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밌는 말이다. 사실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그 알량한 기초연금에 의지해선 노후가 보장되지 않겠지. 하지만 그 몇푼안되는 기초연금이라도 받겠다는 사람들이 몰표줘서 지금 정부가 출범했는데 그리 말하면 되나...

자신들을 저렇게 하찮게 보는데도 충성스럽게 보수정당에 몰표를 주는 노인과 빈곤층이 있는게 한국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이자 한계인 듯 싶다.

하긴 미국도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감세를 추진하는 공화당에 몰표를 준다. 실체없는 '미국 공동체주의'에 '경제는 공화당이 잘 살리지'하는 오해에 사로잡혀서...

** 근데 어쩌면 이 기사에서 더 중요한 의미를 끄집어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아래의 문제발언을 한 분이 박대통령에게 연금제도에 대해 가르친 멘토였다합니다. 게다가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을 계속 주창한 분이라는 군요. 결국 국민연금 가입연수만큼 비례해서 기초연금을 깎는 현재의 정부안은 아래기사에 나온 '생각'- 받으면 실패자-을 기초로 깔고 있다고 봐야겠죠. 

심지어 진영장관의 사퇴조차 연결됩니다. 진장관은 국민연금연계안을 반대했지만 대통령의 머리속엔 국민연금연계방식만 있었기에 두사람이 충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더군요.

별거아닌 기사속에 현재의 현안들이 조금씩 해석되는 단초가 있네요.
http://media.daum.net/society/welfare/newsview?rMode=list&cSortKey=depth&allComment=T&newsid=20130928060206247&RIGHT_COMM=R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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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8 09:48 2013/09/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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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의 매우 이례적인 기사

Diary 2013/08/26 16:12 주인장
http://www3.nhk.or.jp/news/html/20130826/t10014038391000.html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판하는 NHK의 방금 전 기사네요. 한국인인 총장이 중립적 위치에 서지 않고 한국편에 서서 일본을 비판해 매우 이례적인 행동을 했다고 비판하는 기사입니다. 그런데 정작 반총장의 발언은 "일본의 정치인들도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말이었는데 이게 그 정도로 편파적인 발언인지...

그런데 NHK가 이렇게 해외인사의 행동이 중립적이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고 중립적이지 않아 보이네요. 솔직히 누구누구의 행동이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입니다라는 식의 기사는... 뭐 요즘 우리 안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기사형식이긴 하지만 일본의 공영방송도 비슷할지는 잘 몰랐는데.

**그나저나 별로 사람들 들어오지도 않는 블로그가 왜 항상 트래픽 초과로 문이 닫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조차 못 들어오다보니 글을 쓸 수가 없네요. 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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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6 16:12 2013/08/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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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을 넘어 후일담으로...

Diary 2013/01/06 00:01 주인장
처음 이 주제로 기사를 작성하게 됐을 때는 우리 회사, 아니 내가 이런 주제로 기사를 쓸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기사방향을 나름 수정하고 의외로 미묘하고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내용도 다 수용돼서 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기사의 질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언젠가 지금 시절이 후일담으로 말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http://imnews.imbc.com/hotfull/hot_nwdesk/plus/3209195_94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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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6 00:01 2013/01/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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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야근중이라 봐야할 외신기사나 너무 많은 새벽이었습니다. 아래 NHK기사는 흥미있어 그냥 본 것이었지만 아래 오바마의 연설은 어제 아침 리포트 일거리였습니다.

아침에 새뉴스가 없다며 모스크바의 폭설을 아침뉴스에 리포트해달라는 편집부의 지시에 "모스크바의 눈은 어째 뉴스같지 않지 않냐"고 이의를 제기하고는 대신 대안으로 재정절벽협상 초반부터 난항이라는데 이거나 해보자고 했습니다. 그게 화근이었죠.

오바마가 장난감 공장을 찾아가서 근로자들앞에서 공화당을 조지는 연설을 하며 여론전을 하는 것도 재밌고 한번 오바마 연설을 들어볼까하고 호기롭게 얘기했는데...분명 쉬운 영어인데도 해석이 안되더군요. 아래와 같은 말이었습니다.

"If Congress does nothing, every family in America will see thei...
r income taxes automatically go up on January 1st. Every family, everybody here, you'll see your taxes go up on January 1st. I'm assuming that doesn't sound too good to you. That's sort of like the lump of coal you get for Christmas. That's a Scrooge Christmas."

아래부분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석탄 한 덩어리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나 '스쿠루지의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는 말. 이해가 어렵더군요.

