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베카 영화제가 올해는 VR기술과 영화를 주요한 테마 중 하나로 잡고 VR영화들만 따로 ‘VR Arcade’라고 묶어 상영한다. VR이 요새 삼성 등 전자업체들의 주요한 먹거리로 떠오른다는 것은 들었지만 영화제에서 상영할 정도의 제대로 된 영화들이 있나하는 의문을 가졌을 정도로 나로선 생소한 분야다. 그런 생소함 때문에 뉴욕타임즈VR팀이 나온 트라이베카 영화제의 한 talk행사에 가봤다.

뉴욕타임즈는 구글의 카드보드라는 VR장비(라고 하기엔 그냥 골판지다)를 독자 100만명에게 뿌린 뒤에 난민캠프 등을 소재로 한 VR영상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로서는 디지털 퍼스트를 말로만 외치는게 아니라 이것저것 다해보는 그들의 부지런함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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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자로 나온 뉴욕타임즈 magazine의 수석편집자나 VR팀의 실무자들은 명랑하고 젊은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VR이 독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현장을 보고 이해하는 자유를 주기에 저널리즘의 큰 변화라는 긍정적인 대전제를 깔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전해갔다. VR기술을 처음 접했을때의 흥분, 그 흥분을 다른 편집자들에게도 전해서 VR영상제작의 필요성을 동감하도록 회사를 돌며 VR을 보여줬다는 얘기라든가 편집국의 각 데스크들이 너나없이 자기들의 기사도 VR로 만들어달라고 한다는 이야기 등은 그들의 열띤 분위기를 전해줬다. 그리고 난민캠프를 다룬 VR영상이 난민들의 어려운 삶을 다른 어떤 매체보다 가장 쉽게 독자들에게 이해시키는 등 확실한 전달력을 VR이 보여주고 있으며 다른 영상과 달리 제작자의 의도대로 왜곡될 가능성도 아주 적다는 등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또 실시간 VR로 뉴스 현장을 보여주는 ‘360도 streaming’ 은 가장 발달된 독자와 언론사간의 상호작용이 될 것이고 독자의 능동성이 가장 크게 발휘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등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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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약간은 기술결정론(?)적인 낙관론을 들으며 한편으론 독자에게 무제한적인 자유를 주고 창작자의 의도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게 새로운 저널리즘이라는 설명이 모순적으로 들리기도 했다. 하나의 이야기로 결정해 전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의 이곳저곳을 찍어보면서 독자가 알아서 이야기를 만들어보라는 건 영상뉴스가 아닌 건 둘째치고 비디오 게임에 가까우니 말이다. 난민캠프 VR영상도 사람들이 이미 기사를 읽어 인지는 하고 있던 난민문제를 영상으로 다시 생생하게 보여줘 절감하도록 도와줬다는 보조적 역할로 봐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런 생각으로 VR이 새로운 스토리 형식을 만들고 있다고 봐야하냐는 질문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직은 그런 형식은 없다는 당연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VR카메라 앞에서의 연기자는 하나의 시각이 자신을 관찰하고 360도가 보여진다는 것을 의식해야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라든가 소리도 입체성을 가져야한다는 등의 자잘한 이야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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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중 가운데 한 명은 “뉴욕타임즈는 어떤 영역에서 자리를 잡으려는 것이냐? 언론이냐? 통계회사냐? 여행사냐? 유료 인터넷 영상제작사냐?”하면서 돈 되는 건 다하는 거냐는 비판적 뉘앙스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정작 문어발기업이긴 하다.
  • 삼성이 첼시에 문을 연 ‘Samsung 837’이란 플래그십 스토어가 이 행사의 장소였다. 랜드마크가 되고 있는 애플의 매장들에 비해 형편없이 처진다는 비판을 엄청 받던 삼성이 그 때문인지 꽤나 공들여 만들어놨다. 애플매장의 깔끔함에 한국의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서비스가 더해진 느낌인데 VR체험코너들은 인상적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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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5 23:09 2016/04/1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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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의 봄방학을 맞아 플로리다를 다녀왔습니다. 봄이라곤 하지만 가끔씩 한파가 오는 뉴욕에 있다가 썬샤인 스테이트로 가니 기분이 새로와 지더군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지만 특히나 마지막 케네디 우주센터를 방문해선 기대치 못했던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겐 우주왕복선 발사의 현장으로 케이프 커네버럴(Cape Canerveral)이란 지명으로 더 익숙한 곳입니다. 그런데 센터가 있는 섬으로 들어가는 2차선 도로가 차량의 장사진으로 막혀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라곤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닌데 이유는 우리가 찾은 날 로켓발사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전에 로켓발사 일정을 확인하고 방문일을 정하긴 했지만 발사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직접 담당부서는 아니었지만 나로호 발사때 연기와 발사실패때문에 몇번이나 방송을 다시 준비했던 동료들을 보고 도왔던 기억때문이었죠.

발사를 지켜볼 수 있었던 새턴V센터앞 잔디밭은 구경 나온 사람들이 적당히(?) 몰려있었습니다. 그날 만명이상이 방문했다는데 이곳 사람들로서도 로켓발사를 보는게 그렇게 아주 흔한 일은 아닐 것이고 무엇보다 이날의 로켓은 나름 의미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앨런 머스크가 주도한 스페이스X 로켓, 즉 1단 추진체를 회수할 수 있는 신기술 로켓의 첫 실전 데뷔무대였던 것입니다.

