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에 해당되는 글 48건

  1. 2010/04/25 주인장 사라진 남산의 토끼 - 남산르네상스사업에 대한 유감
  2. 2010/04/21 주인장 섹검이 돼버린 검사
  3. 2010/04/14 주인장 부서이동과 파업 (1)
  4. 2009/12/19 주인장 CNN에서 보내준 포스터
  5. 2009/11/20 주인장 Obama in my town
  6. 2009/08/27 주인장 다음 지표 1위? (3)
  7. 2009/07/24 주인장 부자들의 잔치와 서민들의 설거지
  8. 2009/07/15 주인장 주성영의원 최고의 어시스트 선수 (1)
  9. 2009/06/21 주인장 검열의 공포와 비판 (1)
  10. 2009/06/13 주인장 전경방패에 관한 '아픈' 추억 (1)

블로그에서 한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 집근처 남산야생화공원엔 반가운 녀석이 하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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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겨울뿐만아니라 몇년전부터 이 공원엔 토끼들이 자리잡고 살아왔고 그래서 이 남산 야생화공원을 찾는 꼬마들의 친구가 돼어줬습니다.

그러나 몇달전부터 이 녀석들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공교롭게 남산르네상스사업의 하나로 이 공원이 공사에 들어간 뒤부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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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엔 연말까지 끝낸다고 써있었는데 올봄까지 공원전체가 이렇게 공사판이 돼버렸고 그 이후 토끼들은 사라졌고, 시끄럽게 들리던 야생꿩소리도 잦아들었습니다.

물론 남산을 아름답게 가꾸는 이른바 '남산르네상스'사업을 위한 것이라는 건 압니다. 오세훈 시장님이 역점을 두고 있는 서울디자인사업과도 맥을 같이하는 중요한 일이겠죠. 그렇지만 ...

공사를 보아하니 대개 자연스럽게 조성돼 있던 화단과 풀들을 걷어내고 이렇게 그렇듯하게 연석들을 쌓고 흙길은 시멘트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 공원을 봐 온 사람으로서 맘에 들진 않습니다. 특히나 광화문 광장처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큽니다. 이전 광화문 광장은 아름드리 가로수가 두줄로 늘어서 아늑한 분위기를 줬지만 지금은 마치 놀이공원을 방불케하죠.

특히나 제가 근심되고 더러 화도 나는 건 바로 아래와 같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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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은 더 됐을 아름드리 나무들이 이렇게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지름이 6,70센티미터는 되는 서울시내에선 거의 보기 힘들 정도로 큰 나무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라서 토막내서 쌓아놨습니다.

여름이면 긴 가지를 흔들며 그늘을 선사하던 큰 나무들이고 꼭대기엔 새들의 둥지가 있던 나무들입니다.

혹 외래종 나무여서 새로 소나무 등을 심기위해 잘라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나무가 베어진 곳이 한두 구역이 아니라 광범위하고 잘라낸 나무가 많은 것을 보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설사 그런 목적이라고 해도 이런 수십년이상 된 나무를 옮겨심는게 정석이겠죠.

이렇게 베고 심고... 또 베고 심고 하느라 세금을 수십억씩 쓴다는게 맘에 들지 않습니다. 광화문 광장의 꽃밭도 작년부터 심었다 걷어냈다 심었다 걷어냈다를 하느라 7억을 쓰고 또 새로 심고 있다는데 남산공원도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청계천처럼 몇십년 뒤에도 남을 '큰자국'을 남기고 싶어하는 것이야 이해하지만 서울시, 그리고 오세훈 시장의 남산르네상스와 디자인 서울은 공사를 위한 공사, 전시행정의 길을 착실히 걸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것이라면 차라리 이전의 소박하지만 그래도 정겹던 남산의 공원과 숲이 그리워 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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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5 00:38 2010/04/2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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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검이 돼버린 검사

Diary 2010/04/21 13:18 주인장
  어제 PD수첩의 방송은 예상했지만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적나라한 검사들의 향응, 그리고 그 내용을 취재하는 피디에 대해 고검장이라는 높은 분이 날리는 더욱 적나라하고 저급한 협박.
  사실 스폰서 없는 검사는 능력없는 사람으로 찍히는 그쪽의 풍토라든가 자신들의 비리를 조준한 언론보도에 대해 바로 협박 날리는 행태야 이미 '상식'이 된 것이지만 역시 논리적인 근거와 기사,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들의 뻔뻔한 음성은 감동을 높여줍니다. 여담이지만 피디수첩을 없애고 싶어하는 분들의 욕망은 더욱 커졌을 것같고 그와 비례해 피디수첩을 폐지하는데 대한 대한 부담감도 더 올라갔을 겁니다.

