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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1 주인장 1차 시카고 출장(2002 9월)

그전 홈피의 날린 자료 복구 겸 출장의 기억들을 살려 기록을 남겨두려고 합니다.

요새 기아의 최희섭이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거포타자의 본래 모습을 되찾고 있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뒤론 국내야구에 목표의식을 잃었던지 아니면 메이저리그 투수들 못지않은 우리 투수들의 실력에 적응 못해서였던지 실망스러운 성적이었죠.

지난 2002년 당시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첫 한국인타자로 한창 이름을 올리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당시 저도 스포츠취재부에 온지 몇달 안 돼 첫 해외출장으로 바로 이 최희섭을 취재하러 갔습니다. Windy City라는 시카고의 멋진 풍광과 메이저리그 구장의 아우라에 흠뻣 젖었지만  첫 해외출장이다 보니 실수도 많았던 때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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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호 주위로 늘어선 마천루들의 시카고의 첫인상이었습니다. 뉴욕을 라이벌 도시로 생각한다는 시카고인들의 자존심 만큼이나 높게 솟은 건물들은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높은 것들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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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상으론 잘 안 보이지만 외야담장에 담쟁이 덩쿨이 가득한 시카고의 명물이자 시카고 커브스의 홈구장인 'Wrigley Filed'입니다. 무려 1914년에 개장한 건물인데 안에 들어서면 관중석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야구장을 둘러싼 상점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종의 Arcade구조인데 각종 야구 기념품 상점과 무엇보다 핫도그를 포함한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죠. 그리고 관중석으로 들어서면 이 같이 큰 규모의 구장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워낙 오래됐다보니 정말 낡은 구장이기도 합니다. 1년뒤 다시 출장 갔을 땐 야간경기중에 조명시설이 꺼지기 까지 하더군요.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전통과 질서가 깃든 곳이죠. 그물망조차 없이 바로 선수들 옆에서 시작되는 관중석의 구조, 선수들의 호흡이 바로 전달돼 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선수들의 열기와 관중들의 함성 그리고 자부심 강한 스탭들의 노력이 어우러져 묘한 흥분상태를 제게 던져줬죠.
  한가지 더 인상적이었던 건 그곳의 기자실과 기자들의 문화였죠. 사실 저는 선진국에선 기자실이래 봤자 기자들이 서로에게 신경쓰지 않고 개인플레이 할 것이고, 구단직원들도 기자들에게 별로 신경안쓰는 선진문화(?)를 가지고 있겠지하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곳 기자실은 우리 기자실 저리가라 할 정도로 규율이 엄격하더군요. 시카고 트리뷴지의 고참 기자가 기자회장이었던데 기자회장의 권한은 개별기자의 출입을 바로 정지시킬 정도로 대단했고 - 실제 KBS 특파원께서 상당히 결례를 저지르다 출입정지를 당했습니다 - ,기자들이 앉는 자리가 지정돼 있고 취재시엔 각종 규칙과 제약조건이 상당했습니다. 반면 기자실 좌석에 앉은 기자들이 그 자리에서 손만 까닥하면 구단의 여직원들이 달려와 어떤 걸 드실래요하고는 바로 음료수를 갖다주는 걸 보고 저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죠. 한국기자실에선 그랬다간 인터넷신문에 기사날 일이니까요.
  그리고 1달러만 내면 - 상징적으로 받는 돈이었죠 - 선수들과 동일하게 부페식으로 먹을 수 있었던 식당의 음식도 참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두텀한 스테이크를 집어와 썰어먹고 있는데 식당종업원이 오더니 '너희 동양에서 왔지, 미리 말하지 그랬냐'하면서 초밥도시락을 하나씩 주고 가더군요. 도저히 배터질 것 같아서 먹지 못하고 들고 숙소에 와서 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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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입니다. 최희섭과 김선우입니다.
