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Jersey & New York'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6/06/27 주인장 게임으로 바뀌는 세상? Game4change 페스티벌.
  2. 2016/04/22 주인장 VR Arcade in Tribeca Film Festival
  3. 2016/04/10 주인장 스페이스X의 발사현장
  4. 2016/03/19 주인장 인간적 의무와 기억
  5. 2016/01/11 주인장 두번째 가본 링컨센터와 뉴욕필
  6. 2015/09/27 주인장 맨하탄 북쪽, 혹은 할렘 - Columbia Unversity
  7. 2015/09/08 주인장 험난한 뉴저지 운전면허 따기
  8. 2015/08/06 주인장 뉴저지 생활의 시작

지난번 트라이베카 영화제를 다녀온 뒤 가끔 그 영화제 사무국에서 다른 영상관련 행사를 안내하는 메일을 보내오곤 했습니다. 별로 관심없이 지워버리곤 했는데 지난주에 ‘Game for Change‘란 행사의 입장권을 할인해준다는 메일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일반적인 게임쇼라면야 E3가 라스베가스에서 비슷하게 이달에 열렸죠. 근데 이 게임페스티벌의 사이트를 들어가보니 게임을 통한 사회변화라는 아주 거창한 주제를 담고 있더군요. 페스티벌 프로그램도 게임과 뇌과학, 교육, 사회이슈를 다루는 세션들로 나뉘어져 있었고요. 게임계의 선댄스영화제라고 할 수 있게 게임의 상업성보다는 게임을 통한 사회변화를 본다는게 이 행사의 취지라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생긴 호기심덕에 게임과는 관련없는 일을 하면서도 한번 가봤습니다.

행사장인 파슨즈스쿨에 가보니 게임개발자들외에도 영상산업전문가, 게임을 응용한 치료나 시술을 하고 있는 의사와 심리학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강연을 하고 교육게임들의 전시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교육에 관한 행사들을 보면 인지과학의 자료를 근거로 게임이 반복학습의 가장 좋은 도구라며 교육 소프트웨어에 적극적으로 응용하자는 강연에 실제 교실에서의 게임이용 사례, 과학과 수학지식을 자연스럽게 익혀주는 게임전시 등이 눈을 끌었습니다.

게임산업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은 세션도 있었는데 일부 밖에 듣지 못했지만 비디오게임산업이 영상과 레코드 산업을 합친 것보다 커지고 있고 게임개발에 종사하는 사람도 앞으로 미국에서 130만명에 달하게 되지만 미국내 관련학과 졸업생으론 그 인력수요의 3분의 1밖에 채우지 못한다는 강연도 흥미를 끌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를 끈 건 ‘Project Syria‘란 제목의 Ralph Virtuccio 카네기멜론대 교수의 강연이었습니다. 시리아난민에 대한 영상을 전문적으로 제작해온 저널리스트 Noonny de la pena가 만든 동명의 VR게임을 보여준 뒤 VR기술이 미래 저널리즘에서 가지는 의미까지 확장시켜 설명한 강연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시리아난민들이 겪은 전쟁과 난민캠프의 경험을 VR게임으로 느끼게 실제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는데 게임이용자들은 난민들의 고통에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는 등 감정이입의 체험을 하게 됩니다. 강연자는 이것이 VR기술을 이용한 immersive 저널리즘의 사례라며 VR은 이렇게 타인의 처지를 공감하게 되는 ‘empathy’ 머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런 공감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는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VR의 힘을 너무 과신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VR을 경제적 측면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메시지화 도구라는 커뮤니케이션측인 면에서 조명한 시각이 신선했습니다.

물론 고질적인 영어 이해력 부족과 시간 부족으로 들어본 강연은 몇개 안됐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공감한 내용을 얻어 다행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6/06/27 11:33 2016/06/27 11:33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eadship.pe.kr/tc/rss/response/165

댓글+트랙백 ATOM :: http://leadship.pe.kr/tc/atom/response/165

지난번 뉴욕타임즈 VR팀의 강연이후 발동한 호기심덕에 트라이베카 영화제의 주요행사인 VR 아케이드를 방문했습니다. 10여개 정도의 VR 영화들을 부스별로 상영하는 형태였습니다.

