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8/05 주인장 '주장과 사실'
  2. 2009/06/21 주인장 검열의 공포와 비판 (1)
  3. 2009/03/08 주인장 검열과 심의 - MBC보도에 대한 중징계

'주장과 사실'

분류없음 2009/08/05 16:13 주인장

어떤 사안에 대해 주장은 이렇지만 사실은 이렇습니다. 논쟁과정에서 많이 벌어지는 대처법입니다. "당신은 이렇게 주장하지만 사실은 틀렸고 진짜는 이런거요..."라는 거죠. 매혹적인 방법이지만 한가지 놓치기 쉬운게 있습니다.
  상대의 주장의 맹점을 공격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상대의 말은 '주장'이고 내말은 '사실'이라고 위치지우면서 정작 자신도 '주장'을 말하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주장과 사실을 이용한 논법의 대부분은 이런 맹점에 빠지면서도 그런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디어법에 관련한 논쟁은 보고 듣는 이들이 지겨워하는 냉소주의의 영역으로 빠져들었고 저도 별로 흥이 안 나지만 아래의 기사는 약간의 분노를 느끼게 해 줬습니다.

<주장과 사실>민주당 장외집회 주장 맞나

신문의 방송뉴스 제작이 여론왜곡을 부르는지, 엠비시가 신문의 먹잇감인지, 친여방송뉴스가 존재하는지 등에 대해 민주당이 제기한 주장은 거짓주장이고 사실은 아니라는 뭐 그런 기사입니다.

그런데 기사에서 열거한 사실들의 문제를 지적하기에 앞서 이 논법의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일단 보수신문이 왜곡보도를 일삼는다고 비판하는 방송뉴스나 PD수첩의 경우 이렇게 '주장과 사실'류로 기사를 쓰진 않는다는 겁니다.

논쟁적 사안의 경우 양측의 대립되는 입장을 제시해줘서 그것이 논쟁적 사안임을 확실히 보여준뒤 그 각각의 주장을 다시 사실로 평가해야 합니다. 즉 논쟁과 사실은 확실히 구분해줘야 합니다. 이것이 방송통신심의위가 금과옥조처럼 말하는 논쟁적 사안에 대한 보도의 원칙이고 실은 BBC가 확립한 원칙이죠.

단 그 논쟁의 대립되는 주장 양쪽에 대해 '사실'로서 평가해 어느쪽이 맞는지 판단은 내려줘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기자는 판단을 내리고 무게중심을 정해도 됩니다. - 이 부분에 있어선 BBC와 방송통신심의위가 좀 갈리죠. 방통심의위는 기자도 논평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 실제로 그러면 편파라고 경고를 날리고 있습니다. 50대 50으로 비판하라는 건데 BBC강령은 분명 한쪽에 서도 된다고 말하고 있죠.

그런데 위의 기사는 미디어법 찬성론과 반대론 가운데 반대론만 들어선 그걸 '주장'의 영역에 갖다놓고 찬성론의 논거는 '사실'에다 위치지워서 공격했습니다. 어마어마하고 용감한 방법이죠, 물론 효과는 만점입니다만. 뉴스데스크나 PD수첩에서 저렇게 방송했으면 방송통신심의회가 바로 징계에 착수하겠지만, 위의 저런 기사에 대해선 신문윤리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이런 공격이 유효하려면 그 사실이 명백한 사실이고 제3자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지만 위 기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단적으로 방송기사라면 1분 20초라도 이렇게 논리가 전개됩니다.

- A와 B라는 주장이 있다.
- 그런데 확인결과 A의 주장은 이러저러한 면에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B쪽의 주장은 일정부분 사실이었다.
- 그래서 C는 A가 그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이러저러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개 C는 시민단체거나 전문가집단이 됩니다.)

그런데 위 기사는 간략히 말해 아래와 같은 방법입니다.

- A라는 주장이 있다.
- 사실확인 결과 A가 아니라 B다.

물론 위기사에서도 전문가들이 나오지만 그들의 객관성은 의심하기가 너무 쉽습니다. 방송프로그램도 이 부분에선 완벽한 중립성을 확보하진 못하지만 논쟁영역과 사실영역의 구분을 뒤섞진 않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기사에서 사실이라고 말한 논거들이 사실은 논쟁의 영역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위 기사의 내용을 갖고 말해보면  
 

▶주장=“수구 족벌 신문이 KBS·MBC·SBS·YTN 뉴스를 제작·방송함으로써 여론 독과점이 심화되고 여론이 왜곡된다.”(미디어행동 게시물)

▶사실=지난달 22일 국회에서 통과된 법에 따르면 신문은 지상파 방송 지분을 고작 10%만 가질 수 있다. 신문이 지상파 방송을 겸영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오히려 ‘지상파 3사 독과점’ 체제가 더 공고해졌다. 지상파 방송들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로 케이블 등 뉴미디어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서울대 윤석민(언론정보학) 교수는 “지상파 방송은 이중, 삼중의 보호막에 둘러싸여 있는 셈인데 신문을 상대로 여론 독과점 주장을 한다면 선동에 가까운 얘기”라고 말했다.


