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학교의 극장에서 있었던 영화상영과 간담회. 여기 영화과 교수가 만든 영화인 ’99 home’를 상영하고 감독과 역시 여기 경제과 교수인 스티글리츠가 대담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영화는 2008년 금융위기발생이후 닥쳤던 housing crisis를 다뤄고 있는데 금융위기로 집값이 폭락하고 모기지상환이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집들을 차압하고 거주자들이 쫓겨났던 일을 다루고 있다. 사실 난 잘 몰랐던 일인데 2008년부터 4년사이에 4백만가구의 집이 차압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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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압된 집을 거래하는 악덕 부동산업자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 주인공이 먹고살기 위해 그 업자와 함께 일하며 자신도 똑같이 사람들을 쫓아내는 일을 하다가 어떤 계기로 결국 뉘우치게 되는 스토리는 사실 너무 뻔한 것. 그러나 사실을 기반으로 전형적인 사례로 만든 스토리이기에 전달력은 강한 편이었다. 60초만에 끝나는 은행과 주민들간의 차압소송, 무자비한(한국보다는 비교안되게 신사적이지만) 퇴거, 경제위기로 자신들은 구제금융을 받았으면서도 주민들에게 시간을 안주고 집을 뺏는 은행과 부동산업자들의 부도덕 등. 우리도 가계부채 등 비슷한 경제위기의 뇌관을 갖고 있지만 미국처럼 부도덕한 은행과 그를 뒷받침하는 정부 vs 주민들 같은 선명한 대립 구도는 아마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무절제하게 빚진 개인, 운 나쁘게 직업 잃은 사람들’의 개별적이고 개인적인 고난들로 개인들의 이야기가 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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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감독은 1%가 99퍼센트의 부를 가져가는 현상을 비판한 스티글리츠의 저서에서 영감을 얻어서 이 영화의 제목도 지었다고는 하는데 정작 대담 시간이 짧아서 스티글리츠의 논평은 많이 듣지 못했다. 그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나름 진지하게 비판적 질문을 던져보던 학생청중들이었는데 역시 스스로를 ‘revolution club’회원이라 소개하던 학생들이었다. ‘나는 지금 시국을 이러저러하게 생각한다’며 월가와 정부의 음모를 장황하게 말하려다가 정작 질문은 시간이 없어 하지 못하는 모습은 참 언젠가 많이 보던 모습 같았고, 행사가 끝나고서 그 회원들이 맑시스트의 강연에 오라는 찌라시를 나눠주는 것도 뭔가 익숙한 낯설음이었다. 물론 이 한 줌도 안되는 동호회 회원들이 대표성이 있을리 없지만 적어도 이들이 쉽게 대립전선을 긋고 규정할 ‘기존의 낡은 체제’가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샌더스 열풍의 한 반증아닌가 쉽다. 반면 우리는 분명 미국 이상으로 문제가 많지만 하나로 규정해 대립해 싸울 ‘낡은 체제’를 규정짓기는 쉽지 않다. 그런 근본적 모순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안 보이게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선 아마도 많은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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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06:14 2016/02/1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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