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자연의 위력

Inside newsroom 2011/03/13 23:19 주인장
어제 제가 편집당번이어서 밤새 뉴스특보를 준비하느라 일본지진에 관련된 영상과 뉴스를 열심히 봤습니다. 7년전 동남아 쓰나미를 취재하러 갔었던 태국에서의 기억도 다시금 살아났지만 그때보다 훨씬 쓰나미의 위력이 더 컸던 것 같고 그래서 피해규모도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7년전 저야 이미 쓰나미가 빠지고 난 뒤에 현장을 찾았지만 그래도 몇가지 쓰나미의 위력을 절감했던 기억은 있습니다. 관광지로 유명한 피피섬을 찾았을때 그곳은 완전히 폭격맞은 곳처럼 페허로 변해있었죠. 그런데 얼마 남지 않은 주택의 벽마다 한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었으니 바로 대략 한 2미터 되는 높이로 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바로 쓰나미 물결이 만든 '물선'이었던 겁니다. 심지어 나무나 기둥 등 뭔가 남아 있는 곳엔 모두 이 일정한 높이의 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일 순간에 몇미터 높이로 한번에 휩쓸고 그리고도 한참이나 남아있던 바닷물이다보니 이런 자국을 만든 것이죠. 그런 물결이라면 그 어떤 것도 버틸 수 없다는 건 당연하고 피난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이번엔 그보다 더 높은 물결이 불과 10여분만에 덮쳤으니 대피는 힘들었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엄청난 인명피해를 피할 순 없어보입니다. 몇천명의 죽음이 몇마디 말과 숫자로 표현되는 모습은 참 비현실적인 현실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원전은 제발 잘 넘어갔으면 합니다. 어제도 오전까진 원전에도 이상조짐이 보인다고 하고 주민들 대피가 시작됐다고 해서 일본에 출장전 우리 회사의 후배기자도 막힌 길을 뚫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주민들이 대피하는 모습을 담을 수 있을 정도로만 제한적으로 접근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후 4시쯤 원자로 외벽이 붕괴됐다는 NHK의 속보가 나오고 우리도 그 상황에 대한 일보를 정신없이 처리했죠. 일보처리가 끝나자마자 바로 국제부의 내근기자들은 바로 전화를 붙잡고 원전으로 향한 기자를 불렀고는 다음과 같이 외쳤습니다.

"야 거기서 당장 나와!"

그 후배기자는 원전에서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아직도 멀었잖아 조금은 더가야...'라고 생각하던 참이었으나 이 날벼락에 바로 차를 돌려야 했습니다.

아무쪼록 잘 마무리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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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3 23:19 2011/03/1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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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

분류없음 2011/03/06 23:15 주인장
블로그를 업데이트 한지도 너무 오랜만이군요.

그동안 저도 변화가 많았습니다. 회사 다닌지 10년이 넘었다는 자격으로 얻는 휴가도 다녀왔고 그랬더니 엄청난 인사가 기다리고 있었고요. 그 인사의 기준이었던 1년이상자 이동룰에 따라 부서이동도 있었습니다. 전에 없던 '1년 룰', 사실 보도국보다는 현재 다른 곳에서 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이 룰때문에 이제야 조금 감을 잡아가던 금융권 취재에선 발표를 떼게 됐습니다.

새로운 부서는 아침뉴스 편집부입니다. 방송에서의 편집부라는 건 뉴스를 구성하고 기자들이 만든 각 리포트와 고정코너를 잇고 포장해서 뉴스프로그램으로 만드는 조율자입니다. 어찌보면 간단하고 어찌보면 복잡하고 어찌보면 지엽적이고 어찌보면 중추인 그런 일이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텅비어져만 가던 두뇌창고를 조금 채워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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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6 23:15 2011/03/0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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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과 국세청을 거쳐 이젠 주 무대를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옮긴지 벌써 한달이 넘었습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공동기자실은 작은 브리핑룸 옆에 마치 독서실처럼 생긴 기자들의 칸막이 책상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언뜻 말로 설명하면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상할 수도 있으나 책상마다 각종 종이뭉치와 원고, 종이컵들이 쌓여 있는 그런 적당히 지저분한 공간입니다.

몇주전까진 기자실의 온도도 바로 그 적당한 정도였습니다. 좀 썰렁하지만 조끼하나 정도 걸치면 되는 정도였죠. 그런데...