  이 부분의 경우 많이 나왔지만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5퍼센트정도의 지분으로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10퍼센트 지분을 '고작'이라고 표현한 건 너무 만용입니다. 신문이 방송을 겸영할 수 있습니다. '단독으론 겸영할 수 없다'라고 좀 세심히 썼다면 문제삼기 좀 어렵겠지만 위기사는 그런 신경도 안 썼습니다.
  또 방송이 지상파 3사 독과점인데 여론 독과점말하는 건 선동이라는 주장도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맞습니다, 지상파 방송은 독과점 맞습니다. 원래 진출이 제한돼 있으니까요. 신문은 '여론의 자유시장' 개념에 따라 입출입이 자유롭고 대신 수많은 신문기업의 경쟁을 보장해 여론의 다양성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반면 방송의 경우 첫 출발부터 전파는 그 영역이 제한돼 있고(지상파 채널은 지금도 5개 정도가 한계입니다) 그래서 '모든 전파는 국민의 자산'이라는 공공성 영역에 속해 있습니다. 그래서 민영이든 공영이든 심사를 거쳐 방송을 허가하고 민영방송에 대해서조차 공공성을 요구하는 겁니다. 출발부터 독점시장일 수 밖에 없는데 독점이라고 욕하면 이건 뭐...



▶주장=“재벌은 방송 뉴스까지 금방 진출할 거다. MBC나 KBS2는 조·중·동과 재벌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민주당 유인물)

▶사실=MBC나 KBS-2TV가 민영화되지 않는 한 누구도 지분 단 1%를 가질 수 없다. 현 정부는 “MBC나 KBS2의 인위적 민영화는 절대로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는 3일 “정부에선 KBS2를 분리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KBS1, KBS2, EBS를 합해 방송공사법(구 공영방송법)으로 묶어 공영성을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MBC의 민영화 여부는 70% 지분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문과 대기업이 MBC와 KBS2를 소유할 수도, 경영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이건 뭐 말할 것도 없습니다. 새로 임명된 방문진 이사들이 MBC 민영화 논의하겠다고 했으니까요. 절대 민영화 안된다고 말한 그대로 중앙일보는 설사 방송 민영화가 추진돼도 그대로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장=“조·중·동이 방송사를 소유하고 뉴스까지 만들면 이명박 정권을 칭송하는 ‘땡박뉴스’에 혈안일 게 뻔하다.”(민주당 유인물)

▶사실=강원대 정윤식(신문방송학) 교수는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청률인데 땡박뉴스를 하면 누가 보겠느냐”며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시청률이 중요하긴 하지만 위 교수님 말대로 시청률이 가장 중요하다면 뉴스데스크 하루 아이템 25개 가운데 15개 정도는 나오지 못할 아이템입니다.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사회의 공적인 가치와 알권리 차원에서 넣어줘야 되는 뉴스들이 있습니다. 또 한편으론 일부는 정치세력, 사회세력의 목소리와 힘을 의식해 넣는 뉴스들이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선 목소리를 넣는 거고 어떤 의미에선 압력을 받아들이는 거죠. 필수과정이지만 이걸 악용하는 경우도 있고 이건 이번 정권에서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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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5 16:13 2009/08/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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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의 공포와 비판

Diary 2009/06/21 15:02 주인장
  PD수첩에 대한 기소가 시끄럽습니다.  정부에선 미디어법 통과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전초전으로 사력을 다하는 것 같은데 사실 기소자체는 다들 예상했던 일입니다. 전직 대통령도 서거하게 만드는 검찰인데 그까짓 피디 나부랭이들 쯤이야 어떻게든 만들수 있는 작품 축에도 안 끼는 '범작'일 테니까요.  '방침'만 내려오면 어떻게든 수사작품 만드는 능력은 우리나라 검찰이 세계 최고일 것이고 그건 우리 국민들 모두가 자랑스러워해도 될 겁니다.

  그러나 저도 우리 검찰의 능력을 다 몰랐던 건 작가의 이메일까지 몇년치를 뒤져서 공개한 겁니다. 이건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기소한 검사는 대학의 헌법학시간에 졸았거나 아니면 아는 것보다 다른 것을 더 중시했나 봅니다.

