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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외침 'MB, 쥐새끼'

Diary 2009/05/23 23:00 주인장

  덕수궁 대한문에 시민들이 설치한 노 전대통령 분향소가 경찰들에 의해 봉쇄된 소식을 오늘 7시부터 특집으로 편성된 MBC뉴스에서도 전했습니다. 시민들은 모여들고 경찰은 막무가내로 막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어 당연히 중계차가 현장에 나가 생방송을 했죠.

 8시 20분쯤 이 덕수궁 현장 리포트가 생방송으로 시작되고 기자와 현장을 잡은 샷이 끝나갈 무렵 기자 근처에 있던 시민이 외친 것으로 보이는 고함소리 하나가 방송에 잡혔습니다. 바로...

"이명박 쥐새끼!"  

아마도 방송을 아는 시민이었던 것같습니다. 현장 생방송을 하는 기자들의 핸드마이크는 비교적 지향성이긴 하지만 스튜디오 마이크 처럼 완벽하게 다른 소리를 차단하진 못합니다. 방송중에 바로 옆에서 누가 소리치면 방송자체를 끊지 못하는 한 소리가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보고 있던 저는 한참 웃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제가 생방송할 땐 그런 일은 없으면 합니다. 심장 약한 저로선 만약 내가 그런 일을 당했으면 당황해서 낭독하던 원고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아마 더듬거렸을 겁니다. 오늘 방송한 후배기자 송양환기자는 정말 뻔뻔하더군요. 하나도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원고를 잘 읽었습니다. 평상시에 보기에도 좀 건방지고 담대해 보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계차의 재미는 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쥐새끼' 고함이 나간 8시대 방송이후 저는 9시대엔 또 어떤 시민이 뭐라고 외칠지 궁금해 계속 주시했고 9시 20분쯤 다시 덕수궁중계차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마이크를 줜 송양환 기자의 뒤를 전경들이 철통같이 에워쌌더군요.
  바로 아래기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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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분향소 설치 경찰-시민 충돌
● 앵커: 현재 서울 덕수궁에
마련된 임시분향소도 연결해
보겠습니다.

송양환 기자, 어떻습니까?
●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이곳 서울
덕수궁 앞에는 밤이 깊었지만
아직까지도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분향소 주변을
여전히 차벽으로 가로막고
분향소로 가는 시민들의
행렬을 차단하고 있어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이곳에는 시민과 경찰이 서로
대치한 채 몸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이 추모렬에 참여해 불법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곳
덕수궁 앞뿐만 아니라 서울광장, 청계광장 등을 92개 중대 8000여 명을 동원해
원천봉쇄했습니다.

또 지하철 시청역 출구도 일부 봉쇄해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분향소를 찾으려는 순수한 추모행렬마저 가로막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계속해서 항의하고 있지만 경찰은 불법시위자와 단순 추모자의 구별이 불가능해 모두
차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추모행렬은 점차 불어나고 있어 시민들과 경찰의 대치가 밤 늦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긴장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서울 덕수궁 앞에서MBC뉴스 송양환입니다.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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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쇄하고 막고 또 막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목소리와 행동을 저렇게 하나하나 막으면서 열심히 국가기능을 불철주야 유지하고 있는 경찰들과 그들에 의지해서 열심히 국정운영을 하고 있는 분의 노고에 존경을 보냅니다. 그러나 아쉬운 건 그럴수록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격'때문에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우리의 정치체제와 일상민주주의의 수준이 이 정도일까요?

*****
  오늘 돌아가신 분께는 정말 애도를 표시합니다. 비록 그분에 대한 저의 감정은 복잡하고 미움만 남았던 건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그 분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가 적어도 3년 반 정도는 겪어야 할 다른 고통에 대해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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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3 23:00 2009/05/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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