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3/08 주인장 검열과 심의 - MBC보도에 대한 중징계
  2. 2009/01/04 주인장 '일공영 다민영'과 '광고를 재원으로 하는 공영방송'
  작년 방송통신심의위에 있는 한 인사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먼저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고민은 즉슨 현재의 심의규정을 제대로 들이대면 방송3사의 거의 모든 보도와 시사프로그램이 불공정하고 편파방송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었죠. 결국 새로 위원회가 만들어진 만큼 의욕적으로 심의를 해야겠는데 어느 선까지 잣대를 들이대야 할 지 고민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분이 얘기한 방송통신심의위의 '방송심의에 대한 규정' 가운데 공정성에 대한 부분은 추상적이고 매우 이상적인 내용입니다.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하여야 한다.

바로 이것이죠. 관건은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하라는 것인데 이를 어떻게 적용하는가(사실은 적용해야 할 것이냐부터 문제지만....)에선 보수적인 학자들과 심의기관들은 사실상 기계적인 균형을 강조합니다.

대한민국 뉴스의 기본틀인 1분 20초짜리 리포트들은 이런 식이죠.
'A는 ~~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취재결과 A의 말엔 이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B도 A에 반대해 **라고 말합니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A는 다시 반론을 제기했지만 그래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결국 대립되는 양측의 의견이 나오긴 하되 취재결과 합당한 쪽의 주장이 더 많이 나와서 결론이 있는 완결성 있는 메시지가 되는 겁니다. 이런 보도들이 불공정하다고 본다는 것은 결국 양쪽의견을 똑같은 비중으로 제시하지 않았고  한쪽 편을 들었다는 점을 문제시하는 것이라고 봐야겠죠. 그렇게 치면 뉴스나 시사프로그램 어느 것 하나 안 걸릴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아무튼 방송3사 모두 걸릴 수 밖에 없는 그 심의규정을 가진 심의위에 의해서 지난 한해부터 그리고 며칠전까지 MBC만 계속 걸리고 징계를 받고 있습니다.

  PD수첩의 광우병보도, 그리고 이번에 문제된 방송법보도. 모두 한쪽에 치우친 보도라는 걸 부정하긴 어렵겠죠. 정부의 쇠고기협상이 문제가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미디어법안이 졸속이라는 것, 다시 말해 결론을 가진 즉 비판적 내용입니다.
   대립되는 사안이므로 양쪽의 주장만 나열하고 결론을 내지 마는 게 '공정성'이냐고 반문하면 학자들은 다시 그렇게 기계적 균형을 맞추라는 건 아니라고 말할 겁니다. 그러나 정작 공정성을 따질 땐 다시 양적 균형을 들이댑니다. 정말 답이 없죠. 사실은 공정성의 기준이란 건 계량화 할 수 없고 결국 말 그대로 그 사회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정하다고 느끼는 그 정도가 바로 공정성이라는 동어반복밖에 할 수 없을 지 모릅니다.

  BBC의 제작가이드라인을 보면 '적절한 불편부당성원칙'이 나옵니다. 그 내용은 "노사논쟁이나 정치적 논쟁의 보도에서 논쟁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 사회안의 주요견해들에 적절한 비중을 두는 것'입니다. 일단 50데 50으로 하라는 건 아니죠. 또 BBC의 다른 규정을 보면 제작진이 특정견해를 취하는 것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다시 밝히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어쨌건 그렇다면 '적절한 비중'이 뭐냐는 문제가 남겠죠. 결국은 주요견해를 다 소개하되 지배적 의견과 소수의견은 구분해야 하고 그 구분에 맞춰 비중을 조정하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역시 실제 제작과정에서 판단해야 하는 주관적인 내용이죠.

  결국 저 개인적으론 이번 방송법보도건 광우병보도건 대립되는 두 의견을 모두 보여주고 그러나 어느쪽이 현재 사회에서 지배적인 의견이고 더 옳다고 판단되는지에 대한 논평을 했다면 불공정하다고 낙인찍긴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번 미디어법파문에서 방송통신심의위의 위원들은 미디어법에 대한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배적의견/소수의견의 판단자체를 막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MBC가 반대논리만 집중적으로 전개했다며 균형을 잃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심의에 안 걸리려면 결론없는 찬반 양론만 보여주는 보도만 해야 한다는 얘기아니야고 비판하면 심의위 쪽은 '다시 그건 아니다, 그러나 적절한 균형을 갖추라는 것이다'라고 말할 겁니다. 그러나 그 적절한 균형이 어느정도를 말하는 것이냐고 다시 물으면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겠죠.