  사실은 저도 벌써 8년전 비슷한 사례를 접했던 적이 있고 이 블로그에도 올린 바 있습니다. 그 글을 끄집어서 한 번 올려봅니다.
  어제 방송과 정말 비슷한 예의 검사와 스폰서간의 일인데 부끄럽게도 그 당시 저는 본격적인 취재를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저 혼자에게 들어온 제보가 아니라 당시 준국가기관에 이미 접수된 진정이었던 점, 그리고 당시 취재데스크도 검사들에 대한 취재라는 점때문에 저어해 저에게 취재지시를 내리지 않았던 점, 그리고 무엇보다 피디처럼 한 아이템을 긴시간을 두고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사건취재하기에 바쁜 사회부기자의 한계가 있었지만. 그러나 어제 방송을 보니 조금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래의 글은 지난 2002년 있었던 한 검사스폰서의 고발과 그것을 취재한 저의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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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검사를 후원하는 모임이 꽤 늘고 있다고 합니다. 검사 월급으론 활동하기 쉽지 않으니 자신들이 도와서 검사들이 사회불의를 뿌리뽑는 걸 돕는다는 거죠. 그러나 모든 모임이 다 이런 거창한 정의의 대의명분으로 움직이는 걸까요?

 지난 3월 부패방지위원회(이하 부방위)는 전 검찰총장과 현 서울 고검의 간부급 검사 이모씨의 비리건을 부방위의 최초 고발사례로 검찰에 고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고, 부방위는 이에 반발해 재정신청을 했지요.

 그리고 한달전 부방위에 검사들의 비리를 진정했던 김모씨 등 고발자들이 검찰수사가 불공정했다며 기자회견을 가졌고 아래는 제가 취재했지만 방송에는 못나갔던 그 사업가들의 고발내용입니다.

 - 이모 검사는 지난 92년부터 친구인 류모씨로부터 갖은 향응과 금품을 받아오다 95년 12월에는 류모씨를 통해 3천만원짜리 카펫을 검찰총장에게 전달했다는 겁니다. 물론 자신의 승진에도움을 받기 위해서 였다는 것이죠.

  또 이 검사는 92년에 지방 지청장으로 부임하면서 부하직원들에게 주기 위한 가죽잠바 40벌을 류씨에게서 받았다는 겁니다.

  부방위에 진정한 김씨 등은 의류상가 사업을 위해 류씨와 동업한 상태였고 사업을 위해서는 검사의 뒤를 봐주어야 한다는 류씨의 말에 수십억원씩을 대주었지만 그 정도가 심해 결국은 고발을 결심하게 됐다는 그런 이야기 였습니다.

  이들의 고발에 대해 검찰은 카펫의 경우 3천만원 짜리가 아니라 사실은 2백만원짜리 중국산 카펫이고 뇌물이 아니라 취임선물로 준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김씨 등 진정인들은 검찰이 제시한 중국산 카펫은 자기들이 산 페르시아 카펫보다 훨씬 커서 한명이 운반할 수 없는데 검찰도 류씨의 운전사 한명이 카펫을 운반했다고 인정했으니 검찰말이 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취임후 넉달이 지난 95년 12월에 선물한 것이 어떻게 취임 선물이 되며 운전사가 총장집에 갔을때 총장부인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당연하게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서 류씨 등이 베푼 향응에는 한강에서 제트스키 태워주는 것까지 있었다는 군요. 류씨가 검사님들이 힘드시니까 강바람도 쐬게 해 드려야 한다고 주장해 천 2백만원짜리 제트스키 3대를 구입해 이검사와 동료검사 두세명까지 함께 태워줬다는 겁니다.

 참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었죠. 물론 이것이 다 사실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부패방지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검찰은 불기소 했고 언론도 검찰을 상대로 하는 보도인지라 검찰쪽의 확인이 없어서 보도할 수가 없었죠.

  아무튼 검사후원회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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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3:18 2010/04/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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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이동과 파업

Diary 2010/04/14 01:07 주인장
1년간 발붙였던 국제부를 떠나 이번 봄 인사때 경제부로 갔습니다.

그것도 금융팀이어서 각종 은행과 국세청 등을 출입하게 됐습니다. 경제에 대해선 거의 문외한이어서 걱정이 태산이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만큼 얻는 것도 많겠죠.

그러나...

사실 그 각오는 한 열흘전쯤에 한 것이고, 실은 인사발령이 나자마자 바로 파업이 시작돼 경제기사는 아직 한 줄도 써보지 못했습니다. -_-....

이번이 4번째 파업인지 5번째인지 헷갈립니다. 파업집회의 사회를 보는 젊은 아나운서들이 첫파업때는 정말 재미없게 사회를 보더니 이젠 아주 원맨쇼들을 하며 사람들을 웃길정도가 됐습니다. 익숙해진 파업이지만 반대로 가슴은 무뎌지고 이젠 웬만큼 하고 편하게 그냥 갔으면 하는 생각도 큽니다.

