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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과 폭스뉴스

Reading Culture 2009/08/24 22:29 주인장

2주전 CNN 아시아본부의 'News Source' 고객서비스 담당자가 국제부를 찾아왔습니다.
키가 무척이나 큰 중국계 여성이었는데 유창한 영어로 - 당연하죠, 미국인인데...- 자신들이 해 줄 수 있는 각종 서비스를 상세히 설명하고 앞으론 뉴스소스를 인터넷으로도 전송하게 됐다며 이용법을 아주 친절히 설명해줬습니다.

뉴스소스는 쉽게 말해 자막없는 CNN뉴스 아이템들입니다. 영상만 들어오기 때문에 그 화면을 다시 가공해 뉴스로 만들수 있고 당연히 이용료를 내고 있는 방송사들에게 전송해주고 있습니다. 고객에 대한 판매회사의 애프터서비스 방문이었던 셈인데요. 그러나 이런 친절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조금은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최근 경기침체속에서 가맹사들의 감소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외에도 CNN은 최근 시청자나 영향력이 전성기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바로 폭스뉴스(Foxnews)의 급성장때문입니다. 폭스뉴스가 얼마전 AC닐슨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시청률에 따르면 지난 4-6월의 2.4분기 프라임 타임대 시청률이 폭스 뉴스는 248만4천여명, MSNBC는 94만6천명 그리고 CNN은 93만9천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CNN은 이에 발끈해서 같은 기간의 누적 시청자수는 자신들이 1위라고 반박했지만 이미 시청률 1위는 폭스뉴스로 넘어갔다는건 정설인 듯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폭스뉴스는 보수성향의 방송이고 그에 비하면 MSNBC나 CNN은 진보적 - 상대적으로요...- 입니다. 이런 성향과 상관없이 폭스뉴스가 뉴스를 더 잘 만들어서 많이 보게 된 거고, 다른 방송은 잘 못 만들어서 그런 거면 상관없는데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뉴스의 시청률 변화는 그런 뉴스완성도보다는 다른 이유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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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foxed'라는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어졌고 이 내용은 MBC에서도 소개했지만 - 관련기사 
폭스뉴스는 보수적이면서 보수적이기만 한게 아니라 뉴스문법도 바꿨습니다.  다른 뉴스들이 애매하고 중립적인 멘트와 사실위주의 보도를 하는데 비해 뉴스 진행자 오라일리부터 시작해 뉴스자체가 상당히 직설적이고 '확실'합니다. 오라일리는 "미군의 이라크침공을 지지하지 않을 거면 입을 닥치라'라고 일갈할 정도죠.
 
  그에 비하면 CNN이나 MSNBC는 정통 저널리즘에 충실하며 리버럴합니다. CNN의 종군취재전문기자인 크리스티 아만포는 이라크와 아프간의 전장을 누비며 '미국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하는 아랍 젊은이들을 인터뷰하고 이들을 이렇게 만든 건 이들의 고향을 전장으로 만들고 무고한 민간인들까지 무인공격기로 학살한 미국의 자업자득이라는 걸 가감없이 전달합니다.
  심지어 얼마전엔 아프리카 특파원이 다국적기업에 맞서다 죽음을 당한 나이지리아의 유명한 시민운동가 켄 사로위와의 삶을 집중조명한 리포트를 반복해서 내보내더군요. 만약 MBC가 그랬다면 공정방송 어쩌고 하는 단체와 군복입은 분들이 몰려와 '좌빨방송' 물러가라고 했겠지만 그분들은 절대 CNN에 대해선 그런 항의를 하진 않을 겁니다.

  CNN의 캐치프레이즈는 'Impact your world'입니다. 뉴스를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자는 거죠. 그리고 이 캐치프레이즈를 보여주는 광고를 매일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건 단순히 자신들이 프로퍼갠더가 돼서 일방적으로 주장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은 변화의 재료를 던져줄테니 그걸 시청자가 맘껏 이용해서 세계를 진보시키라는 겁니다. 그래서 캐치프레이즈 광고에서도 중요이슈들에 대한 각종 데이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놨으니 그걸 보고 '세계를 이해하고 변화 좀 시켜봐라'라고 광고합니다. 이 광고는 한번 보실 필요가 있는데 광고말미에 다양한 국적을 가진 CNN 자사 기자들이 나와 자국어로 이 캐치프레이즈를 외칩니다. 그래서 중간에 한국계 기자도 나와서 어눌한 발음으로 "세계를 변화시키자"라고 외치는 우리말을 CNN에서 매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정신은 창립자 테드터너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이에 비하면 폭스의 창립자 루퍼트 머독은 자본의 이해에 충실하고 언제나 자신이 진출한 나라의 보수정당의 이념에 항상 맞춰서 사업을 해온 기업가입니다. 그래서 1996년에 출범한 폭스뉴스는 그 시작때부터 공화당의 이념에 충실했고 부시행정부출범이후론 항상 부시의 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했습니다.

  우리 방통위의 최시중위원장께서도 미디어법 통과를 위해 애쓰던 바쁜 와중에 미국을 방문해 루퍼트 머독을 만나 여러가지로 조언을 구하고 오셨습니다. 방송진출에 대해 우리 대기업이 열기를 안 보이자 그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외 미디어재벌의 진출까지 염두에 둔 행보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뭐 어쨌든 두 분의 회동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한쌍의 만남이란 생각이 듭니다.

  어두운 현실을 고발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골치아픈 뉴스를 외면하고, 단순하고 보수적인 뉴스를 좋아하는 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문직, 고학력, 도시근로자, 이민계층에선 휠씬 우세한 CNN이  저학력층, 저소득층, 백인, 노인층, 보수적 고소득층에서 압도적인 폭스뉴스에 밀리는 현실은 너무나도 정확히 우리에겐 이미 오래전에 반복돼온 현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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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4 22:29 2009/08/2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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