이윽고 발사시간인 4시 43분 카운트다운이 방송으로 흘러나오더니 저의 우려섞인 기대와는 달리 로켓은 정확히 ‘우르릉 꽝꽝‘하는 소리와 함께 솟아올랐습니다. 물론 워낙 넓은 센터인 만큼 해협건너편 발사대와 관중석은 거리가 멀어서 로켓은 작게 보였지만 소리는 그곳까지 크게 진동하며 들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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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발사에 대한 안보뉴스가 넘치고 있지만 우리도 로켓자체에 대한 기술개발을 제대로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뒤늦게 따라 들었습니다. 더구나 한 기업가의 모험정신이 결국 기술적 난관을 돌파해냈다는 사실이 더욱 부럽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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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0 08:58 2016/04/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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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일관계 전망 세미나.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와 일본전문가인 Sheila Smith 박사가 토론자로 나섰는데 주제 덕분인지 한국과 일본의 총영사가 참석하고 빈자리가 없이 꽉 찼다. 하지만 역시 주제가 너무 일반적인 만큼 심도는 없었고 질의응답시간도 부족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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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부분은 허바드 대사도 그렇고 미국청중들은 한일 간의 관계의 의미를 중국과의 파워게임에서 찾고 있었다. 즉 새로운 강국인 중국에 대항하는 미국, 일본, 한국의 공동전선을 세우는데 있어 한일관계가 어떻게 방해가 안 되게 유지될 지하는 지극히 미국적인 관점이었다. 뭐 미국입장에서 너무 당연한 것이긴 하다. 허바드 대사나 미국청중들의 관심은 이쪽인 듯 했다. 그런데 오히려 일본전문가인 Sheila Smith 는 위안부합의에 논의를 집중했고 이 합의가 효과를 보려면 각국 정부가 어떻게 국내적으로 소통을 잘 해야 하는지 과제를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이 고령 인만큼 그들이 생을 마치기 전에 답을 주어야하고 이 문제는 외교나 정치적 문제이전에 인간의 문제로 화해도 인간적인 과정으로 해결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정부는 미디어나 시민사회를 상대로 이 문제에 대한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고 일본도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한국을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비판이 활발한 한국시민사회의 여론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을 곁들였다. 극히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주최 측이나 한국 쪽을 대변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일본전문가가 이렇게 지적하고 나서는 것이 좀 의외긴 했다. 심지어는 이 문제에 대한 질문도 한국청중이 아니라 일본청중이 했다. 물론 “위안부문제로 피해 입은 건 오히려 국가의 자존심에 큰 상처 입은 일본이라며 이 합의에 일본도 만족 못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되겠냐”는 극우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사람의 질문이었다. 스미스 박사의 말대로 비인간적 범죄의 피해자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건 사회와 구성원들의 인간적 의무일 것이다. 민족주의나 외교적 사안이전에 말이다. 방치한다면 사회가 그런 비인간적 일이 또 일어나는 것을 막을 힘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그 사회에도 큰 병폐가 될 수 있다. 물론 그런 범죄가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고 다 같이 잊어버리는 것도 나름 해결책일 수 있다. 가해자인 일본은 그쪽이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하고 ‘이제 더 얘기하지 말자’는 합의를 한 것인데 우리가 일본의 입장을 따라갈 수는 없다. 위로하고 치유하고 그러기 위해 기억하는게 우리의 인간적 과제일 것이다. 사족이지만 내가 사는 포트리 바로 옆 뉴저지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이 있는 팰리세이즈파크 도서관에는 미국 교포들이 세운 소녀상이 있다. 팰팍 도서관을 자주 가면서도 최근에야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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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9 11:39 2016/03/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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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학교의 극장에서 있었던 영화상영과 간담회. 여기 영화과 교수가 만든 영화인 ’99 home’를 상영하고 감독과 역시 여기 경제과 교수인 스티글리츠가 대담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영화는 2008년 금융위기발생이후 닥쳤던 housing crisis를 다뤄고 있는데 금융위기로 집값이 폭락하고 모기지상환이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집들을 차압하고 거주자들이 쫓겨났던 일을 다루고 있다. 사실 난 잘 몰랐던 일인데 2008년부터 4년사이에 4백만가구의 집이 차압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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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압된 집을 거래하는 악덕 부동산업자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 주인공이 먹고살기 위해 그 업자와 함께 일하며 자신도 똑같이 사람들을 쫓아내는 일을 하다가 어떤 계기로 결국 뉘우치게 되는 스토리는 사실 너무 뻔한 것. 그러나 사실을 기반으로 전형적인 사례로 만든 스토리이기에 전달력은 강한 편이었다. 60초만에 끝나는 은행과 주민들간의 차압소송, 무자비한(한국보다는 비교안되게 신사적이지만) 퇴거, 경제위기로 자신들은 구제금융을 받았으면서도 주민들에게 시간을 안주고 집을 뺏는 은행과 부동산업자들의 부도덕 등. 