아시다시피 전력대란이 오면서 여기도 기온을 18도로 낮췄죠. 그런데 기자실의 특성상 하도 들락거리는 사람이 많아 출입문은 거의 열려있다보니 사실은 실제 온도는 그 이하입니다. 처음엔 그냥 추운정도였지만 이젠 발이 시렵고 손바닥을 비벼야 하는 정도입니다. 특히나 하루 2시간씩 난방을 안하는 시간엔 상당히 추위를 느껴야 합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 기자실만은 아니죠.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관공서와 대형건물들이 다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호텔들도 그래서 외국인 투숙객들이 항의하기도 했다는군요.

다른나라보다 싼 전기료와 그 덕분에 늘어난 전기난방의 문제를 많이들 얘기하지만 그에 앞서 중요한 건 전력수요예측일 겁니다. 사실 한전은 작년 여름에도 '지금이 문제가 아니다, 바로 겨울이 문제다'라고 스스로 지적했죠. 더나아가 이미 몇년전부터 전력예비율의 여유가 없어졌다는 경고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왜 해결이 안 될걸까요?

사실 얼마 안 있으면 해결된다고는 합니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1,2호기가 연말과 내년초엔 완공된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원자력발전소가 이례적으로 2개가 한꺼번에 준공되는 것은 결국 건설시기를 놓쳤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미리 건설해서 1기씩 차례로 발전에 들어갔다면 작년과 올해의 전력란은 없었겠죠. 그리고 오랜 시간 걸리는 원자력발전소가 아니더라도 좀더 간단한 화력발전소를 건설했다면 이런 문제는 적었겠죠.

몇년째 큰 홍수가 발생하지 않은 4대강에 수백조 예산을 쓰는 우리 정부가 왜 예견됐고 이미 발생한 전력대란을 막는덴 돈을 쓰지 않았을까요.이런 의문을 공식적으로 제시한다고 정부가 내놓는 해명자료가 그리 명쾌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에서 일단은 제 머리로 여러 생각을 해보지만 정말 이해가 되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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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9 00:14 2011/01/2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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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생각하고 글을 남기기 힘들게 정신없는 요즘 인터넷에서 보기드문 곳을 하나 찾았습니다.

한 건설회사의 홈페이지입니다. 다음과 같은 글이 써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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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어렵지만

국토를 훼손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4대강 죽이기 사업에 벽돌 한 장도

납품할 수 없습니다.

후손에게 아름다운 강산

그대로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 기린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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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홈페이지는 http://www.gl2002.co.kr/ 입니다.

저는 이 회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참 대단하고 무모해보이기까지 한 회사입니다.

얼마뒤 세무조사를 받지는 않을지, 은행에서 돈을 제대로 빌릴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서지만 참 요즘같은 세상에 보기드문 회사임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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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5 21:06 2011/01/1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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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유감 2

분류없음 2010/12/22 00:31 주인장
부동산 전문가로 유명한 전직 기자인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이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 의외로 예리하고 그리고 또 혈기넘치는 글을 남겼습니다.

선대인 부소장의 기고문

저로서는 참 공감이 많이 갑니다. 더구나 남산르네상스에 대한 부분은 더욱더 말입니다.

이 블로그의 아래쪽에도 글이 있지만 남산르네상스의 하나로 이번 겨울 우리 동네의 공원은 그야말로 공사판이 됐습니다. 파헤쳐지고 또 파헤쳐지고 아름드리 나무들은 토막난 '사체'들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흙길은 시멘트로 겹겹이 포장돼버렸고,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이상한 난간과 표지판이 설치됐습니다. 심지어 한복판엔 카페까지 들어왔더군요.

이 이상한 놀이공원식 개발에 수십억원이 들어가고 남산전체론 가늠하기도 힘든 돈이 투입됐습니다. 이정도 돈이 안 아까운 시장님께서 뭐 그리 얘들 한끼 밥 먹이는 돈이 아까워서 신문광고에 3억이나 쓰셨는지 참...

서울대 경제학부의 이준구 교수님 말씀처럼 초등생 급식은 공공적 성격이 강한 가치재입니다. 그 밥값으로 아이들이 돈벌지 않습니다. 10에서 20년 뒤 이 나라의 대들보가 되기위해 공부를 할 뿐이죠. 또 부잣집 아이들이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수업료 안냈다고 아무도 뭐라하지 않듯 밥값 안낸다고 그렇게 아까워 할 사람이 딱 '한사람'빼고 또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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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2 00:31 2010/12/2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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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의 위성사진

Inside newsroom 2010/11/30 19:15 주인장
  민간 위성사진 공급자로 유명한 디지털 글로브사가 연평도의 위성사진 하나를 자사 사이트에 공개했습니다. 지난 25일, 즉 북한의 포공격이 있은 뒤 이틀 뒤에 촬영된 겁니다.

