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자연의 위력

Inside newsroom 2011/03/13 23:19 주인장
어제 제가 편집당번이어서 밤새 뉴스특보를 준비하느라 일본지진에 관련된 영상과 뉴스를 열심히 봤습니다. 7년전 동남아 쓰나미를 취재하러 갔었던 태국에서의 기억도 다시금 살아났지만 그때보다 훨씬 쓰나미의 위력이 더 컸던 것 같고 그래서 피해규모도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7년전 저야 이미 쓰나미가 빠지고 난 뒤에 현장을 찾았지만 그래도 몇가지 쓰나미의 위력을 절감했던 기억은 있습니다. 관광지로 유명한 피피섬을 찾았을때 그곳은 완전히 폭격맞은 곳처럼 페허로 변해있었죠. 그런데 얼마 남지 않은 주택의 벽마다 한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었으니 바로 대략 한 2미터 되는 높이로 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바로 쓰나미 물결이 만든 '물선'이었던 겁니다. 심지어 나무나 기둥 등 뭔가 남아 있는 곳엔 모두 이 일정한 높이의 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일 순간에 몇미터 높이로 한번에 휩쓸고 그리고도 한참이나 남아있던 바닷물이다보니 이런 자국을 만든 것이죠. 그런 물결이라면 그 어떤 것도 버틸 수 없다는 건 당연하고 피난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이번엔 그보다 더 높은 물결이 불과 10여분만에 덮쳤으니 대피는 힘들었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엄청난 인명피해를 피할 순 없어보입니다. 몇천명의 죽음이 몇마디 말과 숫자로 표현되는 모습은 참 비현실적인 현실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원전은 제발 잘 넘어갔으면 합니다. 어제도 오전까진 원전에도 이상조짐이 보인다고 하고 주민들 대피가 시작됐다고 해서 일본에 출장전 우리 회사의 후배기자도 막힌 길을 뚫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주민들이 대피하는 모습을 담을 수 있을 정도로만 제한적으로 접근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후 4시쯤 원자로 외벽이 붕괴됐다는 NHK의 속보가 나오고 우리도 그 상황에 대한 일보를 정신없이 처리했죠. 일보처리가 끝나자마자 바로 국제부의 내근기자들은 바로 전화를 붙잡고 원전으로 향한 기자를 불렀고는 다음과 같이 외쳤습니다.

"야 거기서 당장 나와!"

그 후배기자는 원전에서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아직도 멀었잖아 조금은 더가야...'라고 생각하던 참이었으나 이 날벼락에 바로 차를 돌려야 했습니다.

아무쪼록 잘 마무리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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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3 23:19 2011/03/1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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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의 위성사진

Inside newsroom 2010/11/30 19:15 주인장
  민간 위성사진 공급자로 유명한 디지털 글로브사가 연평도의 위성사진 하나를 자사 사이트에 공개했습니다. 지난 25일, 즉 북한의 포공격이 있은 뒤 이틀 뒤에 촬영된 겁니다.

  해상도를 일부러 낮춘 듯 그리 선명하진 않지만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지붕이 부서진 듯한 집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DigitalGlobe


   이들은 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 개머리진지 등도 촬영했고 이 사진은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에게 공개했습니다. 그 전문가들의 평가도 이미 기사화됐죠. '남한지역의 피해가 더 큰 게 사진으로 확실히 보이니 분명 북한이 먼저 공격한 거다'라는 내용이었죠.

관련기사

  그런데 우리측에서도 사진제공 요청을 했더니 북한지역 사진은 6개월 뒤에나 공개하겠다며 거절했습니다. 북한지역이라는 특수성때문에 그렇다는 건데 이해될 듯도 싶지만 사실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이미 이 회사는 작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때는 무수단리의 사진을 웹상에 공개한 바 있고 핵시설이 있는 영변사진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왜 이번은 안 될까요. 더구나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에겐 공개했으면서도...

  아직까지 북한군의 피해정도가 우리 군이나 정보당국을 통해서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것이 사실은 더 이상한 상황입니다. 단적으로 지난번 1998년이나 2002년의 연평해전때는 북한 서해함대사령부에 들어간 구급차 수까지도 군당국은 기자들에게 설명해주었을 정도이고 보면 이번 연평도 사건에서 군은 북한의 피해에 대해선 너무 과묵하기만 합니다.

  어쨌든 미국 위성사진 제공업자까지도 북한의 피해정도를 보여줄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뭔가 납득이 안가지만 저로선 그 이유를 알기 어려우니 그저 주변 사실들을 모아서 생각해 볼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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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19:15 2010/11/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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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회담은 항상 이랬습니다. 타결전까지 항상 의견이 충돌해 난항을 겪다가 입장이 접근하면 그 순간부턴 역시 쉽지 않은 막판조율입니다.

사실 2년넘게 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본 남북회담이 제 회담취재의 대부분이었던 게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남북대화는 항상 양측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합의문을 서로 들고 옵니다. 서로 다른 합의문 두개가 존재하는데 그걸 하나로 합치려고 하니 당연히 서로 부딪치고 합의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서로가 주장하는 바가 회담과정에서 튀어나오게 되고 그걸 양쪽에 대비시키면 바로 기사가 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문법이 다르더군요. 일단 가장 다른 건 '예비'합의문이 하나라는 겁니다. 의장국이 합의문 원안을 만들어 각국에 돌리는 과정이므로 사실 남북회담 같은 선명한 양진영의 충돌은 있을 수 없죠. 결국 난항처럼 보이는 것도 대부분은 합의문의 첨삭정도일 수 있는 겁니다. 특히나 이런 회담은 이미 예정된 것인만큼 조정과정은 이미 회의시작전에 끝났을 가능성도 큽니다.

이번도 그랬습니다. 회의과정에서 과거 G7의 재무장관들끼리 따로 회합을 갖고, 중국 인민은행장은 우리측과의 약속을 깼지만 사실은 이게 합의문 자체를 흔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종의 언론플레이였고 세부조정일 뿐이었죠.

이틀간의 회의에서 첫날까진 저는 이런 외부적인 모습에 큰 주안점을 둬서 '난항'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썼습니다. 일부 외신에서도 그런 기사를 쓰기도 했고요. 물론 환율전쟁의 휴전을 합의하는 공동성명 초안이 블룸버그통신 등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지만 저는 그 초안을 놓고 의견차이가 많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뒀죠. 그러나 실은....

이미 한달전부터 이 원안은 충분히 회람됐고 의견조정도 사실상 거의 끝났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세계경제의 수장들이 모이는 이미 예정된 고급스런 회담인데다 환율과 관련한 충돌열기를 진정시킨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낼 필요에 모두 공감한 상태였던 겁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합의안은 의장국인 우리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의장국의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했다는 건 부정하지 못할 겁니다. 특히 미국 재무장관이 각국에 제시했던 '경상수지 목표제'도 사실은 우리가 만든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런데 합의가 만들어진 과정을 평가하는 것을 마치면 결국 이젠 결과 즉 그 합의가 각국에 미친 영향을 봐야할 텐데... 아무래도 이번 합의에서 가장 덕본 것은 미국입니다. 신흥국이 가장 경계하던 '환율을 시장에 맡기자'는 선언이 합의됐으니까요. 사실 시장은 강자에 의해 지배되는 '자유방임'의 영역이고 결국 다시말하면 신흥국 정부의 외환개입을 자제하게 하는 근거가 됩니다. 미국으로선 최선의 결과를 얻은 것이죠.

