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말한 대로 7월 30일의 '이시각세계'는 '찢어진 수영복'으로 시작했지만 그에 이어서도 많은 아이템이 있었습니다. 보통 '이시각세계'는 5,6개 아이템으로 구성되는데 그 6개는 다시 3개씩으로 나눠서 처음과 중간에 소개하는 앵커멘트가 들어갑니다.

  그날의 아이템구성은 '찢어진 수영복' - '선탠기계의 발암위험성' - '푸른색 염료의 신경치료효과'에 이어서 후반부엔 '무인공격기와 파일럿의 생활공개' - '마녀선발 오디션'이었습니다.
  제목들만 봐도 알겠지만 전반부 3개의 아이템으로 시청률을 올린 뒤 좀 생각할 내용이 많은 무인공격기 아이템으로 연결시키는 흐름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전략이 썩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찢어진 수영복에선 0.7퍼센트의 시청률 급등이 있었고 '선탠기계'아이템은 그 시청률을 그대로 안고 갔으나 '푸른색염료'아이템에선 되려 0.4퍼센트의 시청률 급락이 있었습니다.
  염료아이템은 초콜렛이나 스포츠음료에 쓰이는 푸른염료를 척추가 손상된 쥐에게 주사한 결과 신경치료효과가 탁월했고 대신 작은 부작용으로 아래 사진처럼 쥐의 눈과 귀, 발이 파랗게 변하더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건강관련 아이템은 요새 시청자들이 워낙 신경쓰는 내용이라 보통 시청률이 오르는데다 푸르게 변한 쥐의 모습도 재밌어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더군요.
  그래서 이상타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다른 선배가 보고 한 마디 하더군요.
 "바보, 요새 사람들이 얼마나 쥐새끼를 싫어하게 됐는데, 쥐를 넣었어?, 그것도 몰랐어?"
 그렇군요. 쥐에 대한 혐오가 요새 얼마나 심해졌는지 저도 잠깐 잊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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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러고 나서 이어진 '무인공격기'아이템은 사실 그날 제가 가장 '하고싶었던 이야기'입니다. 얼마전부터 미군이 수천대씩 아프간전장에 투입하기 시작한 무인공격기 '프레데터'.
  탱크잡는 지대공 미사일 매버릭 2기에 500킬로그램짜리 대형폭탄 2기를 탑재한 공격기로 미군의 피해는 없이 탈레반을 공격하는 효과적인 무기입니다. 그러나 얼마전 오폭으로 100명에 가까운 아프간 민간인들의 생명을 앗아간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이 아이템을 소개한 원재료는 보통의 다른 아이템들처럼 AP통신이나 로이터를 통해 서비스되는 영상은 아니었습니다. 이번엔 CNN의 안보전문기자가 특별리포트로 한 영상을 이용했죠. 원래 60분짜리 다큐로 만든 건 다시 기자가 축약해 30분정도 분량으로 만들어서 CNN의 오후뉴스시간대에 틀었죠.
  주된 내용은 프레데터의 성능과 어떻게 지구반대편 아프간전장에 있는 공격기를 미본토의 기지에서 조종할 수 잇는지 기술적 현황을 소개하는 것이 뼈대였지만 여기에 붙은 이야기들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먼저 라스베가스에 거주하면서 인근 프레데터 기지에 근무하는 파일럿의 일상, 그리고 무인공격기의 잦은 오폭과 그로 인한 반미감정의 확산, 그리고 군과는 상관없는 기술인력들이 실제론 전쟁의 최일선에서 일하게 된 상황변화 등이 붙어 있었죠.
  특히 제가 주목한 건 출근해서 마치 게임하듯 탈레반에 폭격을 가하고는 집에 퇴근해선 애완견을 다정하게 쓰다듬는 파일럿의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인문과학적 설명보다 더 적나라한 기술발달과 인간성소외의 사례였죠. 그에 주목해 얘기를 풀어나갔죠.
  전문 뉴스클립 공급 에이전시의 것을 쓰지 않고 다큐성 뉴스를 재가공하다보니 어려움은 컸는데 바로 전문 텍스트가 없었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30분짜리 뉴스를 녹화한 것을 몇번을 돌려보면서 리스닝해서 골자를 뽑아내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다른 자료와 뉴스도 보면서 기사를 만들어야 해 다른 것보다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별것 아닌 건 같지만 새벽에 짧은 시간동안에 아이템 6개를 만들면서 하나에 이정도 노력들이기는 참 힘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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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전 3개 아이템을 대중적인 것으로 배치한 뒤 이 아이템을 연결시킨 건 그래도 이것이 나름 생각할 거리를 주는 아이템인지라 되도록 많은 분들이 보라는 의미였죠. 뭐 물론 이 아이템이 나가는 동안 어느 정도 시청률 하락은 있을 것이라고 감안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템이 방영되는 시청률은 6.7퍼센트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위에 그림에서 보시듯이요.
  위 그림을 클릭하면 자세히 보이지만 왼쪽은 MBC시청률이고 오른쪽은 KBS시청률입니다. 둘째줄 '시청률/점유율'에 나와 있는게 위 시간대의 분당 시청률로 MBC는 6.7이고 KBS는 9.5퍼센트입니다. 한달전만해도 동등했는데 휴가철 등의 영향이 참 큰 것을 보여주죠. 그런데 한가지 특기할 만한건 연령대별 시청률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4세이상부터 시작해 20대, 30대, 40대 ,그리고 여자의 경우는 50대까지도 MBC의 시청률이 더 높거나 동등합니다. 위의 '쥐아이템'의 시청률그래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단 일부분 남자는 50대와 60대, 여자는 60대, 즉 다시 말해 전체 연령대구분 13개 가운데 단 3개에서만 MBC가 뒤지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시청률은 KBS의 3분의 2밖에 안 나옵니다. 그 이유는 그 일부 연령대에서 '너무나 크게 뒤지기'때문입니다. 이 연령에선 특히 60대 이상에선 KBS의 시청률이 MBC의 10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티비뉴스를 주로 이 5,60대가 봅니다. 그러다보니 전 연령대에서 고른 시청률을 보이는 MBC는 맥을 못 추는 거죠. 또 한가지 3,40대에 비하면 오히려 20대에서 MBC와 비교한 KBS뉴스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도 흥미롭죠. 뭐 물론 20대 전체의 시청률자체는 낮지만요.
  이렇게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청장년층에서의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예전부터 MBC는 설사 전체 시청률에서 최하위에 머물더라도 광고수주율은 그리 떨어지지 않아왔습니다. 실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계층에서의 시청률이 아무래도 노년층의 시청률보다는 광고효과에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요새는 평일시청률에서 1등을 하는데도 MBC의 광고는 형편없습니다. 시장친화적인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시장과 역행하는 현상이 계속 벌어지는건 워낙 뻔히 이유가 있기에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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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3 15:17 2009/08/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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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별보며 방송 만들던 한달간의 '이시각세계' 당번을 끝내고 다시 한달간의 정상인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한달 동안엔 역시나 또 한번의 '파업'이 있어서 실제론 3주 좀 넘는 기간이었지만 그래도 몇가지 기억나는 아이템은 있었습니다.