  해상도를 일부러 낮춘 듯 그리 선명하진 않지만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지붕이 부서진 듯한 집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DigitalGlobe


   이들은 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 개머리진지 등도 촬영했고 이 사진은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에게 공개했습니다. 그 전문가들의 평가도 이미 기사화됐죠. '남한지역의 피해가 더 큰 게 사진으로 확실히 보이니 분명 북한이 먼저 공격한 거다'라는 내용이었죠.

관련기사

  그런데 우리측에서도 사진제공 요청을 했더니 북한지역 사진은 6개월 뒤에나 공개하겠다며 거절했습니다. 북한지역이라는 특수성때문에 그렇다는 건데 이해될 듯도 싶지만 사실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이미 이 회사는 작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때는 무수단리의 사진을 웹상에 공개한 바 있고 핵시설이 있는 영변사진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왜 이번은 안 될까요. 더구나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에겐 공개했으면서도...

  아직까지 북한군의 피해정도가 우리 군이나 정보당국을 통해서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것이 사실은 더 이상한 상황입니다. 단적으로 지난번 1998년이나 2002년의 연평해전때는 북한 서해함대사령부에 들어간 구급차 수까지도 군당국은 기자들에게 설명해주었을 정도이고 보면 이번 연평도 사건에서 군은 북한의 피해에 대해선 너무 과묵하기만 합니다.

  어쨌든 미국 위성사진 제공업자까지도 북한의 피해정도를 보여줄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뭔가 납득이 안가지만 저로선 그 이유를 알기 어려우니 그저 주변 사실들을 모아서 생각해 볼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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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19:15 2010/11/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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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회담은 항상 이랬습니다. 타결전까지 항상 의견이 충돌해 난항을 겪다가 입장이 접근하면 그 순간부턴 역시 쉽지 않은 막판조율입니다.

사실 2년넘게 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본 남북회담이 제 회담취재의 대부분이었던 게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남북대화는 항상 양측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합의문을 서로 들고 옵니다. 서로 다른 합의문 두개가 존재하는데 그걸 하나로 합치려고 하니 당연히 서로 부딪치고 합의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서로가 주장하는 바가 회담과정에서 튀어나오게 되고 그걸 양쪽에 대비시키면 바로 기사가 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문법이 다르더군요. 일단 가장 다른 건 '예비'합의문이 하나라는 겁니다. 의장국이 합의문 원안을 만들어 각국에 돌리는 과정이므로 사실 남북회담 같은 선명한 양진영의 충돌은 있을 수 없죠. 결국 난항처럼 보이는 것도 대부분은 합의문의 첨삭정도일 수 있는 겁니다. 특히나 이런 회담은 이미 예정된 것인만큼 조정과정은 이미 회의시작전에 끝났을 가능성도 큽니다.

이번도 그랬습니다. 회의과정에서 과거 G7의 재무장관들끼리 따로 회합을 갖고, 중국 인민은행장은 우리측과의 약속을 깼지만 사실은 이게 합의문 자체를 흔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종의 언론플레이였고 세부조정일 뿐이었죠.

이틀간의 회의에서 첫날까진 저는 이런 외부적인 모습에 큰 주안점을 둬서 '난항'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썼습니다. 일부 외신에서도 그런 기사를 쓰기도 했고요. 물론 환율전쟁의 휴전을 합의하는 공동성명 초안이 블룸버그통신 등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지만 저는 그 초안을 놓고 의견차이가 많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뒀죠. 그러나 실은....