우리도 가계부채 등 비슷한 경제위기의 뇌관을 갖고 있지만 미국처럼 부도덕한 은행과 그를 뒷받침하는 정부 vs 주민들 같은 선명한 대립 구도는 아마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무절제하게 빚진 개인, 운 나쁘게 직업 잃은 사람들’의 개별적이고 개인적인 고난들로 개인들의 이야기가 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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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감독은 1%가 99퍼센트의 부를 가져가는 현상을 비판한 스티글리츠의 저서에서 영감을 얻어서 이 영화의 제목도 지었다고는 하는데 정작 대담 시간이 짧아서 스티글리츠의 논평은 많이 듣지 못했다. 그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나름 진지하게 비판적 질문을 던져보던 학생청중들이었는데 역시 스스로를 ‘revolution club’회원이라 소개하던 학생들이었다. ‘나는 지금 시국을 이러저러하게 생각한다’며 월가와 정부의 음모를 장황하게 말하려다가 정작 질문은 시간이 없어 하지 못하는 모습은 참 언젠가 많이 보던 모습 같았고, 행사가 끝나고서 그 회원들이 맑시스트의 강연에 오라는 찌라시를 나눠주는 것도 뭔가 익숙한 낯설음이었다. 물론 이 한 줌도 안되는 동호회 회원들이 대표성이 있을리 없지만 적어도 이들이 쉽게 대립전선을 긋고 규정할 ‘기존의 낡은 체제’가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샌더스 열풍의 한 반증아닌가 쉽다. 반면 우리는 분명 미국 이상으로 문제가 많지만 하나로 규정해 대립해 싸울 ‘낡은 체제’를 규정짓기는 쉽지 않다. 그런 근본적 모순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안 보이게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선 아마도 많은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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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06:14 2016/02/1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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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전 클래식 음악 기사를 쓴 적이 있지만 사실 음악, 특히나 클래식과는 그리 친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장에 3만원 좀 넘는 마티네 프로모션 표를 살 기회가 있길래 또한번 링컨센터에 갔습니다. 이번엔 얘도 데려갔는데 현악4중주 부분에선 내 어깨에 기대 숙면을 취하더군요....ㅎㅎ 그래도 오케스트라의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연주는 난리치지 않고 잘 들어줘 다행이었습니다. 내게 인상적이었던 건 오케스트라 연주전 지휘자 길버트의 인사와 곡소개였습니다. 마이크를 손에 쥐고 웃으며 관객들 앞에 서서는 새해 인사를 했는데 평범한 인사를 하다 마지막에 "올해 2016년엔 해피뉴이어 하시고 특히 'right president'도 고르시기 바란다"고 끝을 맺었습니다. 관객들의 폭소가 터지는 상황은 당연히 특정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 에 대한 의식때문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곡과 작곡가에 대한 유머러스한 해설을 이어갔습니다. "알콜로부터 자유로왔던 유일한 7년간의 시절"에 쓴 곡이라든지 "마지막 악장은 우울한 것이 특징인데 뛰어난 연주로 그 우울함을 여러분에게 전하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는 등의 애드립을 자유롭게 구사했습니다.(물론 내가 못 알아들은 유머가 훨씬 더 많았지만..) 뉴욕도 이제 추워져 박물관이나 공연장이 붐비는 시즌인데 나는 그래도 센트럴파크 구경이 맘이 가볍네요. 교양은 다 어디 갔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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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1 00:11 2016/01/1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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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자의 독재

Diary 2015/12/18 13:20 주인장
“Tyranny of the weak” 그래도 연수 온 곳의 지도교수님 책 한 권 정도는 읽어줘야 하지 않겠냐 하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던 찰스 암스트롱 교수의 ‘Tyranny of the weak’를 몇 달 만에 겨우 읽었다. 읽은 기간이 길다보니 책 중심주제를 잊어버리곤 했지만 요약하자면 힘의 논리만이 작용하는 국제정치에서 실제로 보면 의외로 경제, 군사력으로 정말 약한 약소국이 강자들 사이에서 의외로 제 목소리를 내고 심지어 강자들을 조정하기까지 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고 바로 이 시각으로 북한의 국제정치를 들여다 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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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런 약자의 전제정치를 행할 수 있었던 요인은 미국과 소련, 중국 사이의 대립이라는 국제정세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리더십구축이라는 내부요인이 결합하지만 그래도 알기 쉽게 한가지만 들자면 중국과 소련이란 두 강대국을 갖고 논 외교술이다. 그 옛날 80년대 국정교과서에서 ‘등거리외교’란 단 한마디로 퉁치고 넘어간 그것인데...사실 그리 간단하고 무미건조한 말로 넘어가기엔 북한의 외교술은 지금도 그렇지만 참 영리하고 주도면밀하고 극히 생산적이기도 했다. 중소가 사이가 좋던 시절에는 “중국도 기꺼이 도와준다고 했으니 소련형님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하는 식으로 서로를 경쟁시켜 지원을 따낸다. 이것이 1차원적인 따내기 전술이라면 더 고차원적으로는 정보를 감춰서 더 좋은 선택을 얻어내는 고차원적 전술도 쓴다. 그래서 중국과 비밀리에 상호방위협정을 맺은 뒤에 불과 한 달 뒤에 모스크바를 가서는 중국과의 협정 사실을 숨긴 채 “소련형님과만 맺는 겁니다”라는 식의 수사로 소련과도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한다. 그런가 하면 김일성의 독재에 방해가 되던 북한내의 친중, 친소파들을 제거하면서도 김일성은 중국을 찾아가서는 “일전에 내가 맘에 안 든다고 나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려고 하셨다면서요? 소련형님이 얘기해주던데요.”하면서 협박해서 많은 지원을 뜯어내고 소련에 찾아가서는 다시 반대얘기로 또 뜯어낸 것이다. 