  게다가 '왜 우리가 투사도 아닌데 MBC만 혼자 나서서 싸워야 하는지', '왜 우리만 무노동 무임금으로 고생하며 파업해야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이미 예전에 대충 끝내고 편히 살고 있는데 말이죠. 또  광우병파동 때는 거리를 메웠던 시민들도 이젠 무관심하게 파업한 채널대신 타사의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무심히 지내고 있는 상황인데 왜 우리만...

  뭐 이런 생각이 솔직히 큽니다마는 그래도 아직 기존 질서에 그저 순응하기보다는 뭔가 문제시하는 편에 서 있다는 것을 고약한 행운으로 생각해 보려 합니다. 그 생각이 얼마나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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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4 01:07 2010/04/1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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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서 보내준 포스터

Diary 2009/12/19 19:30 주인장
얼마전 CNN의 서비스부서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자기네 홍보포스터를 만든게 있는데 관심이 있으면 보내주겠다는 거였죠. 대충 관심이 있으니 보내달라고 답을 넣었는데 바로 배달돼 왔습니다.  요새 CNN이 가맹방송사에 대해 상당히 친절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취재시엔 자사의 지국인력을 이용해 지원을 해 주겠다는 것부터 작게는 각종 기념품을 자주 보내주고 있죠. 불경기때문인지 최근 시청률하락때문인지 둘다 때문인지는 모르겟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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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종류였습니다. 하나하나 보면 다음과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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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의 캐치프레이즈를 이용한 포스터로 가장 무난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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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극복하자는 CNN의 일종의 연중기획프로그램인 'Road to Recovery'를 홍보하는 포스텁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좀 강렬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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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를 대표하는 저널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티 아만포가 맡은 대담프로그램을 홍보하는 포스텁니다.  아만포는 이란태생으로 중동은 물론이고 동구권과 아프리카 등등 세계의 분쟁지역을 누비며 현장리포트를 해 유명해진 기잡니다. 뿐만아니라 워싱턴 정가취재도 다년간의 경험이 있는 저널리스트죠. 사실 대담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은 그다지 참신하지도 않고 그녀의 강점이 묻어나진 않아서 아쉬운 점도 있죠.
 
그런데 이 포스트의 중앙엔 그녀의 언론관을 담은 문장 하나가 인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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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jectivity doesn't mean treating all sides equally.
  
   It means giving each side hearing"

이미 여러차례 제가 지적한 바 있는 내용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당시 방송보도에 대해서건 지난해 광우병사태때의 보도에 대해서건 해당되는 내용이죠. 언제나 편파를 지적하며 동등시간 배분을 외치는 사람들은 실은 항상 '편파'를 감추고 있습니다. 그 '편파'를 감추기 위해 객관성의 신화를 들고 나오고 대중은 양편을 똑같이 다룬다는 '평등'감이 주는 편안함에 현혹되죠.
  아만포는 치열한 갈등의 현장을 누구보다 많이 누빈 사람으로서 직관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새겨진 가장 중요한 진리를 골라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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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9 19:30 2009/12/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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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ama in my town

Diary 2009/11/20 00:26 주인장
집앞이 하앗트 호텔이다 보니 자주 외국정상들이 옵니다. 며칠전에도 페루대통령이 있다갔는데 골목너머 호텔주차장에 경찰 사이드카 2대가 서있는 걸 보고 알 수 있었죠. 사실 이렇게 우연히 조금 특별한 경찰의 모습을 보지 않는한 보통은 어느나라 대통령이 왔다 갔는지 알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확실히 다른 존재였습니다.

그제부터 경찰들이 많아진다 싶더니 어제는 전경버스가 호텔 담벼락은 물론 남산순환도로 수백미터를 점령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우리집 대문앞에 전경 일개 분대가 방패를 들고 서 있더군요. 그들을 헤치고 골목입구로 가니 수십명의 전경소대병력이 진치고 있었고, 그리고 호텔담벼락을 따라선 경찰의 인의 장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출근을 하려고 나가던 저는 2번이나 검문을 당했고 그나마 오바마 행렬이 곧 지난다며 아예 호텔 정문쪽으로 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저로선 버스를 타려면 그쪽으로 가야햇는데 말이죠. 그런데 사실은 버스도 아예 막혀서 앞선 정류장에서 회차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해안되는 건 경찰도 아닌 정체불명의 노인들이었죠. 60대 정도의 노인들 수십명이 봉하나씩을 들고 나타났는데 주민들 말을 들어보니 어제부터 주민들의 차를 빼라 마라 윽박지르고 교통정리를 한다고 난리를 쳤다고 하더군요. 정체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흔히 말하는 '보수'단체쪽이 아닌가 싶은데, 오바마가 그 양반들이 생각하는 그런 보수주의에 맞는 인물인지는 저도 전혀 모르겠습니다.

