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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5 주인장 의료보험개혁과 여론의 조작

  국제뉴스의 상당부분은 세계를 경영하는 미국에 대한 것이고 그래서 국제부기자도 미국사회의 주류시각과 현실에 대한 뉴스를 좋든 싫든 관심있게 봐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미국사회는 솔직히 걱정스러운 구석이 많습니다.

  지금 워싱턴 등 대도시에선 이른바 건강보험개혁 반대 'tea party'라는 시위가 한창입니다. 옛날 보스톤에서 영국이 차에 과도한 세금을 매긴데 항의해서 미국인들의 독립전쟁이 시작된 사건인 보스톤 티파티에서 따온 거죠. 건보개혁을 위한 세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겁니다. 그런가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연설때 'You lie'라고 외쳤던 조 윌슨 의원은 처음엔 비난을 받았지만 이내 극우보수층의 지지를 받으며 기세가 등등한 상황입니다.
  물론 개인적 견해지만 저로선 국민의 5천만명 가까이가 의료보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혁해보겠다는 대통령이 왜 이렇게 반대를 받아야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아니 사실은 바로 부정해서 그렇지만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 5천만명의 가운데 대부분이 흑인 등 유색인종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많고 -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 그러다보니 이 문제는 엉뚱하게 인종문제로 이어졌죠. 그래서 백인 보수층이 흑인을 살찌우는 오바마 반대로 돌아섰고요.  (이런 인종문제는 우리의 지역감정에 대비시키면 이상하게도 잘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당장 세금이 많아질 것이란 공포도 큰 이유죠. 거기에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은 건보개혁이 이뤄지면 백인 노인들은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각 지역의 의보위원회에 의해 결정받게 되는데 노인들의 혜택은 다 끊길 것이라고 선동하고 있죠. 이른바 '죽음의 위원회'라는 선동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폭스뉴스 등 보수매체의 선동입니다. 뭐 폭스는 스스로 시청자층이 MSNBC나 CNN을 합친 것보다 많다며 자신들이 '리버럴'한 매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지식인들은 폭스뉴스가 리버럴이면 미국 주류사회의 이념은 도대체 뭐냐 '공산주의'냐라고 비아냥거리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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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인용한 그림들은 CNN의 시사토크쇼에서 따온 것입니다. 물론 그래서 CNN의 시각도 반영돼 있지만 사실부분만 따왔습니다.


반대가 90퍼센트가 넘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그 설문의 질문은 대개 이런 식입니다.

"당신은 건강보험 개혁을 위해서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을 찬성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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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질문을 보시면 알겠지만 아예 전제가 되는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얘기는 없고 밑도 끝도 없이 "Do we need a tax hike?" 즉 "세금 인상이 필요하냐"는 질문입니다. 밑도 끝도 없이 세금인상해야 겠냐고 물으면 모두 세금인상 싫다고 하겠죠. 좋다는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결과는 아래 같은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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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스는 8퍼센트, 반대는 92퍼센트입니다. 사실 이건 세금인상 반대에 응답이 92퍼센트라는 건데 폭스뉴스의 앵커 오라일리는 "건보개혁에 대한 반대가 92퍼센트"라고 말합니다. 세상에나!
 
  그런데 사실상 같은 질문에 대해 다른 답도 나옵니다. 이번엔 MSNBC의 설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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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가 작아서 안보이지만 "건강보험개혁을 위해 (소득)상위 1.2퍼센트의 미국인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것이 정당하냐"라는 설문인데 94퍼센트가 찬성입니다. 사실 오바마의 건강보험개혁으로 세금이 느는 건 일반인이 아니라 주로 1.2퍼센트의 상위층입니다. 폭스는 교묘히 그 사실을 감추고 설문했지만 폭스뉴스나 NBC나 같은 질문을 한 셈입니다.
  그런데 폭스는 건보개혁 92퍼센트 반대라고 보도하고 MSNBC는 94퍼센트 찬성이라는 답이 나오는 겁니다. 같은 사안에 정반대의 답입니다. 역시 또한번 세상에나!!

  그런데 이런 폭스뉴스 설문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아주 작게 적혀져 안보이지만 이 설문조사는 한 기업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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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wide Insurance'. 네 바로 건보개혁이 이뤄지면 직격탄을 맞게되는 미국 최대의 민간 의료보험사입니다. 오바마의 건보개혁의 골자는 공공의료보험을 새로 만들자는 거고, 그렇게 되면 현재 비싼 의료보험료를 받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사는 타격을 입게되죠.
  그런데 이렇게 이해관계가 바로 걸려 있는 민간의료보험사가 폭스뉴스의 앞서 말한 '요상한 설문'을 후원했습니다. 오바마에게 '거짓말'이라고 고함쳤던 조 윌슨의원도 민간의료보험사로부터 거액의 정치후원금을 받고 있습니다. 참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송사와 하원의원입니다!!!
 
  미국의 참 말도 안되는 상황, 특히나 폭스뉴스의 작태를 보고 있으면 그래도 하나는 위안이 됩니다.

"조선일보는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니다! "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이런 상황을 보면서 우리만 그런게 아니네 하는 위안을 얻는 걸 기뻐해야 할지, 타락한 자본과 대중매체의 결합에 의한 시청자들의 바보화가 전지구적 현상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아야 할지는 저와 여러분의 선택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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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5 15:09 2009/09/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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