중국과 소련이 서로 대립한 60년대 이후에는 북한을 서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두 강국을 경쟁시켜가며 본격적으로 각종 지원을 뜯어낸다. 이렇게 다른 나라의 지원을 마구 받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모순되게도 자립을 강조하고 주체라는 이데올로기까지 만들어 자신의 종속성을 감추고 오히려 제3세계에는 ‘탈식민지 경제성장국가’로 자신들을 포장하기까지 한다. 물론 우리가 실제 역사를 통해 알듯이 대가없이 누리던 북한의 ‘약자의 전제정치’는 결국 뒤늦게 청구서를 받게 된다. 자립을 강조하며 국가 주도로 하던 계획경제는 삐걱대다 결국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외부지원도 못 받자 파탄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또 특이하게도 이 실패의 대가를 정권이 치른 게 아니라 일반시민들만이 궁핍한 삶으로 치렀고, 세습국가 북한의 리더십은 유지되고 말았다. 이 책은 이런 북한의 ‘약자의 전제정치’ 과정을 국제정치적 시각으로 보여주되 결국 내부적으로는 실패하고만 북한의 경제건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습독재체제 완성에 성공한 모순적인 이유를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책의 논리들로 보면 중국과 소련 어느 한편에 완전히 속할 수 없었기에 자기들만의 이념이 필요했고, 또 경제적으로는 외부지원에 의존하는 현실을 감출 필요도 있었기에 자립을 강조하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었고 그를 통해 내부적으로 지도자의 리더십은 계속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수보고서 쓰는 데는 별 도움은 안 될 내용이었고 오히려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 껴 있는 형국인 우리나라의 외교관들이 읽어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도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경쟁을 이용해 얻어낼 것이 많을 것이고 특히 빈약했던 북한보다는 우리는 그런 외교적 지렛대로 이용할 자원도 풍부하다. 하지만 뭐 요새 KFX문제라든지 일본 방위성에게 망신당한 일이라든지 이런 것을 보면 'Tyranny of the weak'는 고사하고 약한자의 약체정치가 계속 이어질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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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8 13:20 2015/12/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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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Computation+Journalism’ 컨퍼런스에서 또 하나 제 흥미를 끌었던 주제들은 컴퓨터프로그래밍을 통해 만들어진 각종 tool들이었습니다. 당연히 기자들이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데 도움을 주는 툴도 있었지만 독자들이 기사나 인터넷의 정보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 툴들까지 상당히 다채로웠습니다. 몇 가지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과학이나 의학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기자가 선택한 전문용어를 자동으로 쉬운 용어로 바꿔주는 프로그램 - 기사에 나오는 수치에 대해서 다른 사실과 비교하는 조건문 등을 넣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예를 들어 미국에 있는 총기가 3억정이라는 기사문이 있다면 그 중간에 “이 3억정은 미국인 1명당 1정당 돌아가는 양”이라고 부연설명을 넣어주는 식) - 기사문이나 기사 속 그래프에서 사용한 데이터를 원래 소스와 연결시킨 뒤 데이터의 범위를 바꿔서 살펴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예를 들어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배출량에 대한 그래프가 기사에 나왔다면 그 그래프가 인용한 자료를 연결시켜 연도나 나라를 바꿔서 배출량을 다시 살펴볼 수 있게 하는 방식) 이외에도 더 많지만 이런 툴들은 보도의 충실성, 독자의 복지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시도들로 보였습니다. 물론 아직은 대부분 일부 데이터 안에서만 작동하는 데모프로그램 수준이었지만 실용화되면 반향이 클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 가운데서 특히 제 눈길을 잡은 것은 fact-checking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듀크대, 텍사스 알링턴대, 스탠포드대, 구글리서치의 인력들이 협업으로 내놓은 프로그램은 ‘ClaimBuster’라는 이름의 자동 팩트체킹 도구입니다. (물론 아직 일부 시연동작만 하는 미완성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팩트체크는 요사이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만 다른 나라에서는 몇 년 전부터 유행이 됐습니다. 이번 발표에도 참여한 듀크대(Duke Reporte’ Lab)에 따르면 현재 64개의 팩트체크 사이트가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나 정치인의 말과 발표, 통계의 진위를 검증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이 다시 주목되고 있는 셈인데 물론 대부분의 사이트는 언론이 아니라 시민단체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이런 감시기능이 새삼 유행을 타게 된 이유는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 이 감시활동의 결과물이 대중들에게 전달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런 인터넷의 전파력이 역설적이게도 팩트체킹 자체에도 위기를 가져다주고 있다는게 이 연합연구팀의 도구개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치인 등의 말과 발표가 언론매체 뿐 아니라 인터넷, SNS를 통해 복제되고 전파되며 이 과정에서 편견을 가진 사용자들에 의해 변이되기도 합니다. 이러다보니 팩트체킹을 해야할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반면 팩트체킹 인력은 한정돼 있고 시간도 부족하다보니 점점 허위정보를 가려내는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합연구팀은 컴퓨터기술에 의한 자동 팩트체킹이 해결책이라며 팩트체킹툴을 제시합니다. 물론 완성된 것은 아니고 자동화된 펙트체킹 프로그램이라는 아직 먼 목표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첫 과제를 해결한 중간단계의 툴입니다. 