이미 한달전부터 이 원안은 충분히 회람됐고 의견조정도 사실상 거의 끝났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세계경제의 수장들이 모이는 이미 예정된 고급스런 회담인데다 환율과 관련한 충돌열기를 진정시킨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낼 필요에 모두 공감한 상태였던 겁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합의안은 의장국인 우리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의장국의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했다는 건 부정하지 못할 겁니다. 특히 미국 재무장관이 각국에 제시했던 '경상수지 목표제'도 사실은 우리가 만든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런데 합의가 만들어진 과정을 평가하는 것을 마치면 결국 이젠 결과 즉 그 합의가 각국에 미친 영향을 봐야할 텐데... 아무래도 이번 합의에서 가장 덕본 것은 미국입니다. 신흥국이 가장 경계하던 '환율을 시장에 맡기자'는 선언이 합의됐으니까요. 사실 시장은 강자에 의해 지배되는 '자유방임'의 영역이고 결국 다시말하면 신흥국 정부의 외환개입을 자제하게 하는 근거가 됩니다. 미국으로선 최선의 결과를 얻은 것이죠.

반대진영의 최선봉에 있던 중국도 IMF지분확대를 얻어냈으니 그리 손해본 건 없습니다.

반면 IMF이사회 자리를 2개나 양보한 유럽은 손해를 봣죠. 그리고 수출대국이자 외환시장 개입이 필요한 상황인 일본은 양쪽에서 손발이 묶였고요.

결국 따지고 보면 우리의 합의안은 절대강자인 미국의 입맛에 아주 잘 맞는 결과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이게 우연일지. 혹 한미간의 교감은 없었던 것인지, 또  절대강자인 미국의 노선에 맞는 합의안을 들고나왔기 때문에 결국 중재과정에서 큰 난항을 겪지 않고 합의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조금 들여다 볼 필요는 있겠지요. 물론 누구도 쉽게 파악하긴 어려운 내용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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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9 16:57 2010/10/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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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지난 주말 경주출장은 오랜만의 '출장'이었고, 오랜만의 다른세계에 대한 취재였죠.
물론 동시에 블로그에도 오랜만에 들어왔지만.

맨날, 탈세와 금융실명제 위반, 현금계산서 발급거부 같은 형이하학적인 내용만 따라다니다 갑자기 글로벌세계경제를 논하는 자리를 가니 참 적응이 안 되더군요.

경상수지 불균형을 환율과 내수경제 등 다른 변수들을 함께 아울러서 해결하는 해법이나 금융규제개혁의 내용같은 세부사항은 당연히 생경했지만 저로선 더 당황한 건 종전의 회담 취재와는 다른 문법과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겪은 회담이라면 당연히 2년 2개월간 겪은 수십번의 남북회담이었죠. 이번 회의는 회의자체와 메커니즘과 취재방식 그 두가지 문법이 모두 제가 겪은 회담과는 달랐습니다.

기자로서 가장 벽에 부딪친건 취재영역의 다른 문법이었죠. 남북회담은 당연히 우리 국내기자들이 취재주도권을 쥐고 외신을 끼워주는 정도였는데. 이번엔 내신기자들은 첫번째 소회의와 만찬 앞부분만 그것도 단 1팀만 들어가 10분만 찍고 나오는 것만 허락됐습니다. 무엇보다 회의장이며 대부분의 대표단이 묵는 경주 힐튼호텔에 출입자체가 금지됐죠.

이에 비해 외신기자들은 힐튼호텔 접근이 돼 드나드는 대표단들을 상대로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일본, 미국 재무장관들은 자국 기자들에게 따로 인터뷰자리를 마련하기도 했고요. 이에 비해 우리 기자들은 손발이 묶인 셈이었죠. 물론 호스트국가들이 오히려 정보통제를 세게 하는건 관행이긴 하지만 저희로선 상당히 절름발이 취재를 하는 형국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뒤에 또 말하겠지만 회담의 공동선언문 초안은 월가의 언론들을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회담만 우리나라에서 열렸지, 역시 뭔가 이뤄진 건 다른 곳이었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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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11:20 2010/10/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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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Diary 2010/08/26 23:08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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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샌델의 저서로 요즘 우리나라에선 인문사회학 저서 중 최고의 베스트셀러입니다.  행복과 자유, 그리고 미덕 이 세가지의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을 포함해 정의라는게 정말 무엇이고 어떻게 사회에서 이해되고 발전돼 왔는지 풀어갑니다.
  왜 갑자기 이 책이 우리사회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인지 정의라는게 무엇인지 혼란스럽기 때문인지...
  물론 베스트셀러가 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이명박대통령이 여름휴가때 가지고 가서 읽은 책이란 사실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대통령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친서민정책을 펴던 시기라는 것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그리고 굳이 이 책을 들고 갔다는 것을 그때 언론에 알린 이유는 또 뭘까요?