반면 주민들로선 정말 불편한 하루였지만 그나마 덕본 사람들도 있으니 동네 수퍼와 식당들은 경찰 수천명이 올려준 매상으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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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작년 쇠고기 졸속협상으로 난리가 났을 때 정부쪽에선 쇠고기협상결과로 미의회의 한미 FTA 비준 가능성은 많아진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는 논리도 많았는데요. 오늘 이명박 대통령께서 '자동차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며 재협상의지를 밝힌 건 어떻게 생각해야 할 지 감이 안 옵니다.  
결국  '자동차재협상'기사들이 쏟아지자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와서 재협상하자는 건 아니고 그건 '오해였다'고 또한번의 '오해'레퍼토리를 늘어놨습니다.

  이번 정부를 대표하는 공식적 멘트는 아마도  '그건 오해다!'라는 말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하나 재밌는 건 의장대 사열을 받은 오바마대통령의 말에 대한 우리 대통령님의 조크였습니다.
오바마가 의장대가운데 조선시대 군인 복장을 한 사람들의 의상이 인상적이라고 하자 우리 대통령은 바로 '그러나 싸우기는 불편한 옷'이라고 농담을 던졌습니다. 결국 우리의 전통의상 의상대는 단지 보여주기 위한 쑈에 가깝다는 건 우리 대통령이 자인한 건데. 굳이 그렇게 말해야 했는지...

아무튼 이외에도 몇개 더 생각해 봐야 할 말들이 많았습니다. 3년전쯤 같았으면 벌써 보수신문들이 들고 일어나 대통령의 망언이라고 규탄했을 텐데 올해는 역시 문제제기하는 곳이 한 곳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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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0 00:26 2009/11/2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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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지표 1위?

Diary 2009/08/27 14:31 주인장

  원래 블로그를 사교보다는 기록의 차원에서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그 방문자수 많다는 네이버 대신 독립된 주소로 만들었지만 요사이는 방문자 수가 팍 줄어서 조금은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마도 시청률 신경쓰는 기자의 속성상 뭔가 '인정투쟁'에서 밀린다는 것은 마음이 그다지 편한 일은 아닐겁니다. - 뭐 물론 그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 매몰돼서 읽을 가치없는 싸움닭같은 글이나 쓰고, 스스로 '지적수준이 낮으면 글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의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분들이 요새 많지만...

  어쨌건 그런 이유로 한번 다음사이트의 지표보기에 들어가봤습니다. 각 분야 블로그의 평가순위를 올려 놓은 건데, 당연히 네이버나 대형 포털에 있는 블로그는 제외되고 대개 독립 사이트 형태의 블로그만 순위를 매기다보니 뭐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블로그 순위가 방송기자 카테고리에서 1등이더군요. 뭐 그래봤자 7명 중에서지만 세상에 이상호선배보다 위라니... 솔직히 뭔가 착오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도 중고교 때이후 수십년에 해보는 1등이라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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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7 14:31 2009/08/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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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님의 홈피(www.jkl123.com)에서 퍼온 글입니다.

저도 학창시절 이 분의 미시경제학 강의를 들었죠. 정확히는 듣다가 다운(수강취소)해 버렸습니다. 중간고사를 보다가 문제들을 그야말로 어찌해보지 못하고 두 손을 들었죠. 지금도 조금 기억하는 문제 한 토막은 이런 거였죠.

'마추피추 공화국의 국민들은 알파로인 마약과 베타카인 마약을 사먹고 있다. 각 국민 개인은 두 마약을 3:2의 비율로 먹을 때 가장 큰 쾌락을 얻는다고 한다. 두 마약의 공급과 수요곡선은 아래와 같다. 국민들 모두가 최대의 쾌락을 얻을 때의 두 마약의 공급량과 가격을 계산하라...'

뭐 머리 속으로 '최대쾌락', '수요공급곡선', '예산' 등을 머리를 짜내다 당당하게 강의실을 나와서 과사무실로 가서 수강취소신청서에 싸인을 하고 말았죠...

그래도 가끔 생각나는건 틈만나면 관악산을 오른다는 선생님이 서울대가 저지르고 있는 자연파괴현장을 비판하신 것과 연비에는 전혀 신경안쓰고 충성스런 국내소비자에만 안주한 우리 자동차회사의 문제를 강조하신 대목들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론 시장주의자이고 자유주의자로서 보수적인 시각은 당시의 저로선 좀 맘에 안 드는 대목이었는데...

