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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16 주인장 스타2, 이야기의 아쉬움
1998년, 그다지 즐거울 것 없던 대학원생 생활의 한가지 낙은 피시방에 모여 저녁내기 스타크래프트 한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멤버들끼리는 가끔 만나고 있고, 그리고 그 가끔 중 아주 가끔은 피시방에서 다시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12년만에 다시 나타난 스타크래프트2는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 3D로 바뀌고 현란한 색채와 음향효과로 중무장해 최신사양의 컴퓨터로도 버겁게 돌려야 하는 그런 고급스런 게임입니다. 물론 게임자체만으로도 많은 변화를 보여주지만 또하나 중요한 점은 한국의 게임산업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스타크로 만들어진 게임방송과 프로게이머로 대표되는 이 신종산업도 이 분야도 자신들이 가져가겠다는 개발사 블리자드의 움직임으로 급격하고 움직이고 있죠.

그러나 아직 저같은 스타2의 초보유저, 그리고 스타1의 오래된 애호인에겐 아직은 배틀넷은 어색하고 일단은 혼자서 즐기는 캠페인을 깨가며 게임에 익숙해지고 있는 시간들입니다. 그런 대부분 사람들에겐 아무래도 캠페인, 즉  각종 미션을 깨며 게임에 익숙해지고 그 과정을 즐기는 1인용 플레이에 집중하게 되는데 요새 게임들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이 스타2도 캠페인은 하나의 '이야기'형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사실 스타1이 인기를 끈 요인은 물론 우리나라에선 배틀넷이라는 다수 게이머들의 경쟁과 놀이의 장을 만든 것 때문이었지만 외국게이머들에겐 테란과 프로토스, 저그 라는 세종족의 생존을 건 투쟁,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가 게임의 뼈대라는 이야기의 매력도 상당했습니다.

이번 스타2도 전작과 이어지는 이야기뼈대를 가지고 그것으로 미션들을 연결해 캠페인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 특히나 30대까지의 남성들이라면 스타크의 줄거리를 모르는 분은 없겠지만 이번 스타2의 이야기뼈대를 잠깐 얘기하자면 전작의 주인공 '레이너'가 폭압적인 지배자인 멩스크를 상대로 싸우며 혁명을 시도하다가 자신의 옛애인이자 멩스크에 의해 괴물종족 '저그'의 여왕이 된 '캐리건'을 다시 인간으로 돌려놓게 된다는 결말로 끝납니다. 물론 앞으로 확장판이라는 이름으로 후속판이 나와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일단 이번 발매된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의 줄거리는 여기까지입니다.

이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 다른 게이머들처럼 26개의 미션을 깨고 끝을 본 저의 느낌은 뭐랄까 12년전 스타1보다는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게 솔직한 평가입니다. 마치 현란한 CG와 특수효과로 눈은 즐겁지만 내러티브는 약해진 요즘의 헐리웃 블럭버스터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해서 왜 그럴까 조금 생각해봤습니다.

짧은 단견이지만 결국 2가지로 생각되더군요. 하나는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내러티브의 극적인 긴장도가 떨어진다는 거고, 둘째는 단선적인 스토리라인이 아니라 미션도중 선택을 통한 가지치기를 가능하게 한 결과 시도자체는 좋았지만 완결한 이야기로서의 몰입도는 떨어졌다는 겁니다.

스타2의 캠페인의 줄거리를 단적으로 요약하면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은 임무의 성공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중심사건인 캐리건의 인간화라는 임무는 26개 임무들 가운데 마지막 바로 직전 내지 그 앞 3,4번째에서야 제시됩니다. 결국 중심사건이 너무 뒤쪽에서야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죠. 고전적인 헐리웃영화나 소설이었다면 아마도 이런식으로 전개됐을 겁니다.

<고전적인 내러티브형태로 봤을 때 적당했을 경우 '스타2'의 이야기구조>

기 : 주인공 레이너와 조연들 - 타이커스, 맷호너 등 - 등장, 레이너와 멩스크, 캐리건의 관계설명.
승: 레이너에게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과제 제시/ 과제수행 즉 캐리건의 인간화를 위해 필요한  유물모으기 수행
전 : 캐리건의 인간화와 유물모으기를 사주한 사람이 멩스크의 아들이라는 반전 등장. 이때문에 중심과제 수행여부를 놓고 레이너와 부하들 갈등.
결 :  갈등해결,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 결국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음.

이와 같은 기승전결 즉 갈등의 고조와 전환을 거쳐 결말로 이어져야 할 겁니다. 그런데 실제 스타2는 중심과제인 '캐리건의 인간화'의 존재는 스토리의 너무 후반에 등장하고 거꾸로 중심과제 수행을 위한 세부과제인 '유물모으기' 미션이 앞부분의 주된 내용입니다. 결국 유물이 왜 필요한 지도 모르면서 유저들은 이 유물모으기미션들을 깨야하니 몰입도가 떨어지는 겁니다.

<실제 스타2의 이야기구조>
기 : 주인공 레이너와 조연들 - 타이커스, 맷호너 등 - 등장, 레이너와 멩스크, 캐리건의 관계설명.
승: 유물모으기 수행 (유물을 팔아 돈을 모으기 위해서라는 당위성만 제시)
전 : 유물모으기를 사주한 사람이 멩스크의 아들이라는 반전 등장. 멩스크의 아들은 유물로 캐리건을 인간으로 만들수 있다고 설명. 캐리건을 인간으로 만드는 과제수행을 놓고  레이너와 부하들 갈등.
결 :  갈등해결,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 결국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음.

중심과제가 소개되고 그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전개되고 그 최고조에서 하나의 반전이 나온뒤에 해결되는 극적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중심과제의 존재가 반전부분에서 함께 나오니 극적인 감동을 느낄 사이가 없는 겁니다. 특히나 게임유저는 레이너와 동일화가 돼야 하는데 앞부분 미션들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물모으기'의 목적이 단지 돈때문이 돼서야 유저들이 주인공 레이너의 심정에 동조하긴 어렵습니다. 중심과제가 앞서 제시돼 "캐리건을 인간으로 돌려놓기"위해서 유물을 모은다는 설정이었다면 아마도 게임자의 마음가짐은 주인공에 더욱 잘 동화됐을 겁니다.

결국 스토리(인물들 등장해서 갈등해결하는 시간적인 순서)와 플롯(중심사건과 하위사건들의 배열)의 결합이 그다지 유기적이지 못한 것으로 저로선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하나는 선택미션들도 시도는 좋았으나 이야기 몰입에 방해가 됩니다. 미션을 깨다보면 다음과 같은 선택의 상황이 몇개 나옵니다. 위의 경우처럼 A라는 인물을 도울 것이냐 또는 B라는 인물을 도울 것이냐는 선택이 있고 또 미션들도 A행성의 미션을 먼저 수행할 것인가 B행성의 미션을 먼저 수행할 것 인가를 선택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이 캐리건 구하기라는 중심과제엔 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단지 하나의 작은 에피소드로 제한돼 버리죠. 또 어느 것을 선택하건 중심줄거리가 달라지지도 않고 이래선 선택의 의미가 너무 적습니다.

물론 시도자체는 신선한 것이지만 한번 선택해서 다깨본 사람 입장에선 '이거나 저거나'로 결론나니 단선적인 줄거리에 변화는 주는 효과는 없다는 것이죠.

내러티브라는 관점에서 스타2를 잠깐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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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6 13:39 2010/08/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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