  그런데 그 여름휴가이후 대통령이 단행한 일은 바로 새 총리와 장관인선이었습니다. 지금 청문회에서 각종 쟁점들을 만들어낸 바로 그 사안입니다. 세금과 병역 같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무들, 그리고 박연차 등 정치게이트와의 관련성 이 많은 것에서 후보들은 여지없이 실망을 안겼습니다.
  총리후보자는 여기에 더해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습니다. 공적인 청문회에서의 거짓말은 위증이고 결국 위법입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의회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건 곧 형법으로 다스릴 사안이고 실제 거물정치인들이 바로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청와대는 이 모든 후보들을 '다 안고 가기'로 했습니다. 거짓말이 통용되는 청문회는 도대체 무엇을 듣는 자리일까요? 도대체 왜 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그보다 앞서 드는 생각은 이것입니다.

"대통령은 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을까?"

정의의 밑바탕을 이루는 각종 미덕의 바로 핵심인 '정직'은 한국에선 정의와 관련이 없다는 새로운 학설을 국민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해서였을까? 그게 아니라면 사실은 책은 폼으로 가져간 것이고 전혀 읽지 않은것일까?

진실은 새로운 학설 아니면 폼으로 가져갔다, 둘 중 하나겠지만 뭐 저는 어느쪽이라고 얘기하진 않을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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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6 23:08 2010/08/2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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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그다지 즐거울 것 없던 대학원생 생활의 한가지 낙은 피시방에 모여 저녁내기 스타크래프트 한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멤버들끼리는 가끔 만나고 있고, 그리고 그 가끔 중 아주 가끔은 피시방에서 다시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12년만에 다시 나타난 스타크래프트2는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 3D로 바뀌고 현란한 색채와 음향효과로 중무장해 최신사양의 컴퓨터로도 버겁게 돌려야 하는 그런 고급스런 게임입니다. 물론 게임자체만으로도 많은 변화를 보여주지만 또하나 중요한 점은 한국의 게임산업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스타크로 만들어진 게임방송과 프로게이머로 대표되는 이 신종산업도 이 분야도 자신들이 가져가겠다는 개발사 블리자드의 움직임으로 급격하고 움직이고 있죠.

그러나 아직 저같은 스타2의 초보유저, 그리고 스타1의 오래된 애호인에겐 아직은 배틀넷은 어색하고 일단은 혼자서 즐기는 캠페인을 깨가며 게임에 익숙해지고 있는 시간들입니다. 그런 대부분 사람들에겐 아무래도 캠페인, 즉  각종 미션을 깨며 게임에 익숙해지고 그 과정을 즐기는 1인용 플레이에 집중하게 되는데 요새 게임들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이 스타2도 캠페인은 하나의 '이야기'형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사실 스타1이 인기를 끈 요인은 물론 우리나라에선 배틀넷이라는 다수 게이머들의 경쟁과 놀이의 장을 만든 것 때문이었지만 외국게이머들에겐 테란과 프로토스, 저그 라는 세종족의 생존을 건 투쟁,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가 게임의 뼈대라는 이야기의 매력도 상당했습니다.

이번 스타2도 전작과 이어지는 이야기뼈대를 가지고 그것으로 미션들을 연결해 캠페인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 특히나 30대까지의 남성들이라면 스타크의 줄거리를 모르는 분은 없겠지만 이번 스타2의 이야기뼈대를 잠깐 얘기하자면 전작의 주인공 '레이너'가 폭압적인 지배자인 멩스크를 상대로 싸우며 혁명을 시도하다가 자신의 옛애인이자 멩스크에 의해 괴물종족 '저그'의 여왕이 된 '캐리건'을 다시 인간으로 돌려놓게 된다는 결말로 끝납니다. 물론 앞으로 확장판이라는 이름으로 후속판이 나와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일단 이번 발매된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의 줄거리는 여기까지입니다.

이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 다른 게이머들처럼 26개의 미션을 깨고 끝을 본 저의 느낌은 뭐랄까 12년전 스타1보다는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게 솔직한 평가입니다. 마치 현란한 CG와 특수효과로 눈은 즐겁지만 내러티브는 약해진 요즘의 헐리웃 블럭버스터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해서 왜 그럴까 조금 생각해봤습니다.