반대진영의 최선봉에 있던 중국도 IMF지분확대를 얻어냈으니 그리 손해본 건 없습니다.

반면 IMF이사회 자리를 2개나 양보한 유럽은 손해를 봣죠. 그리고 수출대국이자 외환시장 개입이 필요한 상황인 일본은 양쪽에서 손발이 묶였고요.

결국 따지고 보면 우리의 합의안은 절대강자인 미국의 입맛에 아주 잘 맞는 결과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이게 우연일지. 혹 한미간의 교감은 없었던 것인지, 또  절대강자인 미국의 노선에 맞는 합의안을 들고나왔기 때문에 결국 중재과정에서 큰 난항을 겪지 않고 합의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조금 들여다 볼 필요는 있겠지요. 물론 누구도 쉽게 파악하긴 어려운 내용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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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9 16:57 2010/10/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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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과 관련해선 누구나 할 얘기가 많겠지만 조금 지엽적인 부분에서 뭔가 답답한 점이 있습니다.

며칠전 나경원 의원은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80퍼센트이상인데 민주당은 북한가능성을 차단하고 정부의 음모로만 몰고 가고 있다며 이건 이적행위이고 특히나 지난 정권 10년동안 북한에 퍼준 4억달러가 어뢰로 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나경원,'민주당 천안함 대응은 이적행위'

이에 대해 야당들은 안보장사를 중단하고 섣불리 북한의 소행으로 몰고가지 말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참 한심한 일입니다. 한나라당이 아니라 민주당이 말입니다.

물론 저도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그리 크게 보지 않습니다. - 북한의 도발을 탐지하는 한미합동훈련중에 북한의 도발로 배가 격침당했다는 한미해군 모두에 해당되는 난센스, 쾌속전함을 어뢰로 맞추는 데 있어서의 북한해군의 능력, 요인암살도 아닌 정규함선 공격이 성공했는데 내부선전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북한의 모습 등등

문제는 그게 아니라 북한의 위협과 그에 맞선 한나라당 VS 친북세력 민주당 이라는 구도를 충실히 따라가는 민주당의 한심한 모습입니다.

한나라당이 북한의 위협론을 들고 나온건 뻔합니다. 그래야 한나라당이 안보에 강하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지방선거에서 몰표를 줄 테니까요. 그런데 민주당은 '섣불리 북한이라고 규정하지 말라'고 대응함으로써 한나라당이 자기당에 씌운 '친북세력'낙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널리즘의 용어로 얘기하면 'Framing' 즉 틀짓기에 그대로 갇혀버린채 상대에 놀아나고 있는 겁니다. 한국사회에서 안보로 틀짓기를 할 경우 그 틀을 부수는 건 쉽지 않지만 최소한 뒤집는 노력이라도 해야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나라당이 안보에 강하고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가 약했다는 건 허구도 이만 저만한 허구가 아닙니다. 98년의 연평해전의 우리 해군의 대승, 그리고 2002년 2차해전에서도 우리 참수리고속정이 기습으로 격침됐지만 따지고 보면 인명피해는 북한이 휠씬 컸고 그로 인해 북한의 해군은 병사들까지 남한해군에 대해 공포와 자괴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 모든게 과거 10년 정권 시대에 벌어진 일입니다.

반면 지금 이명박정권에선 바다에서 배가 가라앉고 하늘에서 헬기와 F5비행기가 떨어지고 휴전선에선 병사가 숨지는 일이 단 며칠사이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단편적인 예일 뿐이라고요. 그렇죠.

그러나 전임 이상희 국방장관이 이명박정부의 국방예산이 지난 참여정부때보다도 적다는 취지의 불만을 제기한 뒤 교체된 게 불과 얼마전의 일입니다. 실제로 자주국방을 외치던 참여정부때는 국방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이 8퍼센트를 넘었지만 올해 국방예산은 겨우 3.6퍼센트 증가했을 뿐입니다. 국방력을 후퇴시켜 전투작전권을 미군에서 돌려받는 걸 포기하려는 것이 지금 정부의 전략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예산만 놓고 보면 현정부는 국방을 등한시한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대북정책을 전체적으로 평가해봐도 지난 햇볕정책 시절엔 그 지원을 댓가로 북한을 밀고 당길 수 있는 이른바 '레버리지'가 있었습니다. 또 그 지원의 대가로 북한은 시골 구석까지 남한적십자 마크가 찍힌 쌀부대가 돌아다니게 됐죠. 그런 결과 북한 경제는 남한경제에 종속돼 버렸고 그 결과 대북지원이 끊기자 경제가 무너지고 화폐개혁에까지 몰려버린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반면 지금 정부는 북한에 대해 할 수 잇는 것이라곤 '의연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대통령이 외치는 것 이외엔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공격에 아무소리 못하고 스스로를 안보에 약한 당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정치적 이득을 보려면 이젠 북한 개입설을 진화하려 애쓰지 말고 북한소행이라면 정말 지금 정부의 무능한 국방력이 드러낸 대참사라고 이번 사태를 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로인해 '코리안 리스크'가 발생하고 외국투자자가 다 빠져나가게 생겼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여야 겠죠. 그렇게까지 하는건 실제로 국가경제에 안 좋으니 그렇게 못하겠다고 한다면 이해되지만 지금 민주당은 국가를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런 생각자체를 못해서 저런 대응을 못할 겁니다.

미국의 예를 봐도 공화당이 안보에 강하다는 '허상'이 미국유권자들 사이에서 존재했습니다. 실제로는 부시행정부가 이겼다고 선언한 이라크에서 계속 사상자가 속출했고 911의 원흉 빈라덴조차 잡지 못했는데도 말이죠. 그러나 지난 대선의 선거전에서 당시 오바마 대통령후보는 부시행정부가 엉뚱하게 대량살상무기도 없는 이라크전을 벌이고 실제 빈라덴을 숨겨준 아프간의 탈레반문제엔 소홀히하는 대실패를 저질렀다고 비난하면서 전쟁의 중심을 아프간으로 옮기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안보문제에서 '틀'자체를 바꿔버린 것이죠. 결국 이 전략으로 안보이슈에서도 공화당에 밀리지 않았고 오바마는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당지지율은 10에서 20퍼센트대에 머물고 있고 당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무려 1퍼센트대 안팎인 한국의 야당 민주당으로선 이런 전략을 내는 게 힘든 것인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러다간 정말 우리나라는 일당독재시대에 접어드는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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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7 11:34 2010/04/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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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참 저의 생각과는 너무 상반된 기사를 보고 순간 혼란에 빠졌습니다. 물론 경력이 미천한 제 시각이 모자랄 수 있겠으나 그래도 주변에서도 역시 이상한 기사라는 평이 많더군요.