  장황한 얘기였지만 결국 적절한 균형이란 계량화 할 수 없는 겁니다. 각자의 주관에 따라 적절할 수도 일방적일 수도 있는 것이죠. 그 모범이라는 BBC의 가이드라인도 '적절한 비중'이라는 선언적 말 밖에 할 수 없는 것이고요. 그래서 다른 나라들 대부분이 방송뉴스나 시사보도의 내용을 심의의 대상으로 삼지는 않고 있는 겁니다. 다만 형식적인 부분, 예를 들어 선거보도에서 각 후보자들의 발언은 똑같은 시간으로 보도해야하는 '동등시간원칙'같이 계량화 가능한 것만 심의하는게 원칙이죠.

  보도에 대한 심의라는 건 그 자체가 사실 결코 중립적 행동이 될 수 없는 겁니다. 정치권력의 의지의 영역이라고 봐야겠죠. 불과 몇해전 탄핵사태 당시를 회상해 보시면 더 좋은 예가 될 겁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에 대한 방송보도를 놓고 불공정했다는 한나라당이나 조중동의 비판이 많았죠. 그러나 당시 심의를 담당하던 방송위원회는 탄핵방송보도를 심의해달라는 보수단체의 요구를 각하해 버렸습니다. 심의착수 2달만에 징계결정을 바로 내린 지금의 상황과는 대조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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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01:15 2009/03/08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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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참여정부가 기자실 폐쇄를 감행하면서 내건 가장 큰 논리는 선진국 어디에도 기자실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진국 공관에 나가있는 외교관들을 총동원해서 해외사례를 조사하게 했고 그결과 선진국은 기자실이 없더라는 거였죠.
  그러나 해외 기자실 사례 조사라는 건 역시 엉터리였죠. 의원내각제라서 부처대신 의회에 기자실이 있는 국가들 - 사실 OECD국가 대부분이 의원내각제입니다 - 모두를 기자실 없는 국가로 쳤고, 미국도 연방정부의 부처들 가운데 기자실이 없는 곳이 많다고 기자실 없는 국가라고 선전했죠. 그러나 미국도 국무부와 국방부엔 기자실이 있었죠.
  가장 가관인 건 일본에 대한 설명으로 일본은 가장 우리와 흡사한 기자실 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바로 '일본은 언론제도에 있어선 후진국이므로 우리가 비교해선 안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일본 대사관 등에서 누가 누구보고 후진국 운운하냐며 비공식적으로 항의를 해서 일본사례는 '비공식적'으로 빠지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몇년전부터 정부가 대중이나 전문가 집단의 반발이 예상되는 정책을 쓸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것이 선진국사례이고, 그러면서 항상 '선진국 어디에도 우리같은 경우는 없으니 빨리 바꿔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바로 지금은 공영방송의 민영화를 놓고 해외사례 운운하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선전이 이뤄지고 있는데 하나는 신문, 방송겸영 부분이고 하나는 공민영방송제도 부분입니다.

  OECD국가 어디에도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금지하는 국가는 없다라는 주장은 이미 여러군데서 완전 거짓말이라는 것을 밝혀줬으므로 저는 공민영부분에 대해 조금 언급해 볼 까 합니다. 이번에 방송법개정안을 발의한 주역인 정병국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나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1공영 다민영 즉 공영방송은 단 하나에 나머지는 민영방송인 지상파체계가 세계의 대세이고 공영방송의 민영화가 예외없는 추세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세계적인 추세는 지상파는 공영성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는 대신 뉴미디어시장은 민간주도로 개방과 변화를 촉진하는 것이 방송정책의 주된 골잡니다. 가장 폭넓은 접근성을 가지고 그 나라 언어와 문화의 중심매체인 지상파는 공영위주로 전체 미디어산업의 핵으로 유지하고 점점 시장의 규모의 커지는 위성과 디지털케이블, 그리고 IPTV는 철저히 민간기업의 진입과 그들끼리의 경쟁을 유도하는 겁니다.