최희섭이야 흔치않은 동양인 거포로 주목받던 때 였고, 당시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있던 김선우는 좀 힘겹게 주전경쟁을 하던 때였습니다. 그 때 몬트리올의 감독이자 왕년의 전설적인 타자 프랭크 로빈슨을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는 로빈슨 감독에게 나름 비싼 자개보석함을 선물하면서 조금은 비굴하게 '김선우가 경기 나오는 것 좀 볼 수 있나, 볼 수 있으면 우린 참 좋은데...'하면서 질문을 했죠. 그러자 로빈슨 감독은 터털 웃더니 다음 경기엔 내보겠다고 하곤 약속을 지켰습니다. 김선우로서나 저로서나 기분 좋은 일이었죠. 하지만 그 이후 로빈슨 감독은 어떤 이유에선지 김선우를 눈밖에 내치게 됐고 김선우는 고난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경기전 선수들을 취재한 경험도 색달랐죠. 역시 우리와는 차이가 좀 많았습니다. 경기 시작전 구장에서 몸풀때 자유롭게 취재하는 것이야 우리랑 비슷했지만 차이가 나는 건 클럽하우스 즉 선수들의 생활공간에서의 취재였죠. 일단 우리 야구장은 클럽하우스라고 부를만한 공간이 없다시피 합니다. 그리고 취재는 거의 불가능하죠. 선수들도 싫어하고요.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선 경기시작전 1시간 정도까진 클럽하우스 취재가 자유롭고 오히려 선수들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인터뷰를 거부해선 안됩니다. 프로선수의 의무이죠.
  각 구장의 클럽하우스는 위의 사진 처럼 선수들의 사물함이 모인 곳이 주공간인데 이곳은 사물함외에도 식사나 심지어 카드놀이를 할 수 있는 큰 탁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엔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할 수 있는 룸과 샤워실이 있죠. 참으로 특이하고 역시 문화적으로 다른 건 샤워를 마친 선수들이 제대로 수건도 안 걸치고 돌아다니고 그걸 보면서 여기자들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점이었죠. (미드 섹스앤더시티에도 그런 에피소드가 하나있었죠. 양키즈구장에 주인공과 친구들이 놀러갔다가 잘못해서 클럽하우스에 들어가 바로 그런 '좋은'장면을 보고 정신 못차리는 씬이었죠.)
   그런데 당시 시카고 커브스 클럽하우스엔 왕이 있었으니 바로 새미소사였습니다. 제가 갔을 때 클럽하우스 가운데 탁자에 시디플레이어가 하나 있었고 레게음악이 크게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기자들이 인터뷰하기도 힘들정도로 볼륨이 컸는데 아무도 줄이지 않더군요. 이유는 단 하나 새미소사가 틀어놨기 때문입니다. 새미가 하는 건 누구도 막지 못한다는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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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 보이는 건 텍사스레인저스의 홈구장인 알링턴볼파크와 레인저스 클럽하우스입니다.
비싼 돈 주고 간 출장답게 시카고 취재를 마치고는 바로 텍사스로 가서 박찬호의 선발등판 경기를 취재했습니다. 알링턴볼파크는 조지부시가 구단주이던 시절 대대적인 투자로 지어진 곳 답게 현대적인 구장이었습니다. 심지어 외야석 가운데에 분수대가 있고 거기서 야구보던 아이들이 뛰어들어 놀 수 있을 정도였죠.
   클럽 하우스도 보시다시피 현대적이고, 기자석도 쾌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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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재라고 뉴스제작이 국내와 다를 건 없습니다. 경기 장면 찍고 경기가 끝난뒤 선수와 감독 인터뷰하고 때로 필요하면 관중석의 열기나 반응도 취재하고 스탠드업(기자가 현장에 있는 모습으로 멘트를 하는 것)을 하는 거죠. 그리곤 1분 20초짜리 기사를 쓰고 인터뷰한 것 중에서 필요한 말을 한 10초 정도씩 골라냅니다. 물론 마지막 편집작업은 하지 않고 영상과 인터뷰내용만 서울로 송출하는 겁니다. 해외출장에선 가장 중요한게 바로 이 송출입니다. 요사이는 영상자체가 디지털로 촬영되고 인터넷망이 발달하다보니 파일로 변환시켜 인터넷으로 업로드하지만 이때까진 위성송출시설을 갖춘 방송국에 찾아가 촬영테입을 걸고 송출해야 했습니다. 해외의 송출국에서 위성으로 전파를 쏘면 그 방송위성이 다시 한국의 KT위성기지국에 쏘고 다시 KT기지국에서 서울의 MBC본사로 마이크로 웨이브로 송출하는 방식이었죠. 중요한 건 미리 방송위성을 관리하는 송출사와 위성송출이 가능한 방송국을 찾아 컨텍하고 예약을 해두는 일이었습니다. 그러고도 또 우리의 카메라와 방송국의 위성송출시설이 호환이 안 되는 일도 발생할 수 있기에 미리 점검도 해야 하고 일이 많았죠.

  그러나 어쨌든 고생스러웠어도 모든게 새로와서 즐거웠던 첫 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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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1 00:17 2009/05/1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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