대개 VR헤드셋과 헤드폰을 끼고 영화를 보는 것이었는데 어떤 영상들은 트리거가 있는 막대기(?)를 이용해 손으로 조작을 해야하는 좀더 상호작용성이 큰 것도 있었습니다.

대충보니 뉴욕타임즈의 VR팀이 만든 영상이 한 3분의 1쯤 되고 이들은 당연히 구글과 함께 한 구글 cardboard 계열의 헤드셋을 이용했고, 그외에 VR 프로덕션들은 Oculus나 삼성기어를 플랫폼으로 하는 영상들을 갖고 나온 듯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스별로 헤드셋 장비는 1,2개씩만 있다보니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도 좀 기다려야했고 그래서 한 4,5개 정도의 영상밖에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신문 등에서 크게 다뤘던 ALLUMETTE 라는 애니메이션은 4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보지 못해 좀 아쉬웠습니다.

제가 본 것은 Dragonflight, Click effect, The crystal reef, Invasion, SEEKING PLUTO’S FRIGID HEART 등이었습니다.

드래곤 플라이트는 용을 타고 날면서 트리거를 누르면 용의 불을 쏠 수 있는 게임 같은 형태였는데 처음에 용의 등에 타는 것부터 무척 실감이 났습니다. 잘 만들면 VR게임이 게임의 미래가 될 수도 있어보이더군요. 그러나 불을 겨냥해 쏘긴 하지만 그 불로 무언가를 맞추는 부분은 잘 구현이 안되더군요. 이런 뭔가 더 발전할 부분(?)은 다른데서도 보였습니다.

크리스탈 리프는 바닷속을 헤엄치며 산호나 조개를 줍는 영상이었습니다. 트리거가 달린 막대기를 헤엄치듯 손으로 휘저으면 시청자가 VR영상속 바다를 헤엄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헤엄이 쳐지다 안 되다 하더군요. 제 영어가 짧아서 스탭의 조정요령 설명을 잘 못들어서 일 수도 있지만 연신 옆에서 조정을 하는 걸 보니 아직 불안정해보였습니다. 그래도 팔이 아플 정도로 휘저으니 정말 내가 바다속을 헤엄치듯 전진하더군요. 기묘한 체험이었고 가끔 바다바닥으로 가라앉을 때는 진짜 가라앉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미 강연으로 조금 접했던 뉴욕타임즈의 명왕성 VR영상도 인상적이더군요. 뉴호라이즌이란 탐사선이 보내온 정보를 바탕으로 명왕성의 광활한 표면을 구성해낸 것 참 대단한 기술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VR은 확실히 단순히 어설픈 새로움 단계는 넘어서긴 했습니다. 3,4편을 보고나니 좀 어지러움을 줬는데 그정도로 실제같이 감각을 속일 정도로 발전된 영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사용자가 조작하는 부분에서는 제대로 구현이 안됐습니다. 아직 기술적 발전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또 VR체험이 가지는 한계도 있습니다. 극장에서의 영화체험은 스크린에의 몰입이란 점에서 개인적 체험이지만 수백명의 관객이 한 자리에 앉아 동시에 시청하는 규모의 경제가 있고 동시에 스크린을 주시하는 중간중간 옆에 다른 관객의 반응을 볼 수 있는 상호작용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VR은 헤드셋과 헤드폰으로 외부와 단절되는 극히 1인의 개인적인 체험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감각은 확대되지만 개인의 고립되는 모순이라고 할 까요. VR은 극히 개인적인 체험이라는게 핵심입니다.