'이것이 미국민주주의' 

한 편의 정치 드라마였던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이 종착역에 다다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헌신적인 노력과 민주당의 의회 장악, 민주당 지도부의 열성적 지지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야당인 공화당은 건보 개혁안에 반대했지만 입법 과정은 존중했다.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전 국민 건보를 공약으로 내건 이후 건보 개혁은 미 대통령들이 풀어야 할 숙제였다. 오바마는 민주당 우위의 의회 시스템을 활용해 그 숙제를 풀어냈다. 21일 밤(현지시간) 3200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새로 보험 혜택을 주는 건보 개혁법안은 하원에서 찬성 219, 반대 212로 통과됐다. 공화당 의원들이 전원(178명) 반대했고, 민주당 의원 34명도 반대에 가담했다. 그만큼 민주당 내부의 반발도 만만찮았다. 오바마와 민주당 지도부는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일일이 설득해 개혁안 통과를 성사시켰다.

오바마는 법안 통과 직후 열린 특별회견에서 “100년에 걸친 시도와 좌절 속에서도 불신과 두려움에 지지 않고 개혁을 이뤄냈다”면서 “ 미국민의 승리이자 상식의 승리”라고 말했다.

1년여에 걸친 건보 개혁법안 통과에는 오바마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끊임없는 헌신, 비전과 전략, 설득 리더십이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지도부도 건보 개혁에 팔을 걷어붙였다. 민주당 내 반대 의원들을 일대일로 설득하고 위협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법안 통과는 펠로시 의장의 탁월한 지도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는 건보 개혁의 필요성을 전하기 위해 전국에서 9000회가 넘는 국민 참여 토론회를 열었다. 그가 직접 참가한 주민 토론회와 TV·라디오 연설도 100회를 넘었다. 휴일에도 공화당 의원들과 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수시로 찾았다. 백악관 초대에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 탑승 기회까지 제공했다. 인도네시아·호주 순방을 두 차례 연기한 채 막판까지 반대 의원들과 담판을 벌였다. 21일 오후 상황은 종료됐다. “정부의 건보 지원금이 낙태 시술에 사용돼선 안 된다”며 반대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앞서 오바마는 정부 지원금의 낙태 시술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이들에게 제안했다.

전원 반대한 공화당 의원들은 두 시간여에 걸친 찬반 토론에서 법안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도 정해진 입법절차를 막지 않았다. 공화당 지도부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해 이 법을 철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원은 지난해 12월 상원에서 통과된 건보 개혁법안, 그리고 이를 보완한 수정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3일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에서 수정안에 대한 최종 표결이 이뤄지면 입법 작업이 완료된다.

  이전까지 아무리 쟁점이 되는 법안이 있어도 크로스보팅 즉 당론과 반대로 자신의 소신대로 표를 던지는 소수의 의원들이 있었지만 이번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모두 찬성, 공화당은 전원반대였습니다. 물론  민주당에선 투표직전까지 당론과 반대로 건보개혁안에 반대한 의원들도 있긴 했지만요.  
  반면  하원의 토론회장에선 '살인자'라는 욕설이 난무했고, 의회밖에선 티파티라는 보수주의자들이 건보개혁안에 찬성한 의원들에게 '니그로'라고 욕하고 침까지 뱉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뒤엔 의원사무실이 습격당하고 백색가루가 배달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죠. 그런데 성숙한 민주주의라...

  물론 제 생각 과는 반대의 의견을 설파하신 분도 계십니다.
바로 이 기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몽준 `세종시 문제 충분히 해결할수 있어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24일 "세종시 문제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미국 의회의 건강보험 개혁안 통과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 중진협의체에서 세종시 문제를 열심히 논의하고 있는데 어제 관련 법안이 국회로 넘어온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갖고 지혜와 경륜을 모아서 좋은 결론을 냈으면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소통과 토론, 설득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보면서 부러워하고 있을 것만 아니라 우리도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세종시 해법도출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피력했다.

한편 안상수 원내대표는 부산 개인 일정을 이유로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한 측근은 "안 원내대표의 누나가 뇌경색으로 입원해 부산으로 병문안을 간 것"이라면서 "다른 이유는 없고, 내일(25일)부터는 정상적으로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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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로써 맨위 기사의 논리도 이해가 됐습니다. 미국의 건보개혁안 통과를 통해 하고싶은 얘기는 사람들마다 정치세력마다 다 다른 것이죠. 그러나 정대표의 논리는 참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지금 미국 정치는 그 어느때보다도 한국 정치와 흡사한 상황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정치적 급진주의가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사회에서 흔히 급진주의하면 생각나는 쪽과는 반댑니다.
부자에게 더 많은 부를 주고 가난한 이들에게 혜택을 뺏자는 급진적 보수주의입니다. 그 뿌리엔 인종주의자와 원리주의적 기독교세력 등이 결합돼 있죠. 결국 그 급진주의를 맹신하는 이들 혹은 그들의 활동에 고무된 사람들로 인해 지금의 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는 그 어느때보다 우리와 수준이 비슷해졌습니다. 그것이 바로 요즘의 '미국 민주주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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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16:14 2010/03/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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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와 선정주의

Inside newsroom 2010/03/08 23:10 주인장
  이미 얼마전부터 사건사고부서로 바뀐 국제부지만 오늘도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러시아에 간 유학생이 인종주의자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범죄로 중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지난달에도 같은 사건으로 연수생 1명이 숨진 터라 당연히 오늘의 중요뉴스였고 그럴때마다 제작엔 '개근'하는 저로선 당연히 또 하나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방송시작 30분전까지 겨우 다 만들고 나서 다시 리포트를 돌려봤는데 폭력장면이 조금 거슬린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굴강타 장면' 들어내고 모자이크도 하고 그랬는데 그래도 상당히 폭력적이어서 거슬렸다는 댓글도 기사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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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종차별 범죄 기승

play

◀ANC▶

러시아에서는 지난 2년 사이에만 인종주의 범죄로 200명 가까이가 살해당할 만큼 상황은 심각합니다.

습격장면을 자랑삼아 인터넷에 올릴 정도로 그 뻔뻔함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봉기 기자입니다.

◀VCR▶

모자를 쓴 괴한들이 동양인을
마구 때리고 있습니다.


동양인은 제발 그만 때리라고 외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SYN▶ 인종범죄 피해자
"너희를 위해 뭐든지 할게."

러시아의 극우단체가 인터넷에 올린 영상으로 모스크바에만 20여 개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극우단체는 경쟁적으로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SYN▶
"러시아에 영광을."

짧게 머리를 깎고 나치깃발을 흔드는 극우청년.