이들이 제시한 툴인 ‘Claimbuster’는 한마디로 메시지 가운데서 무엇이 팩트체킹을 해야 할 화자의 주장(claim)인지 가려내서 뽑아주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주장과 메시지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가릴 주장들만 가려내는 것도 방대한 작업이고 상당히 자동화과정이 필요합니다. Claimbuster 제작팀은 수십 년 간의 미국 대선후보 토론회 내용을 소재로 팩트체킹할 주장을 가려내는 과정을 시범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우선 첫 단계로 토론회에서 나온 대화문 가운데 5개 낱말이하의 지나치게 짧은 문장은 제외시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 중요한 사실이 담긴 문장과 중요도 낮은 사실을 담은 문장( 예를 들어 “나는 어제 텍사스를 방문했다” 등 분명 fact지만 검증할 필요가 없는 것들), 그리고 사실이 아닌 의견문들을 분류해 냅니다. 이 분류가 핵심인데 이를 우선 문장에 포함된 감정적 요소, 명사와 수치포함 여부 등이 분석되고 이 분석결과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적 과정을 통해 분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이 학술대회에서는 IT기술을 이용한 저널리즘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데이터 저널리즘사례도 나왔습니다. 2년 연속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유명해진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퍼블리카의 올가 피어스 기자는 ‘Surgeon Scorecard’라는 기획보도 겸 데이터베이스를 소개했습니다. 기사 겸 데이터베이스라는 것이 이해가 안 될 수 있지만 이 기획물은 정말 외과병원의 의료사고를 둘러싼 일련의 기획기사들과 함께 외과병원들의 의료분쟁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결과물로 내놓고 있었습니다. 프로퍼블리카는 이를 위해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입원실을 갖춘 외과병동이 있는 병원들의 청구기록을 입수해 분쟁사례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습니다. 긴박하게 이뤄지거나 위험성이 높아 실력 좋은 의사도 사고를 내기 쉬운 수술을 제외하고 대신 비교적 위험성이 덜한 무릎수술 등을 대상으로 사고기록을 집계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병원과 의사들의 랭킹을 매긴 겁니다. 프로퍼블리카는 또 자신들이 입수한 기록에만 의지하고 않고 독자들도 참여해서 자신들의 치료나 의사체험 사례를 정보로 제공하게끔 했습니다. 독자도 기사생산에 참여하는 일종의 ‘Crowdsourcing’을 한 셈입니다. 이렇게 해서 만든 데이터베이스에는 무려 만6천 명이 넘는 외과의사들의 랭킹이 올라갔습니다. 독자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 주변의 의사를 검색해서 조회해볼 수도 있는데 이 데이터베이스는 앞으로 식당 등의 평가사이트로 유명한 Yelp에도 제공해서 식당 뿐 아니라 병원 평가도 일반화시킬 예정이라고 합니다. 확장성이 대단한 기획물입니다. 이렇게 이 행사를 통해 IT기술과 저널리즘이 결합하는 움직임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행사를 통해 봐서는 IT쪽과 저널리즘이 동등하게 결합했다기 보다는 IT전문가들이 저널리즘영역에 진출하고 더 나가 주도권을 잡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프로그래머나 컴퓨터공학자들이었고 발표영역도 다양했던 반면 기자들은 데이터 저널리즘 쪽에 치우쳐있었습니다. 더구나 강연에도 나선 뉴욕타임스의 데이터 사이언스팀장의 사례처럼 대형 언론사들이 데이터 사이언스팀을 꾸려서 독자들이 선호하는 기사의 소재와 형식을 알아내려는 애쓰고 있는 것도 같은 흐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컴퓨터프로그래밍이라는 기술경제사회의 공용어를 아는 IT공학자들이 이제 저널리즘에서도 주도권을 잡아가는 반면 저를 포함한 기자들은 발전하는 IT에 대해 이해도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기자들이 충분한 IT지식을 갖추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언론사 내부적으로는 엔지니어와 기자들이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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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0 04:31 2015/10/20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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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대학교의 저널리즘스쿨은 뉴욕에 위치한 특성 때문에 언론사, 현업기자들과의 교류도 활발하지만 산업적 측면에서도 성과가 많은 연구소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굳이 언론‘산업’이라고 표현한 데서 짐작할 수도 있지만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의 연구소들은 정통적 의미의 저널리즘과는 다른 영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타우센터(The Tow Center for Digital Journalism)입니다. 기술의 힘으로 저널리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각종 IT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보도기법을 찾고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술로 만들 수 있는 매체나 언론 산업의 변화를 예측하는 곳입니다. 이 타우센터와 비슷하게 IT기술과 저널리즘의 양자 간의 관계를 다루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IT기술의 흐름을 끌어들인 곳이 있는데 이곳은 브라운 인스터튜트(Brown Institute for Media Innovation)입니다. 2012년에 만들어진 브라운 인스터튜트는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과 스탠퍼드대 공과대학의 협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즉 IT 전공자들과 저널리즘 전공자들이 머리를 맞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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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업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Computation + Journalism 2015’ 행사가 지난 10월 2일과 3일 이틀간 열렸습니다. 필자의 연수전공과는 거리가 있는데다 무엇보다 컴퓨터프로그래밍 언어와 통계학이 종횡무진으로 등장하는 바람에 이해의 폭은 크지 못했습니다. 