아무튼 VR이 IT산업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는 있어 보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6/04/22 13:40 2016/04/22 13:40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eadship.pe.kr/tc/rss/response/164

댓글+트랙백 ATOM :: http://leadship.pe.kr/tc/atom/response/164

일주일간의 봄방학을 맞아 플로리다를 다녀왔습니다. 봄이라곤 하지만 가끔씩 한파가 오는 뉴욕에 있다가 썬샤인 스테이트로 가니 기분이 새로와 지더군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지만 특히나 마지막 케네디 우주센터를 방문해선 기대치 못했던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겐 우주왕복선 발사의 현장으로 케이프 커네버럴(Cape Canerveral)이란 지명으로 더 익숙한 곳입니다. 그런데 센터가 있는 섬으로 들어가는 2차선 도로가 차량의 장사진으로 막혀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라곤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닌데 이유는 우리가 찾은 날 로켓발사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전에 로켓발사 일정을 확인하고 방문일을 정하긴 했지만 발사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직접 담당부서는 아니었지만 나로호 발사때 연기와 발사실패때문에 몇번이나 방송을 다시 준비했던 동료들을 보고 도왔던 기억때문이었죠.

발사를 지켜볼 수 있었던 새턴V센터앞 잔디밭은 구경 나온 사람들이 적당히(?) 몰려있었습니다. 그날 만명이상이 방문했다는데 이곳 사람들로서도 로켓발사를 보는게 그렇게 아주 흔한 일은 아닐 것이고 무엇보다 이날의 로켓은 나름 의미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앨런 머스크가 주도한 스페이스X 로켓, 즉 1단 추진체를 회수할 수 있는 신기술 로켓의 첫 실전 데뷔무대였던 것입니다.

이윽고 발사시간인 4시 43분 카운트다운이 방송으로 흘러나오더니 저의 우려섞인 기대와는 달리 로켓은 정확히 ‘우르릉 꽝꽝‘하는 소리와 함께 솟아올랐습니다. 물론 워낙 넓은 센터인 만큼 해협건너편 발사대와 관중석은 거리가 멀어서 로켓은 작게 보였지만 소리는 그곳까지 크게 진동하며 들리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발사에 대한 안보뉴스가 넘치고 있지만 우리도 로켓자체에 대한 기술개발을 제대로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뒤늦게 따라 들었습니다. 더구나 한 기업가의 모험정신이 결국 기술적 난관을 돌파해냈다는 사실이 더욱 부럽게 다가옵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6/04/10 08:58 2016/04/10 08:58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eadship.pe.kr/tc/rss/response/162