미국의 한 케이블티비방송이 촬영한 화면에서 이들은 모스크바 시민들을 향해
자랑스럽게 외칩니다.

◀SYN▶ 드미트리 느므얀세/최대극우단체 'NSO' 지도자
"우리는 러시아의 영광을 실현하기위해 교육받았다. 우린 이를 위해 싸우고 죽이도록 배운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인종범죄로 인해 지난 2008년에 110명이 숨졌고, 지난해에도 71명이 숨졌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피해도 잇따라 2005년엔 10대 유학생 2명이 흉기에 찔렸고, 2007년 2월에는
유학생 1명이 집단구타를 당한 뒤 숨졌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15일, 단기연수생 김 모 씨가 폭행을 당해 숨졌습니다.

스킨헤드라고도 불리는 이들 극우주의자들은 이민 온 유색인종이 러시아인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경제위기와 맞물려 세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 의회에서 극우파정당이 의석 수 3위를 차지했습니다.

뒤늦게 러시아정부는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원은 살인혐의로 체포된 극우주의자들 일부에게만 징역형을 내리는 등 인종범죄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평가입니다.

MBC뉴스 전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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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이지만 모스크바 특파원이 여러가지 사정으로 현장그림을 서울로 송출해 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아무런 그림없이 자칫 라디오방송을 할 판이었고 결국 그런 위기감때문에 여러 방송사사이트와 인터넷 동영상사이트를 마구 검색했고 그 결과 오히려 위와 같은 영상을 넘치게 얻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점은 그렇게 '넘치게 얻을'정도로 극우인종주의자들의 활동은 대단했고 그건 현실이었다는 겁니다.

가장 먼저 제가 찾아낸 건 이같은 세계 각국의 분쟁 및 갈등지역을 중심으로 다큐를 양산해온 미국의 'Current TV'의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앨고어가 만든 방송으로 얼마전엔 여기자 2명이 북한 국경지대에서 취재하다 체포돼 유명해진 티비이죠.

그곳에서 찾아낸 러시아 극우단체에 관한 다큐멘터리는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인터넷에 경쟁적으로 습격영상을 올려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고 이민자들에겐 공포를 주는 그들, 더구나 공공장소에서 대규모로 집회를 하고 경찰은 오히려 그들의 시위를 보호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자의 질문에 자랑스럽게 자신들의 대의명분을 얘기하고 심지어 비밀장소에서 벌어지는 자신들의 '군사훈련'까지 참관시켜 줬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거의 구별안 가는 다만 양복만 입었다는 차이만 있는 극우정당이 러시아 의회 '뒤마'의 3위정당이 된 점. 그리고 미국기자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이민자 문제 해결에 안 나서니 청년들이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까지...

또 인터넷에서 찾아낸 또다른 극우단체는 자신들의 인종차별 논리를 랩으로 부른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었고, 그 뮤직비디오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이 단체의 노래에 환호하는 콘서트장면까지 집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 제작자가 시민들을 인터뷰하는데 극우단체의 행동은 지극히 옳다고 버스안의 일반시민들이 천연스레 답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제 리포트는 이 많은 현실을 일부만 넣은 겁니다. 그럼에도 오늘 리포트의 화면때문에 언찮았다는 분이 있다면 변명하긴 부족하갰지만요...

얼마전엔 CNN으로 미국의 KKK단이 버지니아주에서 집회를 갖고 행진하는 그림도 들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 전역에 KKK단의 깃발이 휘날리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노라"는 인터뷰와 함께.
'이시각세계'아이템으로 소화할까 했지만 아침부터 많은 이들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겠다는 생각에 빼긴 했지만 참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거꾸로 가는 세상이 어디 바깥나라만의 일이겠습니까, 사실 다른나라 걱정할 때가 아니지만 요즘은 좀 심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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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23:10 2010/03/0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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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자의 상상력

Inside newsroom 2010/01/20 14:42 주인장
이젠 한파가 한풀 꺾였지만 지난 연말부터 2주전까지 저를 괴롭힌 주제는 바로 전세계를 휩쓴 한파였습니다. 사실 전세계는 아닙니다. 과학적으로 말하면 북극의 이상기후로 남하한 기단때문에 북미와 유럽, 동북아시아에 생긴 한파였죠.

아무튼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된 한파로 처음엔 유럽의 유로스타가 멈추고 항공기가 결항된 상황이 보도됐습니다.그런데 다음날도 같은 리포트를 편집부에선 다시 요구했습니다. 뭐 한파는 비슷하게 계속됐으니까요. 그러나 상황은 어제와 마찬가지여서 비슷한 기사에 동유럽의 동사자 속출을 추가해 제작했죠. 그런데 그 다음날도 역시 한파보도를 요구했고, 역시 또 비슷한 내용을 국제부에선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새해첫날도 역시 한파보도제작을 요구했습니다. 이번엔 미국에도 한파가 왔다는 것, 해서 제작. 그런데 그다음날도 그다음날도 계속 한파보도를 해야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도 추우니 다른나라 뉴스도 필요하다는 것, 블럭편집을 위한 리포트가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요즘 들어 전례없이 국제뉴스의 양을 늘리고 있는 현상과도 맥이 닿은 것이었죠. 물론 국제뉴스의 비중확대는 반대로 국내뉴스의 비중축소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세종시문제, 실업대란, 경제회복, 정치권 여야갈등 뭐 이런 '골치아픈'뉴스는 줄고 대신 그림되는 국제뉴스는 늘어난다는 얘기입니다.

'내가 미국기자인가 미국과 유럽에 눈만 오면 리포트하게'하는 불만, 그리고 나중에 뉴스연성화의 한 주역으로 시민단체 보고서에 이름이 올라갈지도 모르겠다는 우려 또한 가슴에 묻고 제작에 임했습니다. 사실 지구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라는 점에선 보도가치가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거의 하루도 안빠지고 근 열흘간 제작을 해야했던 가에 대해선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도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어쨌건 아래 기사는 지난 1월 5일 기사로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의 한파를 종합한 기사입니다. 국제부기사의 전형적인 한 예로 각 지역을 종합한 기사죠.


<지구촌 곳곳 한파-1월 5일 뉴스데스크>

◀ANC▶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이 폭설과 한파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봉기 기자가 종합했습니다.

◀VCR▶

새해부터 유럽 각지에 폭설과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계속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폭설로 스위스 알프스산에서는 대규모 눈사태가 두 차례나 일어나
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습니다.

또 프랑스 쪽 알프스 산악지방에서도 3명이 눈사태로 숨졌습니다.

폴란드에서는 최대의 하천 비스와 강이 마치 남극 빙하처럼 변했습니다.

무려 영하 25도의 한파가 계속되면서 폴란드에선 새해 들어서만
벌써 13명이 동사했습니다.

영국도 30년 만의 한파로 전국의 도로가 결빙되고 산악지대에선 여행객들이
고립됐다가 구출됐습니다.

