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입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0/12 주인장 9년전 시험기억 2번째
  2. 2009/10/04 주인장 9년전 입사 시험기억 1
  3. 2008/12/02 주인장 작문시험의 실제 예

9년전 시험기억 2번째

Being reporter 2009/10/12 23:54 주인장
 지난 번에 논작문까지 얘기 했지요. 사실 논작문시험이 있는 날 또하나의 시험이 있습니다.
실무면접과 기자들의 경우엔 카메라테스트가 더해 지지요. 실무면접이야 차장급기자나 피디가 하는데 그냥 면접과 비슷합니다. 시사적인 질문 몇개와 '네가 들어와서 이런 경우를 당하면 어떻게 할래'류의 조직문화에 관한 질문이 이어집니다.

  다음으로  카메라 테스트는 자신이 작성한 기사 혹은 문장 세개 정도로 이루어진 방송용 단신기사를 카메라 앞에서 낭독하는 겁니다. 요즘 수험생들이야 의미나 발음상 편의를 위한 띄어읽기의 요령 정도는 알 것이라고 보고요. 한가지 중요한 것은 낭독전에 녹화를 알리는 빨간불이 들어 오는 ENG 카메라의 위치를 미리 파악하라는 겁니다. 낭독하는 도중에 눈이 이리 저리 움직이는 것처럼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 없습니다. 특히나 티비화면으로 볼 때는 특히 더 합니다. 쉬는 부분에서 다음 읽을 부분을 눈으로 본뒤엔 다시 처음처럼 카메라렌즈를 응시하며 읽어주어야 합니다. 처음엔 카메라쪽을 봤다가 한번 쉬고나서는 면접관을 보고 그다음엔 또 딴데를 보거나 하든지, 카메라찾느라고 두리번 거리면 안 됩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읽는 것이 중요하죠. 가끔 사투리기가 있는 친구들도 붙는 걸 보면 역시 기자에겐 발음의 정확도보다는 떨지 않는 배포와 냉정함이 더 중요한 채점 척도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식시험에 관해 조금 더 얘기해 볼까요. 2003년 당시 제가 속해있던 스포츠취재부에서도 두명의 기자가 상식시험을 출제했습니다. . 대학때 전공을 고려해 출제위원이 선정되고 한 10문제 정도 인사부에 보내면 인사부에서 다시 일부를 취사선택해 최종문제를 만듭니다. 우리 사무실에선 철학전공한 한 선배가 철학을 한 명이 스포츠분야를 맡았지요.

  이들은 어떻게 출제했을까요. 그 많이 본다는 스파책 사다가 뒤져서 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철학전공 선배는 자신이 공부했던 주요철학자의 핵심주장과 대표서, 논리학 등을 문제화했죠. 물론 철학개론정도 들었으면 10문제 중 8문제 정도는 풀 수 있는 난이도로...   제가 모르모트가 돼서 한번 풀어 봤는데, 정말 2문제정도 틀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포츠는 그해의 스포츠이벤트와 기록들을 중심으로 출제했지요. 사실 그바람에 스포츠가 차라리 가장 시사상식에 가까웠고 아주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인문, 사회, 자연, 언어분야의 문제는 앞의 철학과 비슷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그럼 대충 어떻게 공부해야 될지 조금 감이 잡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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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2 23:54 2009/10/1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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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입사 시험기억 1

Being reporter 2009/10/04 18:22 주인장

** 글쓴이 주
  이 글은 지금부터 6년전에 제가 3년차 기자이던 시절에 입사시험을 회상하며 쓴 글입니다. 원제는 '3년전 시험기억'이었지만 이젠 '9년전 시험기억'이 돼야 겠죠. 올해 우리 회사가 결국 소수지만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기 때문에 하나 올려봅니다. 요새 시험경향과 차이는 있겠지만 사실 그래도 시사점은 있을 겁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방송사시험이 진행되고 있지요. 요새 다른 때보단 시간이 좀 남다보니 이른바 '언론고시' 사이트들을 가끔 들어가보곤 하는데 보고 있으면 참 세세한 데까지 많이도 신경들을 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도 3년전엔 그랬었지 하는 생각이 들곤 하죠.

  상식이나 국어류의 필기시험에 대한 기억은 이젠 거의 나지 않지만, 논술에 대한 기억은 그래도 좀 납니다. 사실 필기시험은 어느 정도 수준을 넘기면 어느회사 시험이건 다 통과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맨 첫 시험빼고는 그랬죠. 문제는 논술과 면접인데...

  제가 MBC를 볼땐 있을건 다있는 전형이었죠. 논술시험도 논작문에 기사작성, 리포팅의 세 과정이 합쳐진 시험이었고, HA도 있었고 마지막엔 물론 최종면접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별 감흥없던 상식시험이 끝나고 논술시험. (참고로 제겐 감흥있었던 상식시험은 한겨레신문사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방면의 높은 상식을 요구하는 어려운 시험이었죠.)

 첫번째 논문시간에는 러브호텔 건설에 반대하는 신도시주민들의 시위에 관한 기사를 주고 이중 한가지 입장을 정해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라는 문제가 나왔죠.

  주민들의 권익과 사회의 안녕쪽에 초점맞춰서 쓰는 것이 쉬웠겠지만, 저는 사회전체 성원의 관점에서 보면 성적 행복 추구의 권리와 현실적인 수요가 있고 그것을 주민들이 감내할 필요도 있다는 관점을 취했죠. 심한 시위에서 님비현상의 발현이 보인다고 비판도 했고, 타협이 필요 하겠지만 러브호텔 건설자체를 막을 명분은 없다는 결론쪽으로 갔고...

  근데 재밌는 건 나중에 최종합격자들끼리 물어보니 의외로 주민에 비판적인 견해를 취한 이들이 3분의 2비율로 더 많더군요.