댓글+트랙백 ATOM :: http://leadship.pe.kr/tc/atom/response/162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일관계 전망 세미나.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와 일본전문가인 Sheila Smith 박사가 토론자로 나섰는데 주제 덕분인지 한국과 일본의 총영사가 참석하고 빈자리가 없이 꽉 찼다. 하지만 역시 주제가 너무 일반적인 만큼 심도는 없었고 질의응답시간도 부족한 편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상적인 부분은 허바드 대사도 그렇고 미국청중들은 한일 간의 관계의 의미를 중국과의 파워게임에서 찾고 있었다. 즉 새로운 강국인 중국에 대항하는 미국, 일본, 한국의 공동전선을 세우는데 있어 한일관계가 어떻게 방해가 안 되게 유지될 지하는 지극히 미국적인 관점이었다. 뭐 미국입장에서 너무 당연한 것이긴 하다. 허바드 대사나 미국청중들의 관심은 이쪽인 듯 했다. 그런데 오히려 일본전문가인 Sheila Smith 는 위안부합의에 논의를 집중했고 이 합의가 효과를 보려면 각국 정부가 어떻게 국내적으로 소통을 잘 해야 하는지 과제를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이 고령 인만큼 그들이 생을 마치기 전에 답을 주어야하고 이 문제는 외교나 정치적 문제이전에 인간의 문제로 화해도 인간적인 과정으로 해결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정부는 미디어나 시민사회를 상대로 이 문제에 대한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고 일본도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한국을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비판이 활발한 한국시민사회의 여론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을 곁들였다. 극히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주최 측이나 한국 쪽을 대변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일본전문가가 이렇게 지적하고 나서는 것이 좀 의외긴 했다. 심지어는 이 문제에 대한 질문도 한국청중이 아니라 일본청중이 했다. 물론 “위안부문제로 피해 입은 건 오히려 국가의 자존심에 큰 상처 입은 일본이라며 이 합의에 일본도 만족 못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되겠냐”는 극우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사람의 질문이었다. 스미스 박사의 말대로 비인간적 범죄의 피해자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건 사회와 구성원들의 인간적 의무일 것이다. 민족주의나 외교적 사안이전에 말이다. 방치한다면 사회가 그런 비인간적 일이 또 일어나는 것을 막을 힘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그 사회에도 큰 병폐가 될 수 있다. 물론 그런 범죄가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고 다 같이 잊어버리는 것도 나름 해결책일 수 있다. 가해자인 일본은 그쪽이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하고 ‘이제 더 얘기하지 말자’는 합의를 한 것인데 우리가 일본의 입장을 따라갈 수는 없다. 위로하고 치유하고 그러기 위해 기억하는게 우리의 인간적 과제일 것이다. 사족이지만 내가 사는 포트리 바로 옆 뉴저지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이 있는 팰리세이즈파크 도서관에는 미국 교포들이 세운 소녀상이 있다. 팰팍 도서관을 자주 가면서도 최근에야 알아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6/03/19 11:39 2016/03/19 11:39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eadship.pe.kr/tc/rss/response/161

댓글+트랙백 ATOM :: http://leadship.pe.kr/tc/atom/response/161

10여년전 클래식 음악 기사를 쓴 적이 있지만 사실 음악, 특히나 클래식과는 그리 친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장에 3만원 좀 넘는 마티네 프로모션 표를 살 기회가 있길래 또한번 링컨센터에 갔습니다. 이번엔 얘도 데려갔는데 현악4중주 부분에선 내 어깨에 기대 숙면을 취하더군요....ㅎㅎ 그래도 오케스트라의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연주는 난리치지 않고 잘 들어줘 다행이었습니다. 내게 인상적이었던 건 오케스트라 연주전 지휘자 길버트의 인사와 곡소개였습니다. 마이크를 손에 쥐고 웃으며 관객들 앞에 서서는 새해 인사를 했는데 평범한 인사를 하다 마지막에 "올해 2016년엔 해피뉴이어 하시고 특히 'right president'도 고르시기 바란다"고 끝을 맺었습니다. 관객들의 폭소가 터지는 상황은 당연히 특정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 에 대한 의식때문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곡과 작곡가에 대한 유머러스한 해설을 이어갔습니다. "알콜로부터 자유로왔던 유일한 7년간의 시절"에 쓴 곡이라든지 "마지막 악장은 우울한 것이 특징인데 뛰어난 연주로 그 우울함을 여러분에게 전하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는 등의 애드립을 자유롭게 구사했습니다.(물론 내가 못 알아들은 유머가 훨씬 더 많았지만..) 뉴욕도 이제 추워져 박물관이나 공연장이 붐비는 시즌인데 나는 그래도 센트럴파크 구경이 맘이 가볍네요. 교양은 다 어디 갔나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6/01/11 00:11 2016/01/11 00:11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eadship.pe.kr/tc/rss/response/159