◀SYN▶ 트래이시 데비/고립됐던 주민
"30명이 이 여관에 3일간 갇혀있다 보니 식량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무서웠습니다."

대서양 너머 미국도 최고 80cm의 폭설이 내려 자동차들은 헛바퀴만 돌며 미끄러지고,
중장비가 걷어낸 눈은 산처럼 쌓였습니다.

미네소타와 사우스다코다주 등에선 30년 만에 최대 한파가 닥쳐
수은주가 영하 37도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중국에선 폭설이 내려 눈 속에 파묻힌 기차에서 승객 1400명이
25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구조대는 3.5m에 달하는 눈벽을 뚫어가며 현장에 접근해야 했습니다.

◀SYN▶ 구조된 승객
"무서웠지만, 승무원과 구조대원이 잘 도와줘서 괜찮았습니다."

인도에서도 수도 뉴델리 인근과 카슈미르 등 북부지역에서 1주일째
영상 10도 정도의 이상한파가 계속돼 동사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전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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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역시나 바로 그다음날(6일)도 또 제작지시가 왔고 그날은 다른 기자가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7일은 제가 또 제작해야 했습니다.

벌써 한 대여섯번 같은 주제로 제작되고 있는 기사, 뭔가 변화는 필요했죠. 그래서 처음엔 이번 한파의 원인을 제대로 언급이라도 해주자하는 생각에 북극기단의 움직임을 보다가(그렇습니다. 5,6번 같은 주제로 제작하면서 정작 원인을 제대로 풀어준 적은 없었습니다. 물론 원인보도는 기상청 담당기자가 따로했기 때문이지만 뭔가 아쉬운 부분이었죠.) 플로리다지역까지 한파가 확장된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죠. 그래서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왔습니다.

폭설에 유로스타 멈춰‥열대 지역까지 얼음

play

◀ANC▶

유럽과 미국을 강타한 30년 만의 강추위로 영국은 나라 안팎을 잇는 대부분의 교통이 마비됐고, 미국에선 열대의 해변으로 유명한 플로리다마저 얼음으로 덮였습니다.

전봉기 기자입니다.

◀VCR▶

온통 하얗게 변한 도시.

영국은 최대 47cm의 눈으로 푹 덮였습니다.

런던 개트윅공항은 눈보라에 아예 폐쇄됐고, 히드로공항에서도 150편의 항공편이 결항됐습니다.

런던과 유럽을 잇는 유로스타는 폭설로 인한 사고 위험 때문에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어 또 다시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영국 남부 햄프셔지역에서만 차량 1000대가 눈 속에 고립돼
군대까지 출동해 운전자들을 구출했습니다.

병원의 응급실은 눈길에 미끄러져 다친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SYN▶ 데릭 카트라이트/구급대원
"이번 주 들어서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평상시보다 4배나 늘어서
전력을 다해 모든 사고를 처리해야 했습니다."

유럽대륙에서도 한파가 계속되면서 프랑스 고속도로가 완전히 마비됐고,
폴란드에선 장갑차까지 동원돼 눈으로 고립된 마을에 비상식량을 날랐습니다.

노르웨이는 수은주가 무려 영하 41도까지 떨어져 지난 1987년 이후 최고의 추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역시 북동부를 휩쓴 한파가 남부까지 확대됐습니다.

플로리다에서는 오렌지나무 가지마다 얼음이 맺혔고, 동물원의 원숭이들은 모포를 뒤집어썼습니다.

마이애미까지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져 플로리다 주정부는 한파 피해를 입은 오렌지 농가에
긴급지원을 시작했습니다.

◀SYN▶ 플로리다 주민
"너무 춥습니다. 너무 추워서 밖에 조금만 나와 있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남부에서만 6명이 동사한 가운데,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추위가 북극기단의 확장 때문에 생긴 것으로 쿠바 등 캐리비안해까지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전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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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은 타방송사와 대동소이했지만 플로리다 한파는 CNN의 생방송을 보며 바로 캐치한 것이라 이날은 우리만 다뤘고 타방송사는 다음날부터 다루기 시작했죠. 그러자 편집부에선 좋아하며 또 제작하라더군요...-_-

유럽과 미국 등 여러 지역의 한파피해상황을 종합하는 포맷을 유지하되 써머리만 해서는 어제와 같은 기사가 될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이번에 일종의 소제목 달기에 나섰습니다. 바로 '경제'였습니다.


<1월 11일 뉴스데스크>

전세계 폭설·한파에 동사자 속출

play

◀ANC▶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유럽에서만 추위로 숨진 사람이 100명을 넘어섰습니다.

여기에 치솟는 난방비와 농작물 피해까지, 추위가 경제마저 얼어붙이고 있습니다.

전봉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수십 대의 자동차들이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눈보라 속에서
점점 파묻히고 있습니다.

독일 발트해 연안고속도로에선 160명이 밤새 차안에 고립됐습니다.

구조대는 2m 높이로 쌓인 눈을 치우고 운전자들을 겨우 구출해냈습니다.

◀SYN▶ 티모 자드케/지역 기상청 관계자
"정말 극적인 상황입니다. 계속되는 눈에 마을이 잇따라 고립되고 있고
자동차들이 파묻히고 있습니다."

도로마다 트럭들이 뒤집혔고, 제설차량마저 멈춰서
견인하는 일이 줄을 이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60여 편의 항공편이 결항돼 승객들은 아예 공항 바닥에 누워서
잠을 청했습니다.

폴란드에선 눈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 전선이 끊어지면서
무려 8만 명이 밤새 추위에 떨었습니다.

영국에서도 한파로 16명이 숨지는 등 이번 한파로 유럽에선 지금까지
1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남부지방까지 덮친 한파로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마치 폭포가 얼은 것 같지만 모두 오렌지 나무입니다.

◀SYN▶ 오렌지 농장주
"모두 버려야 합니다. 오렌지가 전부 얼음덩어리에요."

한 해 9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오렌지 농업이 존폐 위기에 몰렸습니다.

전력수요도 폭증해 지난 토요일 플로리다의 전력소비량이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고, 각 가정의 난방비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중국도 강한 눈보라가 신장지역을 덮치면서 가옥 800여 채가 무너지고
주민 5천5백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또 난방용 석탄수요가 폭증해 최대 석탄 산지인 산시성마저
석탄재고가 떨어져 가동을 멈춘 공장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폭설과 한파로 세계 곳곳에서 사고도 속출하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지구촌 경제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전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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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하는 방식을 유지하되 기사 후반부분부턴 한파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초점을 두고 플로리다 농업과 전력사용, 중국의 석탄고갈 등을 이어서 결론을 지어버렸죠. 다만 한파로 인한 전세계의 경제 피해 추정액이 아직 나오지 않아 아쉬웠는데 공교롭게도 이 기사가 나간 다음날부터 유럽지역의 경제연구소들에서 피해 추정액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아무튼 이 걸로 이제 끝이려니 했는데 편집부에선 이젠 타사 한파기사들보다 월등히 좋다며 나를 치켜세우더니 또 하라고 했습니다. 골치아팠지만 이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또한번 다른 소제목을 세워봤습니다. 그건은 바로 '생태계'. 사실 어떤 재해든지 그 여파를 생각할때 가장 쉽게 떠오르고 주요한 영향이 있는 분야는 경제와 함께 환경입니다. 그런 점에서 자연스런 방향설정이었고 원래 따뜻한 동식물의 낙원에 가까운 플로리다가 한파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선 미국방송들의 그림들도 풍부했죠. 물론 주요 외신소스인 AP나 로이터로는 안됐고 미국 현지방송들을 적절히 이용해야 했는데 다행히 그림뉴스라서 리스닝의 장애는 그리 크진 않았습니다.


