은 살인혐의로 체포된 극우주의자들 일부에게만 징역형을 내리는 등 인종범죄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평가입니다.

MBC뉴스 전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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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이지만 모스크바 특파원이 여러가지 사정으로 현장그림을 서울로 송출해 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아무런 그림없이 자칫 라디오방송을 할 판이었고 결국 그런 위기감때문에 여러 방송사사이트와 인터넷 동영상사이트를 마구 검색했고 그 결과 오히려 위와 같은 영상을 넘치게 얻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점은 그렇게 '넘치게 얻을'정도로 극우인종주의자들의 활동은 대단했고 그건 현실이었다는 겁니다.

가장 먼저 제가 찾아낸 건 이같은 세계 각국의 분쟁 및 갈등지역을 중심으로 다큐를 양산해온 미국의 'Current TV'의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앨고어가 만든 방송으로 얼마전엔 여기자 2명이 북한 국경지대에서 취재하다 체포돼 유명해진 티비이죠.

그곳에서 찾아낸 러시아 극우단체에 관한 다큐멘터리는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인터넷에 경쟁적으로 습격영상을 올려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고 이민자들에겐 공포를 주는 그들, 더구나 공공장소에서 대규모로 집회를 하고 경찰은 오히려 그들의 시위를 보호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자의 질문에 자랑스럽게 자신들의 대의명분을 얘기하고 심지어 비밀장소에서 벌어지는 자신들의 '군사훈련'까지 참관시켜 줬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거의 구별안 가는 다만 양복만 입었다는 차이만 있는 극우정당이 러시아 의회 '뒤마'의 3위정당이 된 점. 그리고 미국기자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이민자 문제 해결에 안 나서니 청년들이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까지...

또 인터넷에서 찾아낸 또다른 극우단체는 자신들의 인종차별 논리를 랩으로 부른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었고, 그 뮤직비디오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이 단체의 노래에 환호하는 콘서트장면까지 집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 제작자가 시민들을 인터뷰하는데 극우단체의 행동은 지극히 옳다고 버스안의 일반시민들이 천연스레 답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제 리포트는 이 많은 현실을 일부만 넣은 겁니다. 그럼에도 오늘 리포트의 화면때문에 언찮았다는 분이 있다면 변명하긴 부족하갰지만요...

얼마전엔 CNN으로 미국의 KKK단이 버지니아주에서 집회를 갖고 행진하는 그림도 들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 전역에 KKK단의 깃발이 휘날리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노라"는 인터뷰와 함께.
'이시각세계'아이템으로 소화할까 했지만 아침부터 많은 이들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겠다는 생각에 빼긴 했지만 참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거꾸로 가는 세상이 어디 바깥나라만의 일이겠습니까, 사실 다른나라 걱정할 때가 아니지만 요즘은 좀 심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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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23:10 2010/03/0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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