그 보수적이던 이준구선생님이 지금은 현 정권에 대한 비판자로 명성이 높아지셨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변한 건 절대 아니고 선생님의 보수성보다 사회가 더더 보수화 되었기 때문이죠. 선생님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읽을 만한 글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를 퍼와서 올려봅니다. 이제 이런 글은 인터넷을 뒤져야만 볼 수 있습니다. 방송과 신문에선 절대 다루지 않으니까요. 물론 오늘 내일 하면서 겨우 신문찍어내고 있는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예외지만요.
  애석하게도 제가 일하고 있는 MBC도 그전에도 그랬지만 이젠 이렇게 현 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시각'이 담긴 기사는 보기 힘듭니다. 다음달부턴 보기 힘든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해질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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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잔치 뒤 설거지를 왜 서민이?
       
 
경제학의 제1법칙이란 것이 있다면, 단연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것을 꼽을 수 있
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진리지만 실제로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많은
사람들이 마치 공짜라는 것이 존재하는 듯 착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착각은 여지없이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따져보면 사람들이 저지르는 잘못 가
운데 이런 성격의 잘못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알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공짜가 있다는 착각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 개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철저하게 합리성의 원칙을 따라야 할 정부도 때때로 그런 비합리적인
행동을 할 때가 있다. 정부가 선심을 쓰듯 세금 깎아주고 쓸모없는 사업 벌이는 것이 그 좋
은 예다. 그와 같은 비합리적 행동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떠넘겨진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 현 정부는 출범 초부터 감세를 핵심적 정책과제로 설정해 놓고 있
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감세정책이 별 효과를 거두지도 못하면서 조세수입만 축내는 결과
를 가져올 것임을 지적해 왔다. 많은 전문가들이 나와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는데도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감세정책을 밀어붙였다.
감세정책이 조세수입 감소라는 대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자명한 진
실이다. 하늘에서 몰래 정부의 곳간을 채워주는 것도 아닌데, 세금 깎아주면서 어떻게 곳간
이 더 채워지기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도 이렇다 할 대책 없이 감세정책을 밀
어붙였다는 것은 공짜가 존재한다는 착각을 했다는 뜻이다.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난 ‘래퍼
곡선’(Laffer curve)의 신화를 맹신했던 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금을 깎아주면 결국 더
걷힌다는 래퍼곡선의 신화는 이미 지적인 사기로 판명된 지 오래다.
이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진실을 알고 있었다면 무작정 감세정책을 밀어붙이지 않았을 것
이다. 깎아준 세금을 다른 데서 더 거둘 계획 정도는 마련해 놓고 감세정책을 추진해야 한
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지출을 줄이려는 계획이 없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조세수입을 종전의 수준에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이 점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감세정책을 밀어붙여 문제의 씨앗을 뿌렸다.
더군다나 정부의 돈 씀씀이는 그 어느 정부보다 훨씬 더 헤프니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경기부양을 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씀씀이가 너무나 헤
프다. 한 예로 도대체 뭐가 그리 급하다고 4대강 정비사업에 수십 조 원이나 되는 돈을 퍼
부으려 드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갑자기 서해 바다에서 엄청난 유전이 발견되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돈이 쏟아져 들어오기라도 한가는 말인가?
지속적으로 수입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는 가계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구태여 말
할 필요조차 없다. 조세수입은 줄어드는데 마치 ‘조자룡이 헌 칼 쓰듯’ 지출을 늘리는 정부
의 앞날이 어떨 것인지도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 이 추세대로 간다면 이 정부는 재임 중
재정운영의 건전성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떠났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이와 같은 평가를 피할 길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을 발견한 정부는 세금 더 거둬들일 방법을 찾느라 야단법
석을 떨고 있다. 뒤늦게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단순한 귀결조차 예견하지 못했다면 정책담당자
로서의 자질을 의심 받아도 할 말이 없다. 뒤늦게 부산을 떠는 모습이 시험 때가 다가오는
데도 태평스럽게 놀기만 하다가 당일치기 한다고 밤을 새우는 학생을 연상케 한다.
나는 또 한 가지 점에서 정부의 뒤늦은 야단법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요즈음
언론보도를 보면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조세수입 증가 방안이 대체로 중, 저소득층의 조세
부담을 늘리는 성격의 것들이다. 나는 애당초 정부의 감세정책이 ‘부자들의 잔치’로 끝날 것
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쿠오바디스 한국경제』에 실린 「사이비 이론
의 화려한 부활」 참조) 이 부자들의 잔치 뒤 설거지를 왜 중, 저소득층이 떠맡아야 하느냐
고 묻고 싶다.
애당초 내가 감세정책에 반대했던 이유는 결국 중, 소득층이 그 부담을 안게 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부자들에게 베풀어진 감세 혜택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만나로 충당될 리
없다. 누군가는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그렇다면 그것은 중, 저소득층일 수밖에 없다. 그
렇지 않아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판에 잘못된 조세정책으로 인해 불난 데 부채질을 해댄 격
이 되었다. 이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망각한 탓에 이런 불상사가 빚어진 것
이다.
만약 정부의 호언장담대로 감세정책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면 중, 저소득층
은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경제 활성화로 인해 받은 약간의 혜택과 더
무거워진 조세부담을 상쇄시킬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모두가 다 알고 있듯, 감세
정책으로 인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경제는 여전히 낙관 불허의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할 뿐 아니라, 서민의 삶은 한층 더 팍팍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무거운 조세부담을 짊어지려고 할 리 없다.
이 세상에 세금을 깎아준다는데 싫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저런 개발사업으로
돈을 뿌려대면 주머니가 두둑해져 신나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 동안 정부는 이런 돈 잔치를
벌이느라고 부산을 떨어왔다. 그렇지만 즐거움은 잠깐이고 파티가 끝난 후의 숙취는 피할
방법이 없다. 곧 숙취가 닥칠 것을 예상한 정부가 서둘러 세금 더 거둘 방법을 찾느라 고심
하는 눈치지만 서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나는 세금을 더 거두려고 애를 쓰기 전에 쓸모없는 지출부터 줄이는 것이 순리라고 믿는
다. 정부는 그 동안 재정운영의 건전성을 해칠 정도로 방만하게 지출 프로그램을 확장해 왔
다. 몇 조 원 정도는 우습다고 생각될 정도로 확장 일변도의 재정기조를 유지해 온 것이다.
4대강 정비사업만 하더라도 예산을 슬금슬금 얼마나 올려 왔는지 모른다. 이런 방만한 재정
기조를 그대로 둔 채 서민들의 조세부담만 늘리면 누가 이를 달갑게 받아들이겠는가?
만약 조세수입을 꼭 늘려야 할 상황이라면 서민들의 삶에 더 이상 주름이 가지 않도록 생
각하고 또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현 정부 들어온 후 이루어진 감세정책을 완전히
백지화하지 않는 한, 증세는 어차피 서민의 조세부담 증가를 뜻하게 된다. 그러나 최대한
머리를 짜내 서민들의 추가적인 조세부담이 가능한 한 작아지도록 노력할 필요는 있다. 이
런 노력은 잘못된 감세정책으로 인해 문제를 일으킨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일이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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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4 19:30 2009/07/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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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팀은 가보지 못한 저로선 한나라당 주성영의원님을 전혀 알지 못하고 일면식도 없고 기껏 안다는 건 성희롱 욕설파문으로 유명하셨던 분이라는 정도지만 이제부턴 참 존경할 만한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마하게된 이유야 집구입 과정에서 빌렸다는 15억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스폰서검사의 의혹을 피하지 못해서지만 듣는 이들까지 창피하게 만든 몇가지 상상외의 말들 때문이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조그만 교외'이죠. 도시밖의 지역을 뜻하는 교외가 어떻게 조그맣게 될 수 있는지 국어학자들부터 의문을 품을 이 황당무계한 말은 사실 주성영 의원의 작품입니다.

