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뉴욕타임즈 VR팀의 강연이후 발동한 호기심덕에 트라이베카 영화제의 주요행사인 VR 아케이드를 방문했습니다. 10여개 정도의 VR 영화들을 부스별로 상영하는 형태였습니다.
대개 VR헤드셋과 헤드폰을 끼고 영화를 보는 것이었는데 어떤 영상들은 트리거가 있는 막대기(?)를 이용해 손으로 조작을 해야하는 좀더 상호작용성이 큰 것도 있었습니다.
대충보니 뉴욕타임즈의 VR팀이 만든 영상이 한 3분의 1쯤 되고 이들은 당연히 구글과 함께 한 구글 cardboard 계열의 헤드셋을 이용했고, 그외에 VR 프로덕션들은 Oculus나 삼성기어를 플랫폼으로 하는 영상들을 갖고 나온 듯 했습니다.
부스별로 헤드셋 장비는 1,2개씩만 있다보니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도 좀 기다려야했고 그래서 한 4,5개 정도의 영상밖에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신문 등에서 크게 다뤘던 ALLUMETTE 라는 애니메이션은 4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보지 못해 좀 아쉬웠습니다.
제가 본 것은 Dragonflight, Click effect, The crystal reef, Invasion, SEEKING PLUTO’S FRIGID HEART 등이었습니다.
드래곤 플라이트는 용을 타고 날면서 트리거를 누르면 용의 불을 쏠 수 있는 게임 같은 형태였는데 처음에 용의 등에 타는 것부터 무척 실감이 났습니다. 잘 만들면 VR게임이 게임의 미래가 될 수도 있어보이더군요. 그러나 불을 겨냥해 쏘긴 하지만 그 불로 무언가를 맞추는 부분은 잘 구현이 안되더군요. 이런 뭔가 더 발전할 부분(?)은 다른데서도 보였습니다.
크리스탈 리프는 바닷속을 헤엄치며 산호나 조개를 줍는 영상이었습니다. 트리거가 달린 막대기를 헤엄치듯 손으로 휘저으면 시청자가 VR영상속 바다를 헤엄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헤엄이 쳐지다 안 되다 하더군요. 제 영어가 짧아서 스탭의 조정요령 설명을 잘 못들어서 일 수도 있지만 연신 옆에서 조정을 하는 걸 보니 아직 불안정해보였습니다. 그래도 팔이 아플 정도로 휘저으니 정말 내가 바다속을 헤엄치듯 전진하더군요. 기묘한 체험이었고 가끔 바다바닥으로 가라앉을 때는 진짜 가라앉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미 강연으로 조금 접했던 뉴욕타임즈의 명왕성 VR영상도 인상적이더군요. 뉴호라이즌이란 탐사선이 보내온 정보를 바탕으로 명왕성의 광활한 표면을 구성해낸 것 참 대단한 기술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VR은 확실히 단순히 어설픈 새로움 단계는 넘어서긴 했습니다. 3,4편을 보고나니 좀 어지러움을 줬는데 그정도로 실제같이 감각을 속일 정도로 발전된 영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사용자가 조작하는 부분에서는 제대로 구현이 안됐습니다. 아직 기술적 발전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또 VR체험이 가지는 한계도 있습니다. 극장에서의 영화체험은 스크린에의 몰입이란 점에서 개인적 체험이지만 수백명의 관객이 한 자리에 앉아 동시에 시청하는 규모의 경제가 있고 동시에 스크린을 주시하는 중간중간 옆에 다른 관객의 반응을 볼 수 있는 상호작용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VR은 헤드셋과 헤드폰으로 외부와 단절되는 극히 1인의 개인적인 체험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감각은 확대되지만 개인의 고립되는 모순이라고 할 까요. VR은 극히 개인적인 체험이라는게 핵심입니다.
아무튼 VR이 IT산업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는 있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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