<1월 12일 뉴스데스크>

전세계 혹한, 생태계도 비상

◀ANC▶

미국에선 남부지방을 강타한 한파로 생태계에까지 전례 없는 위기가 닥쳤습니다.

유럽도 폭설로 정전과 대규모 휴교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봉기 기자입니다.

◀VCR▶

플로리다의 한 숲.

이구아나가 그야말로 얼어붙어
쓰러져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갑자기 동면상태에 빠져 나무에서 떨어진 겁니다.

바닷가에는 얼어 죽은 물고기들이 둥둥 떠다니고, 펠리컨들만 죽은 고기를 먹으며 신이 났습니다.

플로리다 인근 해역에선 만여 마리의 물고기가 한파로 죽었습니다.

◀SYN▶ 애런 아담스/어류학자
"이러다간 몇 년 뒤에는 알을 낳아 번식할 암컷 물고기가 모자라게 될 겁니다."

목축업도 위기상황에 몰려 텍사스에선 농장주들이 양들에게 옷을 입히며
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

북극에서 시작된 찬 공기의 위력은 이제는 바다를 건너 쿠바까지 도달해
최저 8도까지 수은주가 떨어졌습니다.

난방장치도 없는 쿠바의 도시에 털모자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SYN▶ 여행객
"쿠바가 이렇게 추우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정말 추워요."

유럽의 한파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강에선 쇄빙선까지 등장했고, 중장비를 동원한 제설작업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SYN▶ 율리아
"모스크바 시민이라고 모두 강추위에 견딜 수 있게 태어난 건 아닙니다.
시베리아주민들이라면 몰라도요. 특히 여성들은 고통스러워요."

폴란드에선 폭설로 인한 정전이 계속돼 7만 가구가 고통을 겪고 있고,
남부 스페인에서도 휴교령으로 16만 명이 등교하지 못했습니다.

냉해와 교통두절 등 경제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추위가 1주일만 더 지속되면 유럽 전체에서 21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영국의 한 경제단체는 전망했습니다.

MBC 뉴스 전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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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이구아나가 마치 사람마냥 대자로 뻗은 그림으로 시작한 이 리포트에 대해선 다른 동료들도 재미있었다는 호평과 함께 이젠 뉴스를 동물농장으로 만드냐는 비아냥도 함께 들어야 했습니다. 뭐 저로선 환경문제도 중요하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뉴스를 'VJ특공대'처럼 만들어버린 책임을 슬쩍 피했죠. 그리고 이젠 정말 이런 주제로까지 만들면 더는 한파제작을 안 시킬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나...
  "이젠 정말 당신 세계 한파 제작의 달인이야, 벌써 몇주째인데 매번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나오잖아. 시간에 구애되지 말고 또 만들어" 라는 윗분들의 주문을 다시 들어야 했습니다. 하여 이젠 소제목 달 것도 없고 결국 방송뉴스 본연의 길에 충실한 제작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스펙타클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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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뉴스데스크>

북반구 혹한·남반구 폭염‥지구촌이 몸살

◀ANC▶

올겨울 북반구에선 한파가, 남반구에선 이상 폭염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결과적으로 한파 때문에, 땅이 꺼져내리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전봉기 기자입니다.

◀VCR▶

마치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
거대한 분화구가
나무와 집을 집어삼켰습니다.

플로리다의 한 이동식 주택 주거지에서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깊이가 무려 1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구멍이 생겼습니다.

한파 때문에 인근 오렌지농장들이 따뜻한 지하수를 끌어올려 농작물에 뿌린 탓에
땅속에 구멍이 생겨 무너진 겁니다.

중부 미시시피에서도 도로 곳곳이 지진이 난듯 갈라지고 물이 솟구치고 있습니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에 잭슨시에서만 수도관 70곳이 동파돼
물 공급이 끊겼고, 시장은 주정부에 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했습니다.

◀SYN▶ 하비 존슨/잭슨시 시장
"대처할 수가 없습니다. 매일 고치는 수도관보다 터져나가는 수도관이 더 많습니다."

그동안 한파가 비켜갔던 일본도 어젯밤부터 폭설과 강풍이 몰아쳐
니이가타에선 대형 태풍과 맞먹는 초속 40미터의 강풍으로 3만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북부의 호쿠리쿠와 나가노 등에는 최대 80센티미터의 눈이 예상되고 있고,
눈이 귀한 큐슈에도 20년 만에 최대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북반부와는 반대로 지구 반대편 호주에선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한밤중이지만 온도계는 37도를 가리키고, 갓난아기는 더워서 숨을 헐떡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옷을 벗고 밤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SYN▶ 멜버른 시민
"이런 더운 날씨에 숨 막히는 아파트에서 잠자기는 거의 불가능하죠."

미국과 유럽은 주말부턴 기온이 오르면서 한파가 누그러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구촌의 기상이변상황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전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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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때문에 땅이 꺼져버린 기현상이 발생했다는 통신기사를 접하고 나서 그 그림을 찾기위해 미국 로컬티비방송사의 사이트와 유튜브까지 뒤졌습니다. 결국 분화구같은 스펙타클한 영상을 앞머리에 내세우고 다시금 종합방식의 기사를 만들었죠.

참 저로서도 이렇게까지 '한파'라는 주제를 갖고 이렇게 무수한 변주곡을 만들어내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 다음날부터 한파에선 해방됐습니다. 그러나 그건 한파보다 휠씬 더 큰 자연재재때문이었고, 한파에서 이골 나버린 '동일 주제 변주'기법을 또 한번 인정사정없이 발휘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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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0 14:42 2010/01/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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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 말한 대로 7월 30일의 '이시각세계'는 '찢어진 수영복'으로 시작했지만 그에 이어서도 많은 아이템이 있었습니다. 보통 '이시각세계'는 5,6개 아이템으로 구성되는데 그 6개는 다시 3개씩으로 나눠서 처음과 중간에 소개하는 앵커멘트가 들어갑니다.