주 의원님은 청문회에서 천후보자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고 이에 우리는 아는 답들이 나왔습니다.

주의원 : "아들 결혼 때 청첩장도 안 돌렸다는데 사실이냐, 결혼을 어디서 했냐"

천 후보자는 "(청첩장 돌리는 것을) 아들도 원하지 않았고 나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조그만 교외에서 5월에 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조그만 교외'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물론 그외에도 바로 이어서 "청첩장을 돌렸으면 빚도 갖고 제네시스 승용차도 샀을 텐데 왜 안 돌렸냐. 딱하다"라든지 '공직생활 24년에 15억짜리 아파트 한채 갖고 있으면 얼마나 청백리'냐 등의 참 정신이 확 들게하는 좋은 말씀도 많이 해 주셨죠.

아무래도 제 생각에 천후보자 낙마의 골을 넣은 스트라이커가 박지원의원이라면 그 어시스트는 주성영의원이 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분 지역구의 유권자들은 참 자랑스러워해도 좋을 일인듯 싶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경향신문 칼럼에도 실렸고 저도 외신을 통해 접하고 있지만 미국 최초의 히스패닉계 대법관 후보자 소토마요르의 인준청문회는 우리에게 또다른 비교의 의미를 던집니다. 소토마요르 청문회의 가장 큰 쟁점은 이전에 소토마요르가 '인종과 성별에 편견을 가졌는가'입니다. 그래서 공화당이 좀 째째하다싶게 이전 소토마요르의 발언을 문제삼아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 미국언론도 비판하는 상황이죠.
  그러나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선 탈세의혹을 논해야 하고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에선 뇌물검사 의혹을 풀어야 하는 우리에 비하면 '인종과 성별의 편견'이란 심오한 주제를 논하는 미국의 청문회가 참으로 품위있게 느껴지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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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5 14:19 2009/07/1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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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의 공포와 비판

Diary 2009/06/21 15:02 주인장
  PD수첩에 대한 기소가 시끄럽습니다.  정부에선 미디어법 통과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전초전으로 사력을 다하는 것 같은데 사실 기소자체는 다들 예상했던 일입니다. 전직 대통령도 서거하게 만드는 검찰인데 그까짓 피디 나부랭이들 쯤이야 어떻게든 만들수 있는 작품 축에도 안 끼는 '범작'일 테니까요.  '방침'만 내려오면 어떻게든 수사작품 만드는 능력은 우리나라 검찰이 세계 최고일 것이고 그건 우리 국민들 모두가 자랑스러워해도 될 겁니다.

