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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의 심리적 거리

Inside newsroom 2008/12/27 00:42 주인장
  보통 1분 30초에 불과한 뉴스 한 꼭지와는 비교도 안되게 무려 15분이상 되는 시사매거진 2580의 꼭지를 만들려면 당연한 말이지만 역시 아이템 선정이 중요합니다. 분명한 메시지가 있으면서도 얘기가 단순하지 않고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새로운 내용과 무엇보다 영상이 좋아야 하죠. 결국 15분을 끌어갈 완성도를 주면서 동시에 시청률도 어느정도 유지시킬 긴장과 재미가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주 제가 한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에 관한 방송은 그다지 선호받지는 못하는 아이템입니다. 메시지는 분명하되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그다지 그림도 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실은 2달전부터 우리가 돌려받은 미군기지들의 환경오염정도가 심각하고 정화비용이 예상의 몇배로 늘었다는 문서를 입수했으면서도 방송제작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좀 소프트한 소재의 아이템을 했던 저로서는 이젠 좀 뭔가 무거운 얘기도 하고 싶었고, 그리고 요새 시청률 끌만한 소재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 팀의 분위기에도 뭔가 반감을 느껴서 스스로도 피했던 이 '무덤'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해서 약 2주간의 촬영기간내내 군산과 원주, 서울의 용산을 돌며 '삽질'을 해대고 정말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관료들, 미군당국자들과 신경전을 벌이면서 방송을 만들었습니다.

'돌려받는 기름땅'

  군산의 미공군기지 인근마을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암환자들 비율을 찾아내는 등 현장에서 찾아낸 사실들이 뒷받침되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덴 성공했습니다. 덕택에 과연 제대로 방송을 만들어 줄 것인가를 반신반의하던 환경단체들로부터 몇년만에 보는 정통 환경고발이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결국 예상한데로 시청률은 제가 이제껏 만든 아이템 중 거의 최악이더군요. 사실 미군이 환경오염 저지르고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들이 다들 인식하고 있는 내용인데다 바로 내 집옆이 미군기지가 아닐진데 그 환경오염이 얼마나 해롭겠냐는 그런 거리감이 한 몫했을 거라 봅니다. 물론 서울 한복판에서 지금도 지하에 깊이 3미터 짜리 기름띠가 흐를 정도로 바로 우리 옆의 문제지만 오염때문에 지금 바로 죽고 다치진 않으니까요.

  그러나 그 오염은 서서히 우리를 갉아먹을 것이고 그 위험을 알았을땐 이미 되돌리기도 어렵지요. (바로 정확히 그런 문제가 우리의 공영방송에 있어서도 일어나고 있지만...)

  시청률 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는 주제를 골라서 이 정도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저 스스로의 자화자찬을 좀 해 봤습니다. 아마도 다음번엔 메시지 보다 재미를 담은 아이템을 찾아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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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7 00:42 2008/12/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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