특히 '스쿠루지 크리스마스'는 문맥상 1차적으로는 세제혜택이 없어지는 상황 그대로 가난한 명절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의 재정절벽 해법과 맞물려 생각해 보면 더 깊은 해석이 가능합니다.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구두쇠 부자 스쿠루지는 결국 감화돼 가난한 이들에게 기부금을 내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죠. 그래서 '스쿠루지 크리스마스'는 부유층에게 세금을 더 걷어서 재정절벽을 피하고 대신 중산층의 세금혜택은 유지해 모두를 만족시키자는 오바마의 해법을 비유한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죠.

그러나 이런 높은 수준의 '은유법'을 대중 연설에서 썼을까 싶더군요. 물론 우리처럼 대선후보 토론도 못하는 나라와는 비교도 안되는 민주주의의 모국 미국임을 감안하더라도 말입니다.

해서 리포트는 직설적인 해석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오바마의 연설은 역시 정곡을 찌르며 군데군데 위트가 있습니다. 우리도 좀 이런 연설 듣고 싶습니다. 언제쯤 가능할지는 잘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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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2 10:57 2012/12/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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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한 3년전 겨울의 일이었던 것 같다. 야근한 다음날 이어서 집에서 좀 자다 오랜만에 와이프와 점심 먹으러 집근처 이태원의 한 식당을 찾았다. 평일이라 자리는 적당히 차 있었는데 우리 자리 뒤편의 한 신사와 가족이 눈에 띄었다.

그 신사는 대머리였는데도 불구하고 나의 주목을 받았다. 내 막눈에 봐도 핏이 살아있는 아주 세련돼 보이는 양복과 신사화를 신고 그외 스타일이 꽤나 좋았다. 그리고 그 건너편의 와이프는 썬그라스를 쓰고 있었고 어린아이 2명과 어머니로 보이는 나이든 아주머니가 앉아있었다.

그런데... 그 일행의 식사가 끝나자 그 어머니로 보였던 아주머니는 바로 식당입구로 종종걸음치며 가더니 역시 고급유모차를 펼치며 아이들을 앉혔다. 그 빠른 동작을 보니 그 사람은 어머니가 아니라 가정부였다. 그제서야 나는 그 부부를 다시 잘 쳐다봤다. 아...
...

그들은 전재국과 박상아였다. 나조차 그들을 늦게 알아봤고, 식당은 수십명이 있었지만 누구하나 그들을 의식하거나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전두환 대통령의 아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탤런트출신 아내와 함께 이태원을 편하게 산책해도 아무 불편함이 없는 사회...글쎄 그들은 편했겠지만 그날 내 마음은 참 불편했다. 그리고 내가 지하철 타러 가끔 걸어내려가던 한강진역 방향 골목의 그 호화빌라를 볼때마다 또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 빌라가 그 부부의 집 - 정확히는 집중 하나겠지만 - 이라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
아무튼 영화 '26년'의 개봉을 맞이하여 문뜩 떠오른 3년전 기억입니다. 뭐 연좌제 같은 구시대적 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독재하셨던 분의 아들이 편하게 외식하는 것에 마음 써선 안되겠겠죠. 독재 오래 많이도 하셨던 분의 따님이 곧 우리를 이끌어 주실 판에 말입니다. 그래도 마음이 불편했던 건 불편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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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6 22:57 2012/11/2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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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통장을 볼때마다 멘붕에 빠집니다.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오래 못가도 어쩔 수 없지..." 옛 노래 가사같은 상황이지만 참 정말 어쩔 수가 없군요. 어떤 이들은 "정말 월급이 안 나오냐? 뻥 아니냐?" 등으로 골을 지르거나 노조가 보전해주고 있지 않냐고 하는 엉뚱한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워낙 보수언론들이 MBC노조가 부자라는 등의 이상한 선전들을 해서이긴 하지만 파업이란 건 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보니 이런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기념일이 몰린 이번 주는 월급 못 받는 파업노동자에겐 힘겨운 시간인데 이런 우리의 모습을 잘 압축한 사진 하나가 바로 아래있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그야말로 깨알같은 부업 - 아니 이젠 일시적이나마 생업이군요 - 전선에 나선 한 후배의 모습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후배는 와이프와 둘이서 이렇게 꽃바구니를 만들어 완판에 성공했답니다. 회사에서 만나면 점심이라도 뜯어먹어야 겠습니다. 겨우 8만원짜리 글청탁 5건으로 교통비 정도만 번 저에 비하면 정말 훌륭한 조합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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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8 00:31 2012/05/0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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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

Diary 2012/01/29 22:40 주인장
이번 MBC기자들의 제작거부와 뒤이은 파업소식이 처음 전해졌을때 인터넷의 여론은 대부분 이랬습니다.