  그러나 저도 우리 검찰의 능력을 다 몰랐던 건 작가의 이메일까지 몇년치를 뒤져서 공개한 겁니다. 이건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기소한 검사는 대학의 헌법학시간에 졸았거나 아니면 아는 것보다 다른 것을 더 중시했나 봅니다.

  제가 들었던 헌법개론 강의에서 헌법분야에서 가장 권위를 갖고 있던 교수님이 즐겨들었던 예 중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학생 여러분 내가 일기를 쓰면서 '나 000은 황제가 되고 싶다, 세상을 바꿔서 내가 황제가 되겠다'라고 했다고 합시다. 그럼 민주공화정을 부인했으니 잡혀가야 할까요?"

우리는 정년퇴임 얼마 남지 않은 노교수의 썰렁한 유머정도로 생각했지만 이 교수님은 이 비유를 재차 강조하면서 황제가 되고 싶다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건 아니면 일기를 쓰건 이건 모두 '양심의 자유'이고 헌법에서 가장 보호받을 자유라고 설명하셨죠.

우리가 흔히 보는 개인이 어떤 정치적 견해나 생각을 글이나 말로 공중에게 전파하는 경우는 사상의 자유로 보호받습니다. 그런데 개인이 사적인 편지나 일기 혹은 다른 친구에게 말하면서 나타난 정치적 견해나 태도는 바로 개인의 양심으로 이건 '사상의 자유'보다 우선하는 '양심의 자유'로서 최고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검찰은 바로 그 양심의 자유를 단번에 파괴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정부를 증오하건 이명박 대통령을 멸시하건 간에 그건 그 사람의 양심의 자유에 해당합니다. 그런 증오나 멸시를 공중이 보는 매체에 개시했다고 해도 사상의 자유 영역에 속해서 허위의 사실이 아닌한 보호받아야 하지만 개인의 E메일에 적힌 내용은 그게 아무리 강한 증오건 멸시건 간에 '양심'의 영역으로 검찰이 뭐라고 말할 것이 못 되는 겁니다.

법을 집행하는 검찰이 헌법을 엿 바꿔먹는 상황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겁니다. 참 위기는 위기입니다.

사족이지만 물론 저라면 이메일에 그렇게 사적인 감정을 적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기소되고 메일이 공개된 사람이 작가라는 건 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피디를 돕는 assistant이지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닙니다. 신분자체가 비정규직에다, 작품이 상을 받을때도 혹은 명예훼손 문제로 법적 쟁송에 가더라도 모두 제외되는 사람입니다. 물론 한국의 피디저널리즘에선 작가들이 스크립트 작성에 깊이 관여하고 있고 이건 기자들의 정통 저널리즘과는 큰 차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작품의 전체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건 피디입니다. 작가까지 기소하는 걸 보니 검찰이 참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어쨌건 이런 상황에서 저 또한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게 조심스러워 집니다. 사실 모든 글을 샅샅이 훝어서 걸고 넘어가려 한다면 불가능한 게 없겠죠. 그게 한국 검찰의 능력이니까요. 물론 저의 글은 별 문제는 없습니다. 기껏해야 아래 아래에 '전직' '이' 대통령을 비판한 글 정도인데 그거야 이미 역사적인 평가도 어느 정도 일치하는 거니까 큰 문제는 아닐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글 쓸때마다 고민하고 할말을 피하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검찰이나 사정당국이 바라는 목표일 텐데 원하는 대로 제가 해줄 필요는 없겠죠.

또 하나 사족입니다.

이 글은 블로그 게시판 분류상 '일상 다이어리'에 올려져 있습니다. 즉 개인의 주관적 견해이자 개인의 기록일 뿐입니다. 다시말해 양심의 자유 영역에 속한 글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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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1 15:02 2009/06/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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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방패에 관한 '아픈' 추억

Diary 2009/06/13 09:22 주인장
  6.10 기념집회에서 벌어진 경찰의 과잉진압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처음엔 일에 바빠서 뉴스에 보도된 영상을 보지 못하고 기사만 보고선 '뭐 매번 있는 일 아닌가'하면서 그렇게 큰 감흥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맞은 사람들의 조금 호들갑도 있겠지 하는 생각도 있었죠.