지난 당번기간엔 제 방송시간에 분당시청률이 10퍼센트를 넘으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파업여파와 휴가기간의 영향으로 제시간대 시청률이 6에서 7퍼센트 정도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특히나 휴가기간엔 주시청자층이 50대이상인 상대사는 거의 변화가 없던데 주시청자층이 상대적으로 젊은 엠비시의 시청률 하락이 커지게 됩니다.

아무튼 그러다 보니 몇가지 아이템은 신선한 재미와 그로 인한 약간의 시청률 상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 중 하나가 바로 7월 30일에 방송된 '찢어진 수영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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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입니다.

로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우리에겐 박태환의 부진이 가장 큰 뉴스지만 미국에선 난데없이 노출사건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계영에 출전한 미국 대표선수의 수영복이 찢어지면서 벌어진 일인데 이전에도 있었던 노출사건들과 함께 미디어의 좋은 이야깃 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VCR▶

지난 26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400미터 계영에 출전했던
미국대표팀의 릭키 베런스,

다이빙하는 순간 수영복이 찢어져
그만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그러자 뉴스사이트들에서
미국팀의 성적에 대한 기사는 밑으로 내려갔고
베런스의 엉덩이사진이 톱을 장식했습니다.

미국여성들의 반응도 열광적입니다.

◀SYN▶
(이사건에 대해 들어보셨어요?) "와우"
"이 사진 한 장 복사해 가져도 될까요. 하하"

지난달 있었던 이탈리아 여성 수영선수의
수영복이 찢어진 일과 함께
첨단수영복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노출 그자체는
무엇보다 좋은 이야깃거리여서
토크쇼에서도 소재가 됐고
2004년 미스유니버스나
자넷 잭슨의 노출사건까지
덩달아 다시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들의 노출이
매번 큰 화제가 되는 것처럼
사람들의 근원적인 관심사임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위의 기사였습니다. 사실 전형적인 가십성 기사였지만 최신수영복의 단점인 돌발적인 찢어짐은 이 수영복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어 시의성도 있었습니다. 거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연예프로그램의 단골이슈인 '노출'이 미국사회에서도 어떤 식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지 보여주는 의미도 있을 것 같아 골라봤습니다.