"너무나 늦었다!", "뉴스는 이미 편파적일대로 편파적이 된지 오래인데 왜 이제 나서냐" 는 댓글이 대부분이었죠.

내내 숨죽이다가 임기말이 되어서야 겨우 나서는 것이냐는 비판들이었습니다. 사실은 벌써 4번째 파업내지는 제작거부이고 가장 마지막 싸움이후 겨우 1년 8개월이 지났을 뿐인데다 거의 매년 노조원이 징계당하는 싸움을 하고 있는 유일한 언론사지만 어쨌든 많은 이들이 보기엔 명백한 불의앞에 너무 늦게 나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회사안에선 이 늦은 싸움에 대해 늦게 나섰다는 미안한 마음뿐일까요.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밖에서 보는 많은 이들의 기대와는 다릅니다.

제작거부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기자회장은 회사내의 다른 부문들 즉 시사교양, 드라마, 라디오, 기술, 경영, 영상미술 등등의 대표들과 만났습니다. 제작거부에 나서는 이유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였죠. 그러면 많은 대표들이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을까요? 물론 지지하고 돕겠다는 의견이 많긴했죠. 그러나...

도대체 편파보도가 있긴 뭐가 있었나? 예를 들어보라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시각을 대부분은 어이없다고 보시겠지만 한번 이 분들의 생각으로 한번 이번 사안을 봐 볼까요?

첫째 편파와 왜곡이 있었다고 하지만 기자가 만든 프로그램이나 리포트를 사장이나 보도본부장이 직접 빼라고 지시한 적이 있었냐는 것입니다. 기자회나 노조는 대부분 기사가 이상하게 고쳐졌다느기 해야될 리포트의 제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것은 데스크의 기사데스킹이나 편집회의의 기사선택에서 이뤄진 일로서 정상적인 제작과정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명백한 편파나 왜곡은 없었다는 것이죠.

더러 피디수첩 같은 경우 제작중이던 아이템이 취소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그것도 제작중인 것이었지 완성된 것을 뺀 것은 아니며 더우기 그건 기자부문의 일도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반면 작년 같은 경우 MBC는 경쟁사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대규모 흑자를 봤으니 사장은 오히려 업적이 크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이런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제작거부에 나선 기자회가 뭔가 정치적 편파성에 빠져서 돌출행동을 하는 집단으로 보이게 됩니다.

제가 이런 상황을 설명한 이유는 짐작하시겠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고 싸움은 복잡하고 힘들다는 점을 말하기 위해서 입니다. "끝까지 싸우자, 뻔히 보이는 현실에 왜 비겁하게 눈 감지 말자"라고 다들 얘기하지만 현실은 뻔히 보이지도 않고 단 하나의 사실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시각 , 더구나 약자의 편을 택해 싸우는 것은 힘들고 지난한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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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9 22:40 2012/01/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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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속 그나마 위안...

Diary 2011/11/01 15:57 주인장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유럽위기의 재림으로 몇푼이라도 벌겠다고 했던 주식투자에서 낭패를 봤습니다. 물론 그 액수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이제까지 재테크에선 거의 똥손이었기에 이번에도 역시...하는 낭패감은 있었죠. 기자들이라는 사람들이 의외로 이런쪽에선 소질이 특히나 저는 더 심했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렇게 낭패감 속에 매일 아침마다 세계증시 리포트를 뉴스에 배열하면서도 애써 제 한국증시나 제 투자종목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그 액수 적은 투자종목 중 특히나 가장 액수가 작았던 회사의 주가가 요 며칠 상한을 치더군요. 뭐 그래봤자 이제 겨우 원금 회복 정도인 듯 한데 그래도 이게 웬 일이야 하면서 그 회사 홈피를 들어가봤습니다. 그랬더니 거래소에서도 이 이상한 급등에 대해 공시를 요청했었고 회사는 이렇게 답했더군요.

"태국의 홍수로 경쟁사들이 침수돼 우리 회사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어 주가가 뛴 것으로 보임..."