  그날의 아이템구성은 '찢어진 수영복' - '선탠기계의 발암위험성' - '푸른색 염료의 신경치료효과'에 이어서 후반부엔 '무인공격기와 파일럿의 생활공개' - '마녀선발 오디션'이었습니다.
  제목들만 봐도 알겠지만 전반부 3개의 아이템으로 시청률을 올린 뒤 좀 생각할 내용이 많은 무인공격기 아이템으로 연결시키는 흐름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전략이 썩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찢어진 수영복에선 0.7퍼센트의 시청률 급등이 있었고 '선탠기계'아이템은 그 시청률을 그대로 안고 갔으나 '푸른색염료'아이템에선 되려 0.4퍼센트의 시청률 급락이 있었습니다.
  염료아이템은 초콜렛이나 스포츠음료에 쓰이는 푸른염료를 척추가 손상된 쥐에게 주사한 결과 신경치료효과가 탁월했고 대신 작은 부작용으로 아래 사진처럼 쥐의 눈과 귀, 발이 파랗게 변하더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건강관련 아이템은 요새 시청자들이 워낙 신경쓰는 내용이라 보통 시청률이 오르는데다 푸르게 변한 쥐의 모습도 재밌어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더군요.
  그래서 이상타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다른 선배가 보고 한 마디 하더군요.
 "바보, 요새 사람들이 얼마나 쥐새끼를 싫어하게 됐는데, 쥐를 넣었어?, 그것도 몰랐어?"
 그렇군요. 쥐에 대한 혐오가 요새 얼마나 심해졌는지 저도 잠깐 잊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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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러고 나서 이어진 '무인공격기'아이템은 사실 그날 제가 가장 '하고싶었던 이야기'입니다. 얼마전부터 미군이 수천대씩 아프간전장에 투입하기 시작한 무인공격기 '프레데터'.
  탱크잡는 지대공 미사일 매버릭 2기에 500킬로그램짜리 대형폭탄 2기를 탑재한 공격기로 미군의 피해는 없이 탈레반을 공격하는 효과적인 무기입니다. 그러나 얼마전 오폭으로 100명에 가까운 아프간 민간인들의 생명을 앗아간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이 아이템을 소개한 원재료는 보통의 다른 아이템들처럼 AP통신이나 로이터를 통해 서비스되는 영상은 아니었습니다. 이번엔 CNN의 안보전문기자가 특별리포트로 한 영상을 이용했죠. 원래 60분짜리 다큐로 만든 건 다시 기자가 축약해 30분정도 분량으로 만들어서 CNN의 오후뉴스시간대에 틀었죠.
  주된 내용은 프레데터의 성능과 어떻게 지구반대편 아프간전장에 있는 공격기를 미본토의 기지에서 조종할 수 잇는지 기술적 현황을 소개하는 것이 뼈대였지만 여기에 붙은 이야기들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먼저 라스베가스에 거주하면서 인근 프레데터 기지에 근무하는 파일럿의 일상, 그리고 무인공격기의 잦은 오폭과 그로 인한 반미감정의 확산, 그리고 군과는 상관없는 기술인력들이 실제론 전쟁의 최일선에서 일하게 된 상황변화 등이 붙어 있었죠.
  특히 제가 주목한 건 출근해서 마치 게임하듯 탈레반에 폭격을 가하고는 집에 퇴근해선 애완견을 다정하게 쓰다듬는 파일럿의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인문과학적 설명보다 더 적나라한 기술발달과 인간성소외의 사례였죠. 그에 주목해 얘기를 풀어나갔죠.
  전문 뉴스클립 공급 에이전시의 것을 쓰지 않고 다큐성 뉴스를 재가공하다보니 어려움은 컸는데 바로 전문 텍스트가 없었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30분짜리 뉴스를 녹화한 것을 몇번을 돌려보면서 리스닝해서 골자를 뽑아내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다른 자료와 뉴스도 보면서 기사를 만들어야 해 다른 것보다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별것 아닌 건 같지만 새벽에 짧은 시간동안에 아이템 6개를 만들면서 하나에 이정도 노력들이기는 참 힘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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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전 3개 아이템을 대중적인 것으로 배치한 뒤 이 아이템을 연결시킨 건 그래도 이것이 나름 생각할 거리를 주는 아이템인지라 되도록 많은 분들이 보라는 의미였죠. 뭐 물론 이 아이템이 나가는 동안 어느 정도 시청률 하락은 있을 것이라고 감안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템이 방영되는 시청률은 6.7퍼센트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위에 그림에서 보시듯이요.
  위 그림을 클릭하면 자세히 보이지만 왼쪽은 MBC시청률이고 오른쪽은 KBS시청률입니다. 둘째줄 '시청률/점유율'에 나와 있는게 위 시간대의 분당 시청률로 MBC는 6.7이고 KBS는 9.5퍼센트입니다. 한달전만해도 동등했는데 휴가철 등의 영향이 참 큰 것을 보여주죠. 그런데 한가지 특기할 만한건 연령대별 시청률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4세이상부터 시작해 20대, 30대, 40대 ,그리고 여자의 경우는 50대까지도 MBC의 시청률이 더 높거나 동등합니다. 위의 '쥐아이템'의 시청률그래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단 일부분 남자는 50대와 60대, 여자는 60대, 즉 다시 말해 전체 연령대구분 13개 가운데 단 3개에서만 MBC가 뒤지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시청률은 KBS의 3분의 2밖에 안 나옵니다. 그 이유는 그 일부 연령대에서 '너무나 크게 뒤지기'때문입니다. 이 연령에선 특히 60대 이상에선 KBS의 시청률이 MBC의 10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티비뉴스를 주로 이 5,60대가 봅니다. 그러다보니 전 연령대에서 고른 시청률을 보이는 MBC는 맥을 못 추는 거죠. 또 한가지 3,40대에 비하면 오히려 20대에서 MBC와 비교한 KBS뉴스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도 흥미롭죠. 뭐 물론 20대 전체의 시청률자체는 낮지만요.
  이렇게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청장년층에서의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예전부터 MBC는 설사 전체 시청률에서 최하위에 머물더라도 광고수주율은 그리 떨어지지 않아왔습니다. 실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계층에서의 시청률이 아무래도 노년층의 시청률보다는 광고효과에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요새는 평일시청률에서 1등을 하는데도 MBC의 광고는 형편없습니다. 시장친화적인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시장과 역행하는 현상이 계속 벌어지는건 워낙 뻔히 이유가 있기에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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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3 15:17 2009/08/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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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별보며 방송 만들던 한달간의 '이시각세계' 당번을 끝내고 다시 한달간의 정상인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한달 동안엔 역시나 또 한번의 '파업'이 있어서 실제론 3주 좀 넘는 기간이었지만 그래도 몇가지 기억나는 아이템은 있었습니다.

지난 당번기간엔 제 방송시간에 분당시청률이 10퍼센트를 넘으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파업여파와 휴가기간의 영향으로 제시간대 시청률이 6에서 7퍼센트 정도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특히나 휴가기간엔 주시청자층이 50대이상인 상대사는 거의 변화가 없던데 주시청자층이 상대적으로 젊은 엠비시의 시청률 하락이 커지게 됩니다.