그리고 나선 저도 궁금했던 것 하나는 '노출'이란 이슈가 일반적인 뉴스의 시청자들에게도 과연 크게 주목받을 지의 여부였죠. 그 결과는 뭐 예상대로 시청률로 나타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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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7시 18분의 분당 시청률로 6.4퍼센트 입니다. 이시각세계가 시작된 직후의 시청률로 이 아이템의 영향력이 아직 반영되기 전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위의 이 그림은 7시 19분의 시청률입니다. 예그렇습니다. 7.1퍼센트입니다.
1분만에 0.7퍼센트포인트가 급등했습니다. 게다가 빨간 화살표로 알 수 있듯 남자 40대, 50대도 올랐지만 시청률의 견인차는 여자 40대입니다. 남자 4,50대가 각각 0.3과 0.5퍼센트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자 40대는 무려 1.1퍼센트 포인트 상승해 대부분의 시청률 상승을 가져왔습니다. 그 앞장면에서 엉덩이가 노출된 수영선수가 미남 남자선수였다는건 이것과 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뭐 물론 시청자들이 이렇게 즉각적이고 단순한 반응만을 보이는건 아닙니다. 또 시청률을 생각하면서도 좀더 복잡한 메시지를 가진 아이템도 방송할 수 있습니다. 다음번엔 바로 그런 아이템 몇가지의 사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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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2 00:41 2009/08/1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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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의 심리적 거리

Inside newsroom 2008/12/27 00:42 주인장
  보통 1분 30초에 불과한 뉴스 한 꼭지와는 비교도 안되게 무려 15분이상 되는 시사매거진 2580의 꼭지를 만들려면 당연한 말이지만 역시 아이템 선정이 중요합니다. 분명한 메시지가 있으면서도 얘기가 단순하지 않고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새로운 내용과 무엇보다 영상이 좋아야 하죠. 결국 15분을 끌어갈 완성도를 주면서 동시에 시청률도 어느정도 유지시킬 긴장과 재미가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주 제가 한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에 관한 방송은 그다지 선호받지는 못하는 아이템입니다. 메시지는 분명하되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그다지 그림도 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실은 2달전부터 우리가 돌려받은 미군기지들의 환경오염정도가 심각하고 정화비용이 예상의 몇배로 늘었다는 문서를 입수했으면서도 방송제작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좀 소프트한 소재의 아이템을 했던 저로서는 이젠 좀 뭔가 무거운 얘기도 하고 싶었고, 그리고 요새 시청률 끌만한 소재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 팀의 분위기에도 뭔가 반감을 느껴서 스스로도 피했던 이 '무덤'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해서 약 2주간의 촬영기간내내 군산과 원주, 서울의 용산을 돌며 '삽질'을 해대고 정말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관료들, 미군당국자들과 신경전을 벌이면서 방송을 만들었습니다.

'돌려받는 기름땅'

  군산의 미공군기지 인근마을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암환자들 비율을 찾아내는 등 현장에서 찾아낸 사실들이 뒷받침되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덴 성공했습니다. 덕택에 과연 제대로 방송을 만들어 줄 것인가를 반신반의하던 환경단체들로부터 몇년만에 보는 정통 환경고발이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결국 예상한데로 시청률은 제가 이제껏 만든 아이템 중 거의 최악이더군요. 사실 미군이 환경오염 저지르고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들이 다들 인식하고 있는 내용인데다 바로 내 집옆이 미군기지가 아닐진데 그 환경오염이 얼마나 해롭겠냐는 그런 거리감이 한 몫했을 거라 봅니다. 물론 서울 한복판에서 지금도 지하에 깊이 3미터 짜리 기름띠가 흐를 정도로 바로 우리 옆의 문제지만 오염때문에 지금 바로 죽고 다치진 않으니까요.

  그러나 그 오염은 서서히 우리를 갉아먹을 것이고 그 위험을 알았을땐 이미 되돌리기도 어렵지요. (바로 정확히 그런 문제가 우리의 공영방송에 있어서도 일어나고 있지만...)

  시청률 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는 주제를 골라서 이 정도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저 스스로의 자화자찬을 좀 해 봤습니다. 아마도 다음번엔 메시지 보다 재미를 담은 아이템을 찾아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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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7 00:42 2008/12/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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