물론 영어실력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제한점이었지만 이번 행사의 경우는 언어적 장벽보다 사전지식의 장벽이 크더군요. 그래도 행사의 내용을 일부나마 소개함으로써 IT기술이 어느 정도로 저널리즘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는지 일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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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에서 발표된 논문이나 토의는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눠졌는데 이건 그대로 현재 저널리즘과 IT기술의 결합의 방향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SNS 즉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일반화로 나타난 새로운 뉴스공급, 댓글문화와 같이 IT기술이 새로 만들거나 변화시킨 커뮤니케이션의 흐름과 영향을 다룬 연구들입니다. 두 번째는 IT기술을 이용해 취재하거나 시각화시킨 컨텐츠, 혹은 그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연구들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이 주로 이 영역에 속합니다. 세 번째는 기자가 기사를 쓰거나 혹은 독자들이 기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디지털 tool의 개발사례입니다. 이틀간의 행사에서 발표된 논문이나 사례연구만 해도 거의 20개에 달하는 만큼 이 모두를 대략적으로 소개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를 대표사례로 들어볼까 합니다. (보다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http://cj2015.brown.columbia.edu/ 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우선 페이스북의 한 부서인 데이터 사이언스팀이 발표한 뉴스피드의 영향력에 대한 논문을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사의 서비스인 뉴스피드의 영향력을 자기들 스스로가 분석한 것인데 이런 연구를 하게 된 배경은 뉴스피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즉 SNS가 뉴스까지 제공하고 이를 통한 뉴스수용 비중이 커지면서 독자들이 공급자의 시각에 치우치고 다양성을 읽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Chamber Effect’를 우려하는 비판에 대한 스스로의 분석인 셈입니다. 이 연구는 6개월간 무려 천백만 명의 뉴스수용양식을 분석했습니다. 이만한 빅데이타를 가진 곳은 아마도 페이스북이 유일할 것이고 앞으로도 수많은 데이터 과학작업이 가능할겁니다 아무튼 이 논문은 우선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다양한 정보나 의견을 접하는데 있어서의 장애요소는 다음의 세가지라고 말합니다. 첫째는 페이스북 친구들입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일치되는 사람들만 친구로 갖고 있다면 그들을 통해서 얻는 정보나 뉴스도 하나의 방향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당연한 설명입니다. 두 번째가 바로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집중되는 부분으로 뉴스를 골라내고 많이 읽은 기사를 순서매기는 알고리즘이나 패턴에서 오류나 편견이 자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이용자들 스스로의 편견으로 이용자들이 뉴스피드의 기사들 가운데 일부만 골라내 보는 제한된 노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세가지 장애요소의 영향력을 측정한 것이 바로 논문의 핵심입니다. 빅데이타 분석을 통해 나온 결론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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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자들이 가진 친구들 가운데 자신과 이념이 반대되는 친구들의 비중은 23퍼센트에 달한다. - 이용자의 친구들이 공유하는 경성뉴스 가운데서 29.5퍼센트는 사용자와 이념적으로는 반대되는 뉴스들이다. - 이용자들이 뉴스피드에서 보는 경성뉴스의 28.5퍼센트는 이용자와 이념적으로 반대되는 뉴스들이다. - 이용자들이 실제 클릭하는 뉴스피드 기사의 24.9퍼센트는 이용자와 이념적으로 반대되는 뉴스들이다. 결국은 사람들이 일정비율로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친구들을 갖고 있고 그와 비슷한 비율로 이념적으로 다른 뉴스를 보고 또 그 정도 이념 비중으로 실제 뉴스피드의 기사를 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뉴스피드로 인한 이념성향 강화효과는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는 결론입니다. 페이스북의 데이터사이언스 팀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또다른 연구를 내놨는데 이건 개념적으로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메시지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변이를 일종의 유전자의 변이에 비교해서 관찰한 연구입니다. 밈(meme), 즉 유전자와 유사하게 복제를 통해 후대로 이어지는 문화의 구성단위를 페이스북의 메시지에 적용시켰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메시지가 무수히 많은 공유단계를 거칠 때 특히 메시지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이하는지를 살펴본 겁니다. 선정된 메시지중 하나를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누구도 건강보험료를 낼 돈이 없다고 해서 병들어 죽어서는 안 되며, 어느 누구도 아프다는 이유로 파산해서는 안 된다. 만약 당신이 이 말에 동의한다면 오늘안에 이 말을 당신의 페이스북 상태화면에 올려라”(“No one should die because they cannot afford health care, and no one should go broke because they get sick. If you agree, post this as your status for the rest of the day”. )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이 이슈가 된 상황에서 유행한 메시지공유과정을 살펴본 것인데 몇 개월간의 공유과정에서 이 단순한 메시지도 여러 변이과정을 겪습니다. 대부분은 언어나 문화적 기존 관념에서 비롯된 변이라 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글을 올리라는 ‘post’가 복사해 붙여라(copy and paste)로 바뀐다거나 하루 안에( the rest of the day)가 24시간 안에(the next 24 hours)로 바뀌는 식입니다. 