  영국의 예를 들까요. 누구나 아는 대표적 공영방송 BBC가 있죠. BBC도 채널이 하나가 아닙니다. BBC1은 중심적인 종합편성채널, BBC2는 성인용 지식채널적 성격을 가미, BBC3는 어린이용 교육채널, BBC4는 예술채널로 운영됩니다. 여기에다 BBC World라는 해외용 채널까지 있죠. BBC하나로도 사실 충분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영국의 공영 지상파 방송은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BBC만으론 충분한 다원성을 확보할 수 없다해서 다른 후발 공영방송들이 탄생햇죠.
  그것은 1982년에 탄생한 Channel 4입니다. 채널4는 BBC와 유일한 민영은 ITV의 양대구도를 깨고 다양한 여론과 방송산업의 혁신을 주기 위해 만든어진 채널로 역시 종합편성채널이고 공적인 소유구조의 공영방송이죠. Independent Broadcasting Authority (IBA)라는 공적기구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재원은 수신료가 아니라 광고등을 판매해서 얻어지는 상업적 재원입니다. MBC 문화방송도 광고를 재원으로 하고 있고 이 때문에 무늬만 공영이라는 비판도 받지만 -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그래서 MBC를 공민영방송 아니냐며 '정명'을 찾으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했지만... - 사실 세계적으론 상업적 재원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지상파 민영방송은 유일하게 ITV와 Channel 5가 있습니다. 그중 BBC의 독점체제를 깨고 생긴 최초의 민영이자 최대민영이 ITV입니다. 그러나 ITV야말로 최시중위원장의 말대로 공영인지 민영인지 알 수 있는 공민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TV는 각 지역방송사들의 연합체로 이들 지역방송사들과 광고대행사들이 분할해서 소유한 형태입니다. 이러다보니 사주가 너무 많아서 특정회사의 지배권이 제한받는 회사죠. 그런데 영국정부는 이것도 모자라서 ITC(Independent Television Commission)라는 독립된 민간방송 규제기구를 두고  ITV가 공공성을 띤 방송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공적책무를 수행하는 민영방송입니다. 방송시간의 상당량을 공적인 프로그램들을 하도록 돼 있죠.

  그런가하면 프랑스도 TF 2, 3, 5 등 절반정도가 공영방송입니다.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지금 대표적인 민영인 TF1도 공영이었지만요. 그리고 역시 우리로선 특이하게도 TF2와 3의 경우도 수신료외에 광고수입이 40퍼센트 정도를 차지합니다.
   
  독일의 경우도 ARD와 ZDF라는 양대 공영방송사가 지상파방송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민영방송들이 10개정도 있지만 이들은 RTL그룹과 Pro7이라는 그룹이 양분해서 가지고 있죠. 그런데 독일의 이 두 공영방송은 독일의 보수당인 기민당에겐 '좌파방송'이라고 계속해서 비난받아왔습니다. 기민당은 공영방송의 비판적인 보도가 자신들의 장기집권에 걸림돌이 된다며 민영화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결국 국민여론 등에 밀려서 민영화시도는 실패했습니다. 여러모로 지금의 우리를 연상케 하지요.

  그외에도 유럽의 많은 국가들을 보면 다공영체제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또 공영방송의 재원이 단순히 수신료 뿐이던 시대도 이미 지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공영방송이 여러개이고 광고를 재원으로 하는 공영방송이 존재하는게 이상하고 후진적인 형태는 아니라는 거죠. 다만 그렇게 몰고 가고 싶어하는 정치세력이 있을 뿐이고요.
   
   해외사례라는 항상 쓰던 그 무기를 이젠 정부는 물론이고 조중동 신문들도 공영방송의 민영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번 대선의 결과가 나오던 날 "이제 MBC는 우리 것"이라며 좋아했다는 보수신문 경영진의 행태를 떠올려보면 그 보도들을 신뢰하긴 힘들겁니다. 거짓말을 통해 잘못된 길을 인도하는 이들이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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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4 02:31 2009/01/04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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