재밌는 일입니다. 허나 제 나머지 종목들은 그야말로 물속에 잠긴 형국입니다. 콘트라티예프 파동의 다음 곡선쯤에서나 원금회복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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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1 15:57 2011/11/0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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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보도에 대한 소송이 결국 PD수첩의 무죄로 판명났지만 그럼에도 우리회사는 허위보도를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방송과 광고를 했습니다. 회사 경영진의 돌출행동(?)뒤에 있는 배경에 대해선 청와대 하명설부터 파업유도용 등등 별별 얘기가 많지만 하나같이 우리 스스로를 비참하게 하는 것들 뿐인지라 별로 언급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이 문제에 대해 대부분의 기자들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회사의 섣부른 '허위보도'사과에 대해 이성적인 반론이 있어 하나 소개해봅니다. 그나마 내부에서 반론을 한다면 이 친구가 하겠지 했던 임명현 기자의 글인데 정말로 이 친구말고는 문제제기를 하는 이도 거의 없었습니다.

아래의 글의 요지를 짧게 말한다면 법원이 허위가 있다고 한 것은 보도에 담긴 결론과 그 결론을 이끌어낸 사실들 전체는 아니었으며 오히려 과학적 사실들 대부분은 법원도 부정하지 않았으며 확정되진 않았지만 여전히 사실일 개연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불확정적인 영역까지 깡그리 모아서 허위였고 그래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참으로 이상한 사과였다는 결론이 깔려있죠.

아무튼 아래 글은 한번 읽어볼만 합니다.

------------------------

2008년 4월,
미국 쇠고기 수입 파동에 대해 기획취재중이던
당시 MBC 보도국 사회정책팀은
극적으로 한 연구자를 만나는 데 성공합니다.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의 정병훈 박사였습니다.

정 박사는 당시 모든 언론이 주목한 논문,
즉 MM형 유전자와 vCJD(인간광우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그 논문의 제 1저자였습니다.

본디 이 논문은 김용선 교수라는 사람이 주도해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정 박사가 A부터 Z까지 완성했고
김 교수는 교신저자로 참여했던 것입니다.

당시 정 박사가 연구한 논문의 결론은
한국인의 94%가 MM형 유전자라는 거였고,
그 사실을 정 박사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했을 때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MM형이 높기 때문에 한국인끼리 결혼했을 때
자식들은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영국에서의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한 150명 가운데
MM형 유전자가 아닌 사람은 단 1명 뿐이었습니다.

우리 보도국도 당시 이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MM형 유전자가 94%라고 해서 vCJD에 걸릴 확률이 94%라거나
미국인의 경우 MM형 유전자가 50%라고 해서
우리가 미국 사람보다 두 배 더 잘 걸린다
이런 뜻은 아닙니다.

법원이 지적한 '허위'라는 것은 이 점을 뜻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과학적 사실 자체,
즉 'MM형 유전자와 vCJD의 발병에는 높은 상관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허위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서지 못하거나 주저앉는(Downer) 소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 농무부(USDA)는 다우너 소의 도축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질병 때문이 아니라 광우병 때문입니다.

저는 그 당시 USDA가 발표한 관보를 아직 갖고 있는데,
거기엔 이렇게 적시돼 있습니다.

"The inability to stand or walk can be
a clinical sign of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
(서지 못하거나, 걷지 못하는 것은 BSE의 임상적 징후일 수 있다)

그리고 CNN은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썼습니다.

"Downer Cows are not allowed to enter the food supply
because they are associated with a higher risk of mad-cow dis ease."
(다우너 소들은 광우병에 감염됐을 위험이 높기 때문에
식용으로의 유통이 금지돼 있다.)

물론, 휴먼소사이어티의 촬영 화면에 등장하는 소들을
전부 BSE에 걸린 소들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법원이 지적한 '허위'라는 것은 바로 이 점을 뜻합니다.

그러나, 역시 그렇다고 해서
'다우너 소'가 '광우병에 걸린 소일 수 있다'는
과학적 사실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레사 빈슨은 제가 취재했던 케이스가 아니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방송 시점에는
미국 당국도 그녀의 사망 원인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이전이었다는 것이고,
또 그녀를 'vCJD 의심환자'로 보도하는 현지 언론이
당시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조사해보니 'vCJD가 아니었다' 해서
그 보도가 오보가 되는 거라면
우리들도 앞으로
'조류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신종플루 의심환자' 등을 보도할 때
함부로 <의심환자>라는 말을 붙여선 안 될 겁니다.

조사해보니 감염되지 않았던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법원의 판결을 부정하지 않지만,
적어도 우리의 어제 뉴스를 보면
제가 알고 있는 '과학적 사실'들은
너무나 간단하게 <허위>라는 간판을 달고 있었습니다.

