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맞이 기획을 내라는 캡의 닥달에 생각만 거듭하던 저는 그다지 새롭지는 않고 사건기자에겐 전혀 안 맞지만 3.1절에는 맞는 아이템 하나를 냈습니다.
서울대 도서관에 보관된 경성제대시절의 33만권 고서적. 그중엔 일본에도 없는 일본책,
독일에도 없는 독일책, 유일한 몽고어 백과사전 등등 귀중본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예산 부족으로 일부 서적 외엔 제대로 된 설비없이 일반서적처럼 보관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볼 수가 없다는 것. 보존문제때문에 스캔해서 컴퓨터화면으로
보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마저 예산이 없어 전산화는 단 2천권 수준에서 끝나게 됐습니다.
반면 일본은 정부의 보조아래 해마다 조사단을 파견해 목록을 작성하고 우리는 엄두도 못내는
출판작업까지 벌이고 있다는 것.
국내방송 카메라엔 처음 공개했다는 귀중본 서고까지 들어가 모든 촬영을 끝냈지만 중요한
것 하나가 남았으니 바로 일본교수 인터뷰. 자신들이 얼마나 서울대 고서적에 대한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는지, 또 사실 그 책들은 우리 일본것이라는 속내가 담긴 인터뷰가 필요했던거죠.
겨우 조사활동의 중심이 됐던 한 일본 교수의 연락처를 알아낸 뒤 일본어에 능한 친구에게
물어서 인터뷰질문을 한글로 옮겨서 외워서 -마츠바라 교우주!, 와타시와 전봉기 토 모우시마쓰...
(이런 식으로요.) - 전화를 걸었으나 부재중이더군요.
아마도 출장중일거란 생각에 그래도 이메일을 확인할 것 같아 이번엔 못하는 영작을 해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아래와 같은 콩글리시로요.
Hello.
Professor Matsubara.
I'm a Korean news-reporter, Jeon Bong-Ki. (Munhwa Broadcasting Company)
Now I'm covering preservation of old books in Seoul National Univ.
I'm interested in your previous research in Seoul National Univ.
So I would like to call you. I called you today to your office (92-726-4673).
But I failed to contact. Could you let me know your approachable phone number.
Please answer my letter ASAP.
Thank you.
그런데 답이 바로 오더군요. 다음과 같이요...
보내 주신 메일 잘 받아봤습니다.
내 휴대폰 번어는 090-9147-29** 입니다.
이번 주 금요일 서울으로 갈 예장입니다. 숙소는 명동 ***호텔입니다.
3월4일까지 숙박할 생각이니까 혹시 용건이 있으시면 그 호텔까지 연락을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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