  제가 들었던 헌법개론 강의에서 헌법분야에서 가장 권위를 갖고 있던 교수님이 즐겨들었던 예 중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학생 여러분 내가 일기를 쓰면서 '나 000은 황제가 되고 싶다, 세상을 바꿔서 내가 황제가 되겠다'라고 했다고 합시다. 그럼 민주공화정을 부인했으니 잡혀가야 할까요?"

우리는 정년퇴임 얼마 남지 않은 노교수의 썰렁한 유머정도로 생각했지만 이 교수님은 이 비유를 재차 강조하면서 황제가 되고 싶다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건 아니면 일기를 쓰건 이건 모두 '양심의 자유'이고 헌법에서 가장 보호받을 자유라고 설명하셨죠.

우리가 흔히 보는 개인이 어떤 정치적 견해나 생각을 글이나 말로 공중에게 전파하는 경우는 사상의 자유로 보호받습니다. 그런데 개인이 사적인 편지나 일기 혹은 다른 친구에게 말하면서 나타난 정치적 견해나 태도는 바로 개인의 양심으로 이건 '사상의 자유'보다 우선하는 '양심의 자유'로서 최고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검찰은 바로 그 양심의 자유를 단번에 파괴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정부를 증오하건 이명박 대통령을 멸시하건 간에 그건 그 사람의 양심의 자유에 해당합니다. 그런 증오나 멸시를 공중이 보는 매체에 개시했다고 해도 사상의 자유 영역에 속해서 허위의 사실이 아닌한 보호받아야 하지만 개인의 E메일에 적힌 내용은 그게 아무리 강한 증오건 멸시건 간에 '양심'의 영역으로 검찰이 뭐라고 말할 것이 못 되는 겁니다.

법을 집행하는 검찰이 헌법을 엿 바꿔먹는 상황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겁니다. 참 위기는 위기입니다.

사족이지만 물론 저라면 이메일에 그렇게 사적인 감정을 적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기소되고 메일이 공개된 사람이 작가라는 건 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피디를 돕는 assistant이지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닙니다. 신분자체가 비정규직에다, 작품이 상을 받을때도 혹은 명예훼손 문제로 법적 쟁송에 가더라도 모두 제외되는 사람입니다. 물론 한국의 피디저널리즘에선 작가들이 스크립트 작성에 깊이 관여하고 있고 이건 기자들의 정통 저널리즘과는 큰 차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작품의 전체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건 피디입니다. 작가까지 기소하는 걸 보니 검찰이 참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어쨌건 이런 상황에서 저 또한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게 조심스러워 집니다. 사실 모든 글을 샅샅이 훝어서 걸고 넘어가려 한다면 불가능한 게 없겠죠. 그게 한국 검찰의 능력이니까요. 물론 저의 글은 별 문제는 없습니다. 기껏해야 아래 아래에 '전직' '이' 대통령을 비판한 글 정도인데 그거야 이미 역사적인 평가도 어느 정도 일치하는 거니까 큰 문제는 아닐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글 쓸때마다 고민하고 할말을 피하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검찰이나 사정당국이 바라는 목표일 텐데 원하는 대로 제가 해줄 필요는 없겠죠.

또 하나 사족입니다.

이 글은 블로그 게시판 분류상 '일상 다이어리'에 올려져 있습니다. 즉 개인의 주관적 견해이자 개인의 기록일 뿐입니다. 다시말해 양심의 자유 영역에 속한 글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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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1 15:02 2009/06/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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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방송통신심의위에 있는 한 인사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먼저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고민은 즉슨 현재의 심의규정을 제대로 들이대면 방송3사의 거의 모든 보도와 시사프로그램이 불공정하고 편파방송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었죠. 결국 새로 위원회가 만들어진 만큼 의욕적으로 심의를 해야겠는데 어느 선까지 잣대를 들이대야 할 지 고민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분이 얘기한 방송통신심의위의 '방송심의에 대한 규정' 가운데 공정성에 대한 부분은 추상적이고 매우 이상적인 내용입니다.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하여야 한다.

바로 이것이죠. 관건은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하라는 것인데 이를 어떻게 적용하는가(사실은 적용해야 할 것이냐부터 문제지만....)에선 보수적인 학자들과 심의기관들은 사실상 기계적인 균형을 강조합니다.