짧은 단견이지만 결국 2가지로 생각되더군요. 하나는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내러티브의 극적인 긴장도가 떨어진다는 거고, 둘째는 단선적인 스토리라인이 아니라 미션도중 선택을 통한 가지치기를 가능하게 한 결과 시도자체는 좋았지만 완결한 이야기로서의 몰입도는 떨어졌다는 겁니다.

스타2의 캠페인의 줄거리를 단적으로 요약하면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은 임무의 성공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중심사건인 캐리건의 인간화라는 임무는 26개 임무들 가운데 마지막 바로 직전 내지 그 앞 3,4번째에서야 제시됩니다. 결국 중심사건이 너무 뒤쪽에서야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죠. 고전적인 헐리웃영화나 소설이었다면 아마도 이런식으로 전개됐을 겁니다.

<고전적인 내러티브형태로 봤을 때 적당했을 경우 '스타2'의 이야기구조>

기 : 주인공 레이너와 조연들 - 타이커스, 맷호너 등 - 등장, 레이너와 멩스크, 캐리건의 관계설명.
승: 레이너에게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과제 제시/ 과제수행 즉 캐리건의 인간화를 위해 필요한  유물모으기 수행
전 : 캐리건의 인간화와 유물모으기를 사주한 사람이 멩스크의 아들이라는 반전 등장. 이때문에 중심과제 수행여부를 놓고 레이너와 부하들 갈등.
결 :  갈등해결,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 결국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음.

이와 같은 기승전결 즉 갈등의 고조와 전환을 거쳐 결말로 이어져야 할 겁니다. 그런데 실제 스타2는 중심과제인 '캐리건의 인간화'의 존재는 스토리의 너무 후반에 등장하고 거꾸로 중심과제 수행을 위한 세부과제인 '유물모으기' 미션이 앞부분의 주된 내용입니다. 결국 유물이 왜 필요한 지도 모르면서 유저들은 이 유물모으기미션들을 깨야하니 몰입도가 떨어지는 겁니다.

<실제 스타2의 이야기구조>
기 : 주인공 레이너와 조연들 - 타이커스, 맷호너 등 - 등장, 레이너와 멩스크, 캐리건의 관계설명.
승: 유물모으기 수행 (유물을 팔아 돈을 모으기 위해서라는 당위성만 제시)
전 : 유물모으기를 사주한 사람이 멩스크의 아들이라는 반전 등장. 멩스크의 아들은 유물로 캐리건을 인간으로 만들수 있다고 설명. 캐리건을 인간으로 만드는 과제수행을 놓고  레이너와 부하들 갈등.
결 :  갈등해결,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 결국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음.

중심과제가 소개되고 그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전개되고 그 최고조에서 하나의 반전이 나온뒤에 해결되는 극적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중심과제의 존재가 반전부분에서 함께 나오니 극적인 감동을 느낄 사이가 없는 겁니다. 특히나 게임유저는 레이너와 동일화가 돼야 하는데 앞부분 미션들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물모으기'의 목적이 단지 돈때문이 돼서야 유저들이 주인공 레이너의 심정에 동조하긴 어렵습니다. 중심과제가 앞서 제시돼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기"위해서 유물을 모은다는 설정이었다면 아마도 게임자의 마음가짐은 주인공에 더욱 잘 동화됐을 겁니다.

결국 스토리(인물들 등장해서 갈등해결하는 시간적인 순서)와 플롯(중심사건과 하위사건들의 배열)의 결합이 그다지 유기적이지 못한 것으로 저로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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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는 선택미션들도 시도는 좋았으나 이야기 몰입에 방해가 됩니다. 미션을 깨다보면 다음과 같은 선택의 상황이 몇개 나옵니다. 위의 경우처럼 A라는 인물을 도울 것이냐 또는 B라는 인물을 도울 것이냐는 선택이 있고 또 미션들도 A행성의 미션을 먼저 수행할 것인가 B행성의 미션을 먼저 수행할 것 인가를 선택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이 캐리건 구하기라는 중심과제엔 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단지 하나의 작은 에피소드로 제한돼 버리죠. 또 어느 것을 선택하건 중심줄거리가 달라지지도 않고 이래선 선택의 의미가 너무 적습니다.

물론 시도자체는 신선한 것이지만 한번 선택해서 다깨본 사람 입장에선 '이거나 저거나'로 결론나니 단선적인 줄거리에 변화는 주는 효과는 없다는 것이죠.

내러티브라는 관점에서 스타2를 잠깐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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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6 13:39 2010/08/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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