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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9 주인장 '대북지원금이 핵개발에 전용' - 그 불편한 진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유럽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정권 10년간의 대북지원금이 북한의 핵개발자금으로 유용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장(?)자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보수단체의 주장이 아닌 '대통령의 말'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오늘은 남북관계의 중요한 변곡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로써 이 정부는 확실히 6.15정신은 끊어냈습니다. 자신들의 말을 다시 부정하는 일을 저지르지만 않는다면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북한에 현금을 주는 사업이니까요. 당연히 개성공단도 현상유지 아니면 단계적 축소의 길을 걸을 듯 합니다. 역시 현금줄이니까요.

  그러나 저의 짧은 견해와 판단으론 10년간 우리가 북한에 건넨 돈이 핵무기가 됐다는 그 말에 동의하긴 어렵습니다. 굳은 머리와 귀차니즘으로 정교한 근거자료를 시간들여서 찾아내긴 싫지만 이 주장에 동의하기 힘든 몇가지 논거를 들 순 있습니다.

  첫째는 시간의 오류이고 둘째는 북한 '정권'의 성격과 북한 '국가'의 능력에 대한 몰이해입니다.

  우선 많은 이들은 북한의 핵무기가 지난 2006년 10월의 핵실험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건 틀린 겁니다. 사실 북한이 핵무기를 처음 개발한 건 노무현 정부때도 심지어 김대중 정부때도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아마도 김영삼정부로 그리고 근원은 더 위까지 올라 가야 합니다.

북한 핵문제가 처음 알려진 건 1989년 프랑스 상업위성이 영변의 핵시설을 공개함으로써 입니다. 그런데 영변핵시설은 무려 1986년부터 가동됐고 북한은 동시에 그 주변에서 핵기폭장치을 만들기 위한 고폭탄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1992년 이전에 연료봉을 재처리해 핵무기 2개는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10에서 12킬로그램을 추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핵문제에 열을 내는 보수단체나 그 문제에 있어선 가장 정통한 외교관들은 이상하게도 북한이 언제 처음으로 핵무기를 만들었을까에 대해선 침묵합니다. 그러나 80년대부터 원자로는 물론 재처리시설까지 만들고 90년대 초반에 이미 플루토늄을 확보한 북한이 그뒤 20년간 넘게 플로토늄을 묵혔을까요? 아니면 1차 재처리 직후 바로 만들었을까요? 그 불편한 진실을 감추고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환상을 심어줬다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비판하는게 오히려 이치에 맞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보수진영이 오해하는 혹은 감추고 싶어하는 건 또 있습니다. 우리의 경제지원이 없었으면 북한은 무너졌을 거라는 게 군복입고 시청광장에 나와서 시위하는 분들의 레퍼토리입니다. 하지만 실제 북한이 가장 힘들었던 건 지금이 아니라 90년대 초중반입니다. 수십, 수백만이 굶어죽었고, 국가의 모든 생산활동은 중단됐던 이른바 '고난의 행군'시대입니다.

  그에 비하면 지금 북한의 인민들은 상대적으로 아주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남측의 지원이 완전히 끊긴 지금도 평양은 오히려 전에 없이 활기가 넘치고 심지어 새로 휴대전화서비스가 시작되는 등 경제활동이 활발하기만 합니다.
  또 2006년이나 2007년 대홍수가 났을 때도 북한은 모자라는 식량의 상당부분은 중국에서 사와서 스스로 메꿨습니다. 네오콘들의 시각처럼 뒷골목의 깡패집단이 아니라 그래도 2천5백만의 인구를 가진 '국가'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지원했다는 약 11억 달러 정도의 현금은 북한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됐을까요? 근데 이 11억달러과 비교할 건 올해 4월 장거리로켓 발사에 들어간 비용입니다. 우리 정부는 그 한번의 발사에 어림잡아 3억 5천만달러는 들어갔다며 그 돈이면 북한식량문제는 다 해결된다고 북한정권의 뻘짓을 규탄했습니다. 그런데 또 2차 핵실험을 했는데 여기엔 미사일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갔다고 봐야 합니다. 거기다 올해 쏴댄 수십발의 단, 중거리 미사일들... 아마도 이것만 합쳐도 11억달러는 넘어섭니다. 의외로 북한이 쓰는 돈은 많고 그에 비하면 10년에 걸친 우리의 지원금은 작은 비중이 됩니다.

  또 하나 간과해선 안 될 건 북한은 자력갱생의 나라라는 겁니다. 바세나르 협정 등 이전부터의 수출통제에 따라 북한은 일부 부품외엔 핵이건 미사일이건 자국기술과 부품으로 해결했습니다. 우리가 준 달러가지고 부품 수입해와서 만든 건 아니라는 겁니다. 어차피 핵이나 미사일이나 모두 대부분의 부품은 북한 자체 조달입니다.

  이렇게 보면 지난 10년간의 현금지원때문에 핵개발이 가능했다는 주장이 어느정도 의미를 갖고 있는 지 알 겁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북한정권이 주민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와 다르다는 겁니다. 식량이 모자랄때 제일 먼저 굶게 되는 건 평양시민이 아니라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과 항경도 같은 소외된 지역의 충성심이 덜한 주민들입니다. 북한정권 입장에선 이런 사람들은 굶어죽건 말건 신경 안 씁니다. 오히려 잠재적인 위협세력이 줄었다고 좋아할 일이죠. 대신 중국에서 식량사와서 평양시민과 군대는 우선적으로 먹이고 그 정도의 여유는 있는게 북한입니다. 결국 우리가 지원을 끊어봤자 주민들만 힘들뿐 북한정권을 무너뜨리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내용으로 이전 남북대화 과정에서 북한의 당국자가 농담반으로 우리측에게 했다는 '위협'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북한 당국자가 한번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들 잘난 체 하는데, 우리가 한 2백만 정도만 남쪽으로 내려보내줄까? 그럼 한 백만명쯤은 지뢰밡고 죽겠지만 그래도 백만은 남쪽으로 내려갈텐데, 그럼 당신들은 어떻게 될까? 남한이 백만명 먹여살릴 수 있나?"   

아마도 그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 경제는 파탄이 불보듯 뻔합니다. 더구나 그 백만명을 어떻게 어디에 수용할 것인지도 답이 안 나오는 거죠. 그러나 대량난민사태는 우리에게 치명타지만 북한으로선 그저 입을 덜고 불만세력을 줄이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는 일입니다. 북한의 무서운 무기는 핵이 아니라 우리에겐 대량의 난민이 될 것입니다. 이또한 지원을 끊어서 북한을 무너뜨리자는 일부 주장이 가진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겁니다.

** 혹 이 글을 보고 저의 시각을 이상하게 볼 사람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주인장은 '공화국의 적'이 됐던 적도 있는 사람입니다. 저로선 오히려 주민들의 인명을 경시하는 북한정권의 속성을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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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9 00:46 2009/07/0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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