  두번째 시간, 작문은 참 기묘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20개 정도의 단어를 주고 이 단어들이 다 들어가게 작문을 하라더군요. 그런데 그 단어란게...

'김영삼' 등 정치인 이름이나 추상명사도 있었지만... '엔트로피' 등 컴퓨터나 자연과학 용어, 심지어 '못박을 땅 한 뼘조차 없다'류의 시어까지 있더군요.

  도저히 일반적인 논리전개로는 한 글안에 넣을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해서 생각한 묘안.

  온라인 대화방안의 대화라고 상황을 설정해 놓고 그 다음부터 대화방의 대화를 써놓았죠. 아래와 같이 말입니다.

"-  대화명 '엔트로피 0' : 다들 안녕, 얼마전에 김영삼 전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뭐 이렇게 해서 대화명으로 웬만한 자연과학 용어는 해결보고, 대신 대화를 정치적인 주제 하나와 인문학적 주제 하나로 잡아서 전개해 나가서 나머지도 해결보되 논지는 있도록 했지요. 그렇게 해서 답안지를 제출하니 감독관이 대화명이 잔뜩 적힌 내 답안지를 이상한 눈으로 보더군요.

  뭐 어쨌든 통과했으니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창의적인 내용이되 일관된 논지, 이것이 논작문의 중요한 비결이겠죠.

  다음엔 또 기억나는대로 적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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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4 18:22 2009/10/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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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시험의 실제 예

Being reporter 2008/12/02 22:10 주인장

  예전에 제가 운영하던 홈피에 있던 기자시험과 관련된 자료들을 조금씩 옮겨와 봅니다.

제가 시험보던 때는 이미 8년전이라 아직도 조금이나마 도움될 것만 골라서 싣습니다.아래 작문은 동아일보 시험에서 제가 실제로 작성했던 답안입니다. 출제된 제목은 '방'이었죠. 결과는 일단 성공적이어서 최종단계인 인턴과정까지 가긴 했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미역국을 먹었죠. 나중에 중학교 선배이기도 했던 동아일보 기자분에게 물어보니 제가 인턴과정에서 치른 두번의 토론시험에서 모두 일등이었지만(우리말로 한 토론은 일등,영어로 진행된 외국어토론은 뒤에서 일등...-_-), 기사작성이 너무 상투적이어서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일면 순응하면서도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은 그때 잘 쓴 기사라고 기자들이 예를 든 기사들이 제 관점에선 참 받아들이기 힘든 글들이었죠. 지나치게 재미를 추구하고 이색적인 방식으로 쓴 글이어서 차라리 스포츠지기사와 비슷해 보였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인터넷 등과도 경쟁하면서도 읽힐만한 글을 선호하느라 글의 양식도 변해가는 신문기사에 아카데믹한 사고방식이 강했던 제가 못 따라간 것이었던 듯 싶습니다. 우리 방송도 제가 초년차이던 때와 비교하면 이젠 정말 높은 시청률을 끌만한 내용과 영상을 추구하는 면이 강해졌으니까요.

  아래 작문의 제목은 '방'입니다. 신문사 작문의 특징 중 하나는 한자짜리가 제목이 출제가 잘된다는거죠.


'방'


“내 방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사교를 위해, 하나는 우정을 위해,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고독을 위해…….”

  ‘월든’으로 유명한 소로우는 자신의 방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의 외딴 오두막의 방은 그렇게 쓰인 것이다. 고독이라는 벗을 맞이하는 여유까지 갖추고서. 그러나 나의 방에는 하나의 의자가 있다. 컴퓨터와 책상을 오고가는 그 단 하나의 의자.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컴퓨터로 의자를 끌고 간 내가 처음 듣게 되는 목소리는 언제나 그렇듯 편지함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게 한다. 광고물들, 어딘지 알 수 없는 동호회에서 온 메일들 속에서도 나를 이끄는 것들은 있다. 지난 밤 들러 게시판에 글을 남겼던 어떤 홈페이지 주인의 답장이 들어와 있다. 유명 영화를 소재로 직접 그린 캐리커처들로 장식된 그 곳 한 귀퉁이에 올려진 그녀의 사진 아래에 남겼던 나의 인사말. 그에 대해 웃음(정확히는 기호 ‘^_^’)으로 시작해 나를 초대하는 그 편지에, 나 또한 웃음과 함께 기약하기 힘든 다음 약속을 보낸다.

  12시가 넘은 늦은 밤 다시 의자에 앉는다. 동호회의 게시판에 들러서, 수업을 듣고 다시 학원에서 영어와 싸운 일상사를 적당히 포장해 업로드한다. 그리고 역시 비슷한 일상을 보냈을 친구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대화방에서 얘기를 나눈다. 이들과의 우정어린 대화는 컴퓨터의 파워스위치가 내려감과 함께 끝이 난다. 디지털화된 우정의 교환, 그것은 당연히 그 스위치의 단락에 의해 끊김과 이어짐을 반복한다.

  그리고 이제 나는 다시 홀로 앉아 모니터에 비친 나를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책을 보다 잠든 적이 언제였던가? e-mail과 인터넷 대화가 아닌 나만의 사색을 위해 이 의자에 앉았던 시간들은? 이전의 그런 시간들이 없어진 것과 나와 내 주위의 사회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어느덧 내방의 의자는 더 이상 고독을 위한 자리가 아닌 것이다. 대신 불안한 나를 채워줄 e-mail의 메시지를 기다리는 우정과 사교의 자리가 된 것이다. 그러나 나의 마음이 고독에 익숙하던 그 이전보다 더 가난하게 느껴지고 소로우의 외딴 오두막이 떠오르게 되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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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2 22:10 2008/12/0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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