대한민국 뉴스의 기본틀인 1분 20초짜리 리포트들은 이런 식이죠.
'A는 ~~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취재결과 A의 말엔 이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B도 A에 반대해 **라고 말합니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A는 다시 반론을 제기했지만 그래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결국 대립되는 양측의 의견이 나오긴 하되 취재결과 합당한 쪽의 주장이 더 많이 나와서 결론이 있는 완결성 있는 메시지가 되는 겁니다. 이런 보도들이 불공정하다고 본다는 것은 결국 양쪽의견을 똑같은 비중으로 제시하지 않았고  한쪽 편을 들었다는 점을 문제시하는 것이라고 봐야겠죠. 그렇게 치면 뉴스나 시사프로그램 어느 것 하나 안 걸릴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아무튼 방송3사 모두 걸릴 수 밖에 없는 그 심의규정을 가진 심의위에 의해서 지난 한해부터 그리고 며칠전까지 MBC만 계속 걸리고 징계를 받고 있습니다.

  PD수첩의 광우병보도, 그리고 이번에 문제된 방송법보도. 모두 한쪽에 치우친 보도라는 걸 부정하긴 어렵겠죠. 정부의 쇠고기협상이 문제가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미디어법안이 졸속이라는 것, 다시 말해 결론을 가진 즉 비판적 내용입니다.
   대립되는 사안이므로 양쪽의 주장만 나열하고 결론을 내지 마는 게 '공정성'이냐고 반문하면 학자들은 다시 그렇게 기계적 균형을 맞추라는 건 아니라고 말할 겁니다. 그러나 정작 공정성을 따질 땐 다시 양적 균형을 들이댑니다. 정말 답이 없죠. 사실은 공정성의 기준이란 건 계량화 할 수 없고 결국 말 그대로 그 사회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정하다고 느끼는 그 정도가 바로 공정성이라는 동어반복밖에 할 수 없을 지 모릅니다.

  BBC의 제작가이드라인을 보면 '적절한 불편부당성원칙'이 나옵니다. 그 내용은 "노사논쟁이나 정치적 논쟁의 보도에서 논쟁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 사회안의 주요견해들에 적절한 비중을 두는 것'입니다. 일단 50데 50으로 하라는 건 아니죠. 또 BBC의 다른 규정을 보면 제작진이 특정견해를 취하는 것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다시 밝히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어쨌건 그렇다면 '적절한 비중'이 뭐냐는 문제가 남겠죠. 결국은 주요견해를 다 소개하되 지배적 의견과 소수의견은 구분해야 하고 그 구분에 맞춰 비중을 조정하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역시 실제 제작과정에서 판단해야 하는 주관적인 내용이죠.

  결국 저 개인적으론 이번 방송법보도건 광우병보도건 대립되는 두 의견을 모두 보여주고 그러나 어느쪽이 현재 사회에서 지배적인 의견이고 더 옳다고 판단되는지에 대한 논평을 했다면 불공정하다고 낙인찍긴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번 미디어법파문에서 방송통신심의위의 위원들은 미디어법에 대한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배적의견/소수의견의 판단자체를 막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MBC가 반대논리만 집중적으로 전개했다며 균형을 잃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심의에 안 걸리려면 결론없는 찬반 양론만 보여주는 보도만 해야 한다는 얘기아니야고 비판하면 심의위 쪽은 '다시 그건 아니다, 그러나 적절한 균형을 갖추라는 것이다'라고 말할 겁니다. 그러나 그 적절한 균형이 어느정도를 말하는 것이냐고 다시 물으면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겠죠.

  장황한 얘기였지만 결국 적절한 균형이란 계량화 할 수 없는 겁니다. 각자의 주관에 따라 적절할 수도 일방적일 수도 있는 것이죠. 그 모범이라는 BBC의 가이드라인도 '적절한 비중'이라는 선언적 말 밖에 할 수 없는 것이고요. 그래서 다른 나라들 대부분이 방송뉴스나 시사보도의 내용을 심의의 대상으로 삼지는 않고 있는 겁니다. 다만 형식적인 부분, 예를 들어 선거보도에서 각 후보자들의 발언은 똑같은 시간으로 보도해야하는 '동등시간원칙'같이 계량화 가능한 것만 심의하는게 원칙이죠.

  보도에 대한 심의라는 건 그 자체가 사실 결코 중립적 행동이 될 수 없는 겁니다. 정치권력의 의지의 영역이라고 봐야겠죠. 불과 몇해전 탄핵사태 당시를 회상해 보시면 더 좋은 예가 될 겁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에 대한 방송보도를 놓고 불공정했다는 한나라당이나 조중동의 비판이 많았죠. 그러나 당시 심의를 담당하던 방송위원회는 탄핵방송보도를 심의해달라는 보수단체의 요구를 각하해 버렸습니다. 심의착수 2달만에 징계결정을 바로 내린 지금의 상황과는 대조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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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01:15 2009/03/08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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