댓글+트랙백 ATOM :: http://leadship.pe.kr/tc/atom/response/159

2학기 동안 다닐 컬럼비아대의 캠퍼스는 생각이상으로 아름다왔습니다. 사실 아이비리그에 속한 학교라는 명성, 그리고 맨하탄에 있는 사립대라는 이미지, 그러나 할렘 한복판에 있다는 여러가지 성격이 겹쳐서 어떤 학교일지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겉모습만 볼따름이지만 적어도 그 겉모습은 캠퍼스의 건물들은 인상적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컬럼비아대의 원래 중앙도서관이었고 지금은 법학도서관은 로우 라이브러리입니다. 지혜의 여신인 아테네상이 그 앞에 자리하고 있고 계단광장이 있습니다. 이 아테네상 아래부분에 진짜 작게 올빼미상이 있는데 이것을 제일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 수석졸업한다는 전설이 있다는군요. 과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우 라이브러리가 컬럼비다애 캠퍼스의 북쪽 중심이라면 남쪽은 중앙도서관인 버틀러 도서관이 중심입니다. 이렇게 중앙광장의 남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컬럼비아 캠퍼스는 모닝사이드라는 언덕지대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래서 남쪽 버틀러 도서관은 낮고 북쪽 캠퍼스들보다는 낮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불균형이 잘 안 느껴지게 자연스럽게 계단광장으로 연결되고 있지요. 이런 캠퍼스의 대강의 모습은 사실 20세기 중반에 완성됐는데 낙후된 맨하탄 북부개발의 하나로 기대를 모았다는군요. 하지만 가난한 할렘과 월 5만달러 이상을 내는 학생들이 다니는 아이비리그 학교는 그닥 조화롭지는 않은 듯 합니다. 그래도 이전에는 그야말로 학교캠퍼스와 주변이 담과 건물로 단절돼 있었는데 렌조피아노라는 유명 건축가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상당히 개방적인 캠퍼스로 구성이 바뀌었다고는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역시 뭐니뭐니 해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서관의 리딩룸이었습니다. 일단 3층 높이 천장을 가진 리딩룸은 규모로 압도적이었고 중세풍의 책장들은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물론 달리 보면 엄청난 공간 낭비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학도서관을 저렇게 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층을 나눠서 더 많은 책상을 확보하는게 낫겠죠.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짧은 체류기간이나마 지식을 얻어가고 싶지만 역시 언어의 장벽이 그 꿈을 제한하고 있네요. 영어의 벽을 깨는 건 이제 이 나이에 불가능할 것이고 청강하는 수업의 내용 반만 알아들을 수 있으면 원이 없겠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2015/09/27 06:42 2015/09/27 06:42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eadship.pe.kr/tc/rss/response/155

댓글+트랙백 ATOM :: http://leadship.pe.kr/tc/atom/response/155

미국생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입니다. 대부분 대중교통보다는 자기소유 차를 이용해야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자동차 구입과 운전면허증 따기는 미국 정착의 중요한 관문 중 하나입니다. 이중 저는 운전면허증 따기, 더 자세히는 뉴저지에서의 운전면허증을 딴 저희 가족의 예를 보여드릴까 합니다. 체계적인 설명들은 인터넷에도 많이 있지만 실제 와보면 조금씩 상황이 달라집니다. 저희 가족의 예도 단지 하나의 예가 되겠지만 그래도 역시 ‘다른 그리고 힘든 경험’의 한 예가 될 것입니다.

일단 뉴저지주는 한국면허를 그대로 인정해주거나 바로 미국면허로 바꿔주지 않습니다. 한국면허와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져올 경우에 한해 필기시험만 보고 미국면허로 바꿔줍니다. 뉴욕주처럼 실기까지 보게하 는 곳보다는 낫지만 관문이 하나 있는 것이죠. 근데 실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건 필기시험 자체보다는 필기시험을 보기 위해 준비해야할 서류들과 Motor Vehicle Commission 즉 자동차국에서의 줄서기입니다. 뉴저지주에서는 운전면허를 따든 자동차를 등록하건 간에 신청자는 우선 ‘6point-ID verification program’에 따른 서류를 준비해야합니다. 쉽게 말해 신청자의 신원을 증명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해야하는 것인데 그 서류점수가 6점입니다. 이 6점은 또 4가지 종류의 서류들로 구성됩니다.