근데 그 영상을 보니 좀 심하더군요. 공권력이란건 원래 시민들의 폭력을 어느정도 용인되는 선까지는 받아주고 참아야 되는 건데 - 시민들이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고 세금내서 월급주고 보호장구 사주는 거니까요...- 사인들끼리 서로 싸우는 것처럼 마구 때리더군요. 경찰의 변명으론 자신들의 간부가 시민들에게 둘러싸여서 보호하려고 그랬다는데, 그것도 변명이 안 됩니다. 경찰과 시민들은 서로 동일하게 치고 받고 싸우는 그런 관계가 아닙니다. 경찰이 조금 억울하다고 바로 시민때리면 그건 경찰이 아니고...뒷 골목의 사람들이 되는 거죠.

아무튼 그 날으는 방패에 강타당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저는 자연스럽게 제 턱을 쓰다듬게 되더군요. 그리고 머릿속으론 자그마치 15년전의 아픔이 떠올랐고요...

때는 제가 대학3학년이던 1994년 바로 이맘때 종로에서 집회가 있었고 저는 자연스럽게 선후배들과 함께 참가했습니다. '자연스럽게'라는 말을 좀 설명해야 할 텐데 저는 사실 운동권이라고 할 정도로 진취적이고 의식있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비교적 옳다고 생각되던 당시 학생사회의 주류 분위기에 맞춰서 '성실히' 대부분의 시위에 개근하면서 그러나 마지막까지 있진 않고 대개 시위 막바지쯤 빠져서 과외알바 하러가는 그런 학생이었죠.

어쨌건 그날 시위는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산재처리 촉구를 위한 집회였는데  대략 2만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겨우' 1개 공장 노동자들의 산재처리를 요구하는 집회였는데 대학생이 2만명 넘게 모였습니다. 취직준비와 데이트에 여념에 없는 지금의 20대 대학생들이 보기엔 미친 놈들로 보이겠지만 그때는 그랬습니다. 뭐든 모였다하면 만 단위였죠. 8.15 범민족대회나 전대협(이후 한총련으로 바꿨죠.) 출범식은 10만명씩 모였구요.

그런데 노동자들이 주인인 집회라 집회 분위기는 좀 살벌했죠. 경찰도 대규모 병력이 포진했죠. 결국 시위대의 안전을 위해 사수대가 조직됐고, 재수없게도 3학년이라는 이유로 저도 거기에 들어갔습니다. 사수대라고 해봤자 별개 없었습니다. 파이프 든 사람들 생각하기 쉬운데 대부분의 집회는 사수대라고 해도 비 무장이었습니다. 단지 사수대의 역할은 맨 앞에서 전경들이 밀어붙일때 같이 밀고 때론 맞아주면서 뒤에 있는 본대 사람들이 구호외치고 피켓팅하고 전단지 뿌릴 시간 벌어주는 일이었죠.

그 역할 충실히 전경대 앞에 나갔던 저는 더 재수없게도 맨 일렬로 전경과 마주서고 말았습니다. 제 기억엔 지금 보수신문의 기자하고 있는 동기놈이 나를 앞으로 밀었던 것 같기도 한데 15년 전이라 확실친 않네요.

그러나 그러나 지금도 확실하게 기억하는건 바로 그때 내 앞에 섰던 전경녀석의 눈입니다. 약간은 겁먹은 그러나 그보다 조금은 더 분노의 기운이 셌던 눈.

드디어 시위가 시작되고 구호소리와 함께 외침이 커져갈무렵 전경대에서도 명령이 떨어지더군요. 그순간...

내앞의 그 전경녀석은 군화발로 내 발을 무자비하게 밟았습니다. 그리고 밟은채로 온 몸무게를 싣더군요. 발이 아파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놈의 몸무게에 발을 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허둥대는데 머리위로 해가 가려지더군요.

바로 그 놈아의 전경방패였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그 뒤는 그저 별 몇개가 하늘에서 왔다갔다 했던 기억뿐입니다. 어떻게 그놈의 군화발에서 빠져나왔는지 기억도 안나고 어찌어찌해서 같은 과 친구들과 후배들이 모여있던 곳으로 오긴 했는데 턱과 이마에 감각이 하나도 없더군요.  입이 잘 안 다물어졌고 말도 잘 안 나왔습니다. - 사실 그 때부터 제 발음이 이상해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다행인건 눈이나 입에 맞진 않은 거였죠. 물론 안경은 다 휘어지긴 했지만요.

그 전경녀석은 지금쯤 뭐 하며 살고 있을까요. 아무도 그 놈도 애아빠도 돼 있긴 할텐데, 자신이 때려줬던 얼빵한 대학생을 기억은 할지, 너무 때린 얘들이 많아서 아마 기억도 못할 것 같긴 합니다. 또 요새 강경진압 뉴스를 보면서 그 놈은 어떤 생각을 할지 조금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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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3 09:22 2009/06/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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