그러나 일부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념적 성향이 낳은 변이가 나타납니다. “오바마케어에 낸 돈이 없다고 죽어서는 안 된다”라든가 “정부가 세금을 낭비한다고 해서 개인이 파산해서는 안 된다”라는 식의 변이는 보수적 성향의 독자들에게서만 나타나는게 관찰됐다는 겁니다. 반면 진보적 성향의 사용자들은 원래 글의 내용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건강보험에 설명을 더 붙이거나 아니면 아예 대중문화텍스트를 가져와서 패러디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변이가 어느 정도 시간에 걸쳐 나타나고 어떤 문화적 요인이나 정치성향이 어떤 meme을 변이시키는지에 대해서 파악된다면 유전자 연구가 생명체의 성장을 예측하듯 사회 이념, 여론의 변화과정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페이스북의 연구는 분석대상이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방대한 데이터라는 점, 또 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코딩과 알고리즘이 동원된다는 점에서 컴퓨터과학과 저널리즘의 만남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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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6 12:27 2015/10/0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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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동안 다닐 컬럼비아대의 캠퍼스는 생각이상으로 아름다왔습니다. 사실 아이비리그에 속한 학교라는 명성, 그리고 맨하탄에 있는 사립대라는 이미지, 그러나 할렘 한복판에 있다는 여러가지 성격이 겹쳐서 어떤 학교일지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겉모습만 볼따름이지만 적어도 그 겉모습은 캠퍼스의 건물들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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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의 원래 중앙도서관이었고 지금은 법학도서관은 로우 라이브러리입니다. 지혜의 여신인 아테네상이 그 앞에 자리하고 있고 계단광장이 있습니다. 이 아테네상 아래부분에 진짜 작게 올빼미상이 있는데 이것을 제일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 수석졸업한다는 전설이 있다는군요.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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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 라이브러리가 컬럼비다애 캠퍼스의 북쪽 중심이라면 남쪽은 중앙도서관인 버틀러 도서관이 중심입니다. 이렇게 중앙광장의 남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컬럼비아 캠퍼스는 모닝사이드라는 언덕지대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래서 남쪽 버틀러 도서관은 낮고 북쪽 캠퍼스들보다는 낮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불균형이 잘 안 느껴지게 자연스럽게 계단광장으로 연결되고 있지요. 이런 캠퍼스의 대강의 모습은 사실 20세기 중반에 완성됐는데 낙후된 맨하탄 북부개발의 하나로 기대를 모았다는군요. 하지만 가난한 할렘과 월 5만달러 이상을 내는 학생들이 다니는 아이비리그 학교는 그닥 조화롭지는 않은 듯 합니다. 그래도 이전에는 그야말로 학교캠퍼스와 주변이 담과 건물로 단절돼 있었는데 렌조피아노라는 유명 건축가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상당히 개방적인 캠퍼스로 구성이 바뀌었다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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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역시 뭐니뭐니 해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서관의 리딩룸이었습니다. 일단 3층 높이 천장을 가진 리딩룸은 규모로 압도적이었고 중세풍의 책장들은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물론 달리 보면 엄청난 공간 낭비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학도서관을 저렇게 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층을 나눠서 더 많은 책상을 확보하는게 낫겠죠.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짧은 체류기간이나마 지식을 얻어가고 싶지만 역시 언어의 장벽이 그 꿈을 제한하고 있네요. 영어의 벽을 깨는 건 이제 이 나이에 불가능할 것이고 청강하는 수업의 내용 반만 알아들을 수 있으면 원이 없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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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7 06:42 2015/09/2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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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입니다. 대부분 대중교통보다는 자기소유 차를 이용해야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자동차 구입과 운전면허증 따기는 미국 정착의 중요한 관문 중 하나입니다. 이중 저는 운전면허증 따기, 더 자세히는 뉴저지에서의 운전면허증을 딴 저희 가족의 예를 보여드릴까 합니다. 체계적인 설명들은 인터넷에도 많이 있지만 실제 와보면 조금씩 상황이 달라집니다. 저희 가족의 예도 단지 하나의 예가 되겠지만 그래도 역시 ‘다른 그리고 힘든 경험’의 한 예가 될 것입니다.

일단 뉴저지주는 한국면허를 그대로 인정해주거나 바로 미국면허로 바꿔주지 않습니다. 한국면허와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져올 경우에 한해 필기시험만 보고 미국면허로 바꿔줍니다. 뉴욕주처럼 실기까지 보게하 는 곳보다는 낫지만 관문이 하나 있는 것이죠. 근데 실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건 필기시험 자체보다는 필기시험을 보기 위해 준비해야할 서류들과 Motor Vehicle Commission 즉 자동차국에서의 줄서기입니다. 뉴저지주에서는 운전면허를 따든 자동차를 등록하건 간에 신청자는 우선 ‘6point-ID verification program’에 따른 서류를 준비해야합니다. 쉽게 말해 신청자의 신원을 증명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해야하는 것인데 그 서류점수가 6점입니다. 이 6점은 또 4가지 종류의 서류들로 구성됩니다.