아무튼 그러다 보니 몇가지 아이템은 신선한 재미와 그로 인한 약간의 시청률 상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 중 하나가 바로 7월 30일에 방송된 '찢어진 수영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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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입니다.

로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우리에겐 박태환의 부진이 가장 큰 뉴스지만 미국에선 난데없이 노출사건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계영에 출전한 미국 대표선수의 수영복이 찢어지면서 벌어진 일인데 이전에도 있었던 노출사건들과 함께 미디어의 좋은 이야깃 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VCR▶

지난 26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400미터 계영에 출전했던
미국대표팀의 릭키 베런스,

다이빙하는 순간 수영복이 찢어져
그만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그러자 뉴스사이트들에서
미국팀의 성적에 대한 기사는 밑으로 내려갔고
베런스의 엉덩이사진이 톱을 장식했습니다.

미국여성들의 반응도 열광적입니다.

◀SYN▶
(이사건에 대해 들어보셨어요?) "와우"
"이 사진 한 장 복사해 가져도 될까요. 하하"

지난달 있었던 이탈리아 여성 수영선수의
수영복이 찢어진 일과 함께
첨단수영복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노출 그자체는
무엇보다 좋은 이야깃거리여서
토크쇼에서도 소재가 됐고
2004년 미스유니버스나
자넷 잭슨의 노출사건까지
덩달아 다시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들의 노출이
매번 큰 화제가 되는 것처럼
사람들의 근원적인 관심사임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위의 기사였습니다. 사실 전형적인 가십성 기사였지만 최신수영복의 단점인 돌발적인 찢어짐은 이 수영복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어 시의성도 있었습니다. 거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연예프로그램의 단골이슈인 '노출'이 미국사회에서도 어떤 식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지 보여주는 의미도 있을 것 같아 골라봤습니다.

그리고 나선 저도 궁금했던 것 하나는 '노출'이란 이슈가 일반적인 뉴스의 시청자들에게도 과연 크게 주목받을 지의 여부였죠. 그 결과는 뭐 예상대로 시청률로 나타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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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7시 18분의 분당 시청률로 6.4퍼센트 입니다. 이시각세계가 시작된 직후의 시청률로 이 아이템의 영향력이 아직 반영되기 전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위의 이 그림은 7시 19분의 시청률입니다. 예그렇습니다. 7.1퍼센트입니다.
1분만에 0.7퍼센트포인트가 급등했습니다. 게다가 빨간 화살표로 알 수 있듯 남자 40대, 50대도 올랐지만 시청률의 견인차는 여자 40대입니다. 남자 4,50대가 각각 0.3과 0.5퍼센트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자 40대는 무려 1.1퍼센트 포인트 상승해 대부분의 시청률 상승을 가져왔습니다. 그 앞장면에서 엉덩이가 노출된 수영선수가 미남 남자선수였다는건 이것과 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뭐 물론 시청자들이 이렇게 즉각적이고 단순한 반응만을 보이는건 아닙니다. 또 시청률을 생각하면서도 좀더 복잡한 메시지를 가진 아이템도 방송할 수 있습니다. 다음번엔 바로 그런 아이템 몇가지의 사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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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2 00:41 2009/08/1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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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검찰총장 후보자께서 여러가지 의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별다른 친분관계가 아니라는 사업가로부터 15억 5천만원을 빌리고 거기에 함께 골프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여행당시 부인이 사들인 사치품까지도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직생활 수십년에 저 정도가 의혹이냐 청렴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판단이 쉽지는 않네요.

이번 검찰총장 청문회를 보면서 옛날 기억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무려 2002년에 있었던 검사후원회의 폭로기자회견이었는데요.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논란은 있었지만 그당시 검사를 후원했다는 사업가들이 주장한 후원내역은 다채롭고 '구질구질'하고 재밌기 까지 했습니다.

뭐 물론 그당시 논란이 된 후원회와 지금의 문제되는 내용은 전혀 관련은 없습니다.

아래는 2002년도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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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검사를 후원하는 모임이 꽤 늘고 있다고 합니다. 검사 월급으론 활동하기 쉽지 않으니 자신들이 도와서 검사들이 사회불의를 뿌리뽑는 걸 돕는다는 거죠. 그러나 모든 모임이 다 이런 거창한 정의의 대의명분으로 움직이는 걸까요?

 지난 3월 부패방지위원회(이하 부방위)는 전 검찰총장과 현 서울 고검의 간부급 검사 이모씨의 비리건을 부방위의 최초 고발사례로 검찰에 고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고, 부방위는 이에 반발해 재정신청을 했지요.

 그리고 한달전 부방위에 검사들의 비리를 진정했던 김모씨 등 고발자들이 검찰수사가 불공정했다며 기자회견을 가졌고 아래는 제가 취재했지만 방송에는 못나갔던 그 사업가들의 고발내용입니다.

 - 이모 검사는 지난 92년부터 친구인 류모씨로부터 갖은 향응과 금품을 받아오다 95년 12월에는 류모씨를 통해 3천만원짜리 카펫을 검찰총장에게 전달했다는 겁니다. 물론 자신의 승진에도움을 받기 위해서 였다는 것이죠.

  또 이 검사는 92년에 지방 지청장으로 부임하면서 부하직원들에게 주기 위한 가죽잠바 40벌을 류씨에게서 받았다는 겁니다.

  부방위에 진정한 김씨 등은 의류상가 사업을 위해 류씨와 동업한 상태였고 사업을 위해서는 검사의 뒤를 봐주어야 한다는 류씨의 말에 수십억원씩을 대주었지만 그 정도가 심해 결국은 고발을 결심하게 됐다는 그런 이야기 였습니다.

  이들의 고발에 대해 검찰은 카펫의 경우 3천만원 짜리가 아니라 사실은 2백만원짜리 중국산 카펫이고 뇌물이 아니라 취임선물로 준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김씨 등 진정인들은 검찰이 제시한 중국산 카펫은 자기들이 산 페르시아 카펫보다 훨씬 커서 한명이 운반할 수 없는데 검찰도 류씨의 운전사 한명이 카펫을 운반했다고 인정했으니 검찰말이 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취임후 넉달이 지난 95년 12월에 선물한 것이 어떻게 취임 선물이 되며 운전사가 총장집에 갔을때 총장부인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당연하게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서 류씨 등이 베푼 향응에는 한강에서 제트스키 태워주는 것까지 있었다는 군요. 류씨가 검사님들이 힘드시니까 강바람도 쐬게 해 드려야 한다고 주장해 천 2백만원짜리 제트스키 3대를 구입해 이검사와 동료검사 두세명까지 함께 태워줬다는 겁니다.

 참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었죠. 물론 이것이 다 사실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부패방지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검찰은 불기소 했고 언론도 검찰을 상대로 하는 보도인지라 검찰쪽의 확인이 없어서 보도할 수가 없었죠.

  아무튼 검사후원회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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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3 22:47 2009/07/1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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