1) 최소한 한가지의 primary document
2) 최소한 한가지의 secondary document
3) 사회보장번호 또는 사회보장번호를 받지 못할 경우 Denial Letter
4) 주소증명서류

이에 대한 설명글은 많지만 여기서 간단히 말하면 우선 primary document로 외국인들은 여권과 비자, DS2019와 I94를 한 세트로 내게 되는데 이것이 4점을 충족시킵니다. 그러고 나서 나머지 2점은 두 번째인 secondary document에서 채우게 됩니다. 보통은 현지은행에서 발행해주는 account statement나 ATM카드로 채우곤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준비 서류인 사회보장번호는 J1비자를 가진 연수자 본인은 사회보장국 사무소에서 발행한 사회보장카드를 제시하고 사회보장번호를 받을 수 없는 J2비자를 가진 연수자 가족들은 역시 사회보장국 사무소에서 내주는 denial letter(사회보장번호를 받을 자격이 안 돼 거절하지만 신분은 확실하다는 의미의 서류)를 제시해야 합니다. 단 사회보장카드의 경우는 이 자체가 1점짜리 Secondary document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소증명서류는 거주지 주소가 나온 은행의 statement나 전기, 가스회사의 고지서 중 하나를 내면 됩니다. 저희 가족의 경우는 저는 여권, 비자, DS2019 등 세트/ 사회보장카드, 은행 발행 statement 로 6점을 채웠습니다. 또 아내의 경우는 여권 등 세트 / A은행 statement, B은행 ATM카드로 채웠습니다. 은행 Statement는 1점짜리 서류인 동시에 주소지 증명 서류 역할도 합니다. 물론 따로 주소증명용 서류를 더 챙겨도 무난합니다. 여기까지는 원론이라 할 수 있고 저희의 실제 사례를 이제 풀어보겠습니다. 저희는 사회보장번호 카드가 일찍 나와서 입국 둘째 주에 자동차국을 방문했습니다. 8시에 문 연다 해서 7시반에 도착했지만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 긴 줄입니다. 건물을 반쯤 감싼 긴 줄이 이미 있었습니다. 이렇게 밖에서 길면 1시간 줄서게 된다고 하는데 저희는 일찍 와서 30분 정도 줄 선 뒤 안에 들어갔습니다. 안에 들어가도 역시 줄을 또 서야 하는데 줄 서서 2번에 걸쳐 6점 서류를 체크받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저나 아내 다 잘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관문이 문제였습니다.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비자, DS2019등의 서류를 다시 전산상으로 확인하는 절차 즉 SAVE 인증을 거쳐야합니다. SAVE는 The Systematic Alien Verification for Entitlements의 약자로 미국의 각종 정부기관이 민원을 신청한 외국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전산망입니다. 문제는 저는 확인이 완료됐는데 아내의 경우에는 DS2019에 있는 번호가 SAVE상의 번호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로선 황당한 말이었습니다. 학교에서 DS2019를 잘못 발행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그렇게 번호가 틀렸다면 분명 입국에서부터 문제가 생겼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자동차국 공무원은 이민국에 가든지 해서 DS2019를 다시 만들고 확인하라며 인터넷으로 조회할 SAVE 인증번호를 대강 적어주고는 더 이상의 질문을 거부한다며 밀어냈습니다. 결국 그래서 아내는 시험을 볼 수 없었고 저만 시력검사와 필기시험을 거쳐 운전면허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경우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큰 걱정을 낳았습니다. 사실 이 SAVE 확인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많습니다. 입국이후 이민국의 전산확인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 특히 J2비자로 온 가족들의 경우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차원이 다른 것이죠. 자동차국 공무원 말대로 이민국까지 가야한다면 정말 문제인 것이 이민국은 인터뷰 약속 잡는 것만 거의 한 달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걱정에 사로잡힌 저희는 바로 다음날 DS2019를 발행한 제 연수기관 컬럼비아대학교의 국제학생사무소를 방문했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사무소 직원도 황당해 하더군요. 