1) 최소한 한가지의 primary document
2) 최소한 한가지의 secondary document
3) 사회보장번호 또는 사회보장번호를 받지 못할 경우 Denial Letter
4) 주소증명서류

이에 대한 설명글은 많지만 여기서 간단히 말하면 우선 primary document로 외국인들은 여권과 비자, DS2019와 I94를 한 세트로 내게 되는데 이것이 4점을 충족시킵니다. 그러고 나서 나머지 2점은 두 번째인 secondary document에서 채우게 됩니다. 보통은 현지은행에서 발행해주는 account statement나 ATM카드로 채우곤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준비 서류인 사회보장번호는 J1비자를 가진 연수자 본인은 사회보장국 사무소에서 발행한 사회보장카드를 제시하고 사회보장번호를 받을 수 없는 J2비자를 가진 연수자 가족들은 역시 사회보장국 사무소에서 내주는 denial letter(사회보장번호를 받을 자격이 안 돼 거절하지만 신분은 확실하다는 의미의 서류)를 제시해야 합니다. 단 사회보장카드의 경우는 이 자체가 1점짜리 Secondary document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소증명서류는 거주지 주소가 나온 은행의 statement나 전기, 가스회사의 고지서 중 하나를 내면 됩니다. 저희 가족의 경우는 저는 여권, 비자, DS2019 등 세트/ 사회보장카드, 은행 발행 statement 로 6점을 채웠습니다. 또 아내의 경우는 여권 등 세트 / A은행 statement, B은행 ATM카드로 채웠습니다. 은행 Statement는 1점짜리 서류인 동시에 주소지 증명 서류 역할도 합니다. 물론 따로 주소증명용 서류를 더 챙겨도 무난합니다. 여기까지는 원론이라 할 수 있고 저희의 실제 사례를 이제 풀어보겠습니다. 저희는 사회보장번호 카드가 일찍 나와서 입국 둘째 주에 자동차국을 방문했습니다. 8시에 문 연다 해서 7시반에 도착했지만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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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긴 줄입니다. 건물을 반쯤 감싼 긴 줄이 이미 있었습니다. 이렇게 밖에서 길면 1시간 줄서게 된다고 하는데 저희는 일찍 와서 30분 정도 줄 선 뒤 안에 들어갔습니다. 안에 들어가도 역시 줄을 또 서야 하는데 줄 서서 2번에 걸쳐 6점 서류를 체크받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저나 아내 다 잘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관문이 문제였습니다.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비자, DS2019등의 서류를 다시 전산상으로 확인하는 절차 즉 SAVE 인증을 거쳐야합니다. SAVE는 The Systematic Alien Verification for Entitlements의 약자로 미국의 각종 정부기관이 민원을 신청한 외국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전산망입니다. 문제는 저는 확인이 완료됐는데 아내의 경우에는 DS2019에 있는 번호가 SAVE상의 번호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로선 황당한 말이었습니다. 학교에서 DS2019를 잘못 발행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그렇게 번호가 틀렸다면 분명 입국에서부터 문제가 생겼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자동차국 공무원은 이민국에 가든지 해서 DS2019를 다시 만들고 확인하라며 인터넷으로 조회할 SAVE 인증번호를 대강 적어주고는 더 이상의 질문을 거부한다며 밀어냈습니다. 결국 그래서 아내는 시험을 볼 수 없었고 저만 시력검사와 필기시험을 거쳐 운전면허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경우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큰 걱정을 낳았습니다. 사실 이 SAVE 확인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많습니다. 입국이후 이민국의 전산확인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 특히 J2비자로 온 가족들의 경우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차원이 다른 것이죠. 자동차국 공무원 말대로 이민국까지 가야한다면 정말 문제인 것이 이민국은 인터뷰 약속 잡는 것만 거의 한 달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걱정에 사로잡힌 저희는 바로 다음날 DS2019를 발행한 제 연수기관 컬럼비아대학교의 국제학생사무소를 방문했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사무소 직원도 황당해 하더군요. 이름이 복잡해 잘못 입력되거나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서류번호가 틀리는 경우는 없었다며 조회를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서류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직원의 설명으로는 학교의 전산망은 SAVE와 연결돼 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자동차국의 전산조회가 잘못된 것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워싱턴의 미국 국토안보부 직원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토안보부!?’ 사실 이 말에 저나 아내는 당황했습니다. 그럴 것이 도대체 우리의 서류에 무슨 문제가 있길래 미국의 대테러기관인 국토안보부까지 등장해야하는지 걱정스러웠으니까요. 하지만 과정을 알고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학교가 연수자를 초청하는 서류인 DS2019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국토안보부에 연수자에 관련된 정보를 보내 확인을 받습니다. 결국 DS2019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해 줄 곳도 국토안보부인 겁니다. 결국 학교직원이 국토안보부의 직원에게 메일을 보냈고 국토안보부 직원은 다시 뉴저지 자동차국에 제 아내의 서류에 문제가 없다고 연락을 띄웠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는데 5일이 걸렸고 학교직원은 저희에게 다시 자동차국으로 가도 좋다며 그러나 혹시 또 안 되면 자동차국의 매니저를 만나라고 했습니다. 자동차국 공무원의 고압적 자세를 생각하면 매니저를 만나는 건 주저되는 일, 한국적 이야기로 바꾸면 한마디로 민원인이 “책임자 나오라고 해!”라고 외치는 거니까요. 그래서 가슴 졸이며 두 번째로 자동차국을 찾았습니다. 첫 번째 방문이후 1주일 만이었습니다. 기나긴 줄을 다시 서서 ID체크를 끝내고 다시 전산조회. 저와 아내는 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매니저를 만나고 싶다는 말을 해야 하나를 고민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엔 전산조회에서 통과됐습니다. 미국, 특히 뉴저지에서의 운전면허증 따기, 시험 자체보다는 시험장까지 들어가기가 힘듭니다. 6점 서류를 만들기 위한 귀찮으면서도 시간 걸리는 작업들, 그리고 SAVE 인증의 지연, 심지어는 저희 가족처럼 SAVE 기록의 불일치 문제까지... 저희 가족과 같은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지만 일단 DS2019의 문제는 발행기관인 학교, 그중에서도 연수자나 유학생을 돕는 게 일인 국제학생 사무실을 찾는 것이 방법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처음에 왜 자동차국직원이 우리 기록이 틀리다고 퇴짜를 놓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첫 입국시 공항의 입국심사대직원이 입력을 잘못한 것인지, 자동차국 공무원이 기록을 잘 못 본 것인지, 아니면 SAVE 전산망의 문제였는지... 아무튼 악명 높은 미국 자동차국과 관련된 또 하나의 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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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8 08:04 2015/09/0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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