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의 독재

Diary 2015/12/18 13:20 주인장
“Tyranny of the weak” 그래도 연수 온 곳의 지도교수님 책 한 권 정도는 읽어줘야 하지 않겠냐 하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던 찰스 암스트롱 교수의 ‘Tyranny of the weak’를 몇 달 만에 겨우 읽었다. 읽은 기간이 길다보니 책 중심주제를 잊어버리곤 했지만 요약하자면 힘의 논리만이 작용하는 국제정치에서 실제로 보면 의외로 경제, 군사력으로 정말 약한 약소국이 강자들 사이에서 의외로 제 목소리를 내고 심지어 강자들을 조정하기까지 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고 바로 이 시각으로 북한의 국제정치를 들여다 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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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런 약자의 전제정치를 행할 수 있었던 요인은 미국과 소련, 중국 사이의 대립이라는 국제정세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리더십구축이라는 내부요인이 결합하지만 그래도 알기 쉽게 한가지만 들자면 중국과 소련이란 두 강대국을 갖고 논 외교술이다. 그 옛날 80년대 국정교과서에서 ‘등거리외교’란 단 한마디로 퉁치고 넘어간 그것인데...사실 그리 간단하고 무미건조한 말로 넘어가기엔 북한의 외교술은 지금도 그렇지만 참 영리하고 주도면밀하고 극히 생산적이기도 했다. 중소가 사이가 좋던 시절에는 “중국도 기꺼이 도와준다고 했으니 소련형님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하는 식으로 서로를 경쟁시켜 지원을 따낸다. 이것이 1차원적인 따내기 전술이라면 더 고차원적으로는 정보를 감춰서 더 좋은 선택을 얻어내는 고차원적 전술도 쓴다. 그래서 중국과 비밀리에 상호방위협정을 맺은 뒤에 불과 한 달 뒤에 모스크바를 가서는 중국과의 협정 사실을 숨긴 채 “소련형님과만 맺는 겁니다”라는 식의 수사로 소련과도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한다. 그런가 하면 김일성의 독재에 방해가 되던 북한내의 친중, 친소파들을 제거하면서도 김일성은 중국을 찾아가서는 “일전에 내가 맘에 안 든다고 나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려고 하셨다면서요? 소련형님이 얘기해주던데요.”하면서 협박해서 많은 지원을 뜯어내고 소련에 찾아가서는 다시 반대얘기로 또 뜯어낸 것이다. 중국과 소련이 서로 대립한 60년대 이후에는 북한을 서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두 강국을 경쟁시켜가며 본격적으로 각종 지원을 뜯어낸다. 이렇게 다른 나라의 지원을 마구 받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모순되게도 자립을 강조하고 주체라는 이데올로기까지 만들어 자신의 종속성을 감추고 오히려 제3세계에는 ‘탈식민지 경제성장국가’로 자신들을 포장하기까지 한다. 물론 우리가 실제 역사를 통해 알듯이 대가없이 누리던 북한의 ‘약자의 전제정치’는 결국 뒤늦게 청구서를 받게 된다. 자립을 강조하며 국가 주도로 하던 계획경제는 삐걱대다 결국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외부지원도 못 받자 파탄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또 특이하게도 이 실패의 대가를 정권이 치른 게 아니라 일반시민들만이 궁핍한 삶으로 치렀고, 세습국가 북한의 리더십은 유지되고 말았다. 이 책은 이런 북한의 ‘약자의 전제정치’ 과정을 국제정치적 시각으로 보여주되 결국 내부적으로는 실패하고만 북한의 경제건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습독재체제 완성에 성공한 모순적인 이유를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책의 논리들로 보면 중국과 소련 어느 한편에 완전히 속할 수 없었기에 자기들만의 이념이 필요했고, 또 경제적으로는 외부지원에 의존하는 현실을 감출 필요도 있었기에 자립을 강조하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었고 그를 통해 내부적으로 지도자의 리더십은 계속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수보고서 쓰는 데는 별 도움은 안 될 내용이었고 오히려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 껴 있는 형국인 우리나라의 외교관들이 읽어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도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경쟁을 이용해 얻어낼 것이 많을 것이고 특히 빈약했던 북한보다는 우리는 그런 외교적 지렛대로 이용할 자원도 풍부하다. 하지만 뭐 요새 KFX문제라든지 일본 방위성에게 망신당한 일이라든지 이런 것을 보면 'Tyranny of the weak'는 고사하고 약한자의 약체정치가 계속 이어질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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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8 13:20 2015/12/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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