이름이 복잡해 잘못 입력되거나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서류번호가 틀리는 경우는 없었다며 조회를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서류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직원의 설명으로는 학교의 전산망은 SAVE와 연결돼 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자동차국의 전산조회가 잘못된 것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워싱턴의 미국 국토안보부 직원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토안보부!?’ 사실 이 말에 저나 아내는 당황했습니다. 그럴 것이 도대체 우리의 서류에 무슨 문제가 있길래 미국의 대테러기관인 국토안보부까지 등장해야하는지 걱정스러웠으니까요. 하지만 과정을 알고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학교가 연수자를 초청하는 서류인 DS2019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국토안보부에 연수자에 관련된 정보를 보내 확인을 받습니다. 결국 DS2019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해 줄 곳도 국토안보부인 겁니다. 결국 학교직원이 국토안보부의 직원에게 메일을 보냈고 국토안보부 직원은 다시 뉴저지 자동차국에 제 아내의 서류에 문제가 없다고 연락을 띄웠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는데 5일이 걸렸고 학교직원은 저희에게 다시 자동차국으로 가도 좋다며 그러나 혹시 또 안 되면 자동차국의 매니저를 만나라고 했습니다. 자동차국 공무원의 고압적 자세를 생각하면 매니저를 만나는 건 주저되는 일, 한국적 이야기로 바꾸면 한마디로 민원인이 “책임자 나오라고 해!”라고 외치는 거니까요. 그래서 가슴 졸이며 두 번째로 자동차국을 찾았습니다. 첫 번째 방문이후 1주일 만이었습니다. 기나긴 줄을 다시 서서 ID체크를 끝내고 다시 전산조회. 저와 아내는 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매니저를 만나고 싶다는 말을 해야 하나를 고민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엔 전산조회에서 통과됐습니다. 미국, 특히 뉴저지에서의 운전면허증 따기, 시험 자체보다는 시험장까지 들어가기가 힘듭니다. 6점 서류를 만들기 위한 귀찮으면서도 시간 걸리는 작업들, 그리고 SAVE 인증의 지연, 심지어는 저희 가족처럼 SAVE 기록의 불일치 문제까지... 저희 가족과 같은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지만 일단 DS2019의 문제는 발행기관인 학교, 그중에서도 연수자나 유학생을 돕는 게 일인 국제학생 사무실을 찾는 것이 방법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처음에 왜 자동차국직원이 우리 기록이 틀리다고 퇴짜를 놓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첫 입국시 공항의 입국심사대직원이 입력을 잘못한 것인지, 자동차국 공무원이 기록을 잘 못 본 것인지, 아니면 SAVE 전산망의 문제였는지... 아무튼 악명 높은 미국 자동차국과 관련된 또 하나의 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5/09/08 08:04 2015/09/08 08:04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eadship.pe.kr/tc/rss/response/154

댓글+트랙백 ATOM :: http://leadship.pe.kr/tc/atom/response/154

이번 8월부터 1년간 미국 뉴저지에서 생활하게 됐습니다. 컬럼비아대의 웨더헤드 동아시아연구소라는 곳의 방문연구원 자격을 얻어 1년간 연수를 하게 된 거죠. 재충전으로는 좋은 기회이지만 그동안 일이 많아 사전준비가 안됐고 그래서 어려움도 많네요. 이 블로그를 네이버로 옮길까 싶기도 했지만 일단 유지하면서 새롭게 미국생활 얘기로 채워볼까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은 숙소에서 바라본 맨하튼입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아주 작게 보이는 베란다가 있는데 바로 이점이 숙소의 거의 유일한 장점이 되겠죠.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2015/08/06 09:33 2015/08/06 09:33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트랙백 RSS :: http://leadship.pe.kr/tc/rss/response/153

댓글+트랙백 ATOM :: http://leadship.pe.kr/tc/atom/response/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