법원이 지적한 '허위'라는 부분과
실제의 과학적 사실이
구별돼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코 앞으로 다가온 방송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그래도 그 당시 ND와 NT를 합쳐
50개가 넘는 기사를 리포트했던 기자로서,
그리고 그 리포트를 위해 많은 시간을
취재에 할애했던 기자로서,
우리 내부에서라도 쟁점 자체는 정확히 해야 할 거 같아
몇 글자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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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7 17:10 2011/09/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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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감세와 부자급식

Diary 2011/08/18 23:56 주인장
오늘 뉴스데스크의 집중코너인 뉴스플러스에 나온 인터뷰 하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상급식 투표에 관한 토론회에서 주민투표 관련단체가 무상급식을 비판하며 한 말이었는데 기사와 그 인터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서울의 한 무상급식 주민투표
부재자 투표소.

해외순방이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이
일찌감치 투표를 마쳤고,
경찰 군인 등 공무원이 많았습니다.

부재자 투표대상자 만 7천여명 중
3천 7백여명이 첫날 투표소에
나왔습니다.

부재자 투표 신청자 10만2천명 가운데
83%가 우편투표 방식을 택해
첫날 투표소는 그리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INT▶ 예병걸/구기동
"24일 25일 지방에 놀러 가려고
약속을 해서..."

부재자투표는 내일 오후 4시까지
이곳을 포함해 서울시내 30개 투표소에서
이루어집니다.

선관위가 주최한 첫 토론회도
열렸습니다.

주민투표 찬반 단체들이 대표로 나와
한치의 양보없는 설전을 벌였습니다.

◀INT▶ 서인숙/투표참가 운동본부
"먹는 문제보다 안전한 학교,
잘 가르치는 학교가 더욱 시급하다고
생각힙니다."

◀INT▶ 배옥병/투표거부 운동본부
"아이들이 급식을 받기 전에
가난의 인증을 먼저 받기를
강요하는 것은 비정한 일입니다."

양측은 최근의 재정위기까지 연계해
각자의 복지이념을 주장하며 격론을
펼쳤습니다.

◀INT▶ 이상수/투표거부 운동본부
"토목사업 4대강사업, 여기서
파탄난 거예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되는 거예요."

◀INT▶ 하태경/투표참가 운동본부
"부자감세는 철회하자고 하시면서
왜 부자급식은 하자고 하십니까?
하려면 일관되게 말씀하십시오."

MBC뉴스 ooo입니다.
-----------------------
기사에 소개된 인터뷰들은 양측의 주요한 주장을 담은 즉 양측의 논리의 핵심일 겁니다.
그러나 이 하태경이란 분의 주장은 나름 무상급식파의 모순을 지적한 예리한 공격인 것 같지만 현대복지국가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전형적인 우문입니다.

만약 수능시험 대비 사회공부 열심히 한 학생이라면 고교생도 지적가능한 오류입니다. 현대의 복지국가의 책무는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기본적인 안전망과 생존권을 넘어서서 사회적 권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바로 교육과 노동의 권리 등이죠. 그러자면 국가는 돈이 있어야 겠죠. 그래서 세금을 걷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원칙이 하나 들어갑니다.

세금은 소득에 따라 '차등'을...그러나 복지는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입니다. 국가라는 공동체에서 쌓은 부에 대해 부자는 더 많은 세금으로 공동체에 책임을 다합니다. 국가입장에선 더많은 세금을 걷고 빈자들에게 책임을 덜어주는 조세정의의 실현이죠. 그러나 그렇게 쌓은 재원으로 국가는 국민모두를 공동체의 일원으로 묶으며 보편타당한 복지를 제공합니다. 의료보험금 더 많이 낸 사람은 특진해주고 조금 낸 사람은 덜 치료받게 한 다면 그건 국가가 아니라 개인 의료사업자겠죠. 무상교육도 마찬가지로 국가가 해주는 무상교육은 그렇게 재벌아들이나 빈자에게나 모두 똑같습니다. 물론 국가가 아닌 사립학교는 낸 돈에 따라 교육서비스가 달라지죠. 당연합니다. 사립재단은 국가가 아닙니다.

결국 하태경이란 분은 부자감세철회와 부자급식은 모순된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둘은 같이 연결되는 한 짝입니다. 부자는 세금 더 내고 그러나 혜택은 부자나 빈자나 같이 받는게 현대국가입니다. 이보다 수준 낮은 근대국가는 빈민구제법으로 특별히 심하게 가난한 이들을 '골라내서' 불쌍히 여겨 왕이나 귀족들이 낸 돈으로 구제해줬죠.

오세훈 시장은 우리나라를 아니 적어도 서울시만은 조선후기사회로 되돌려 가난한 한성시민들을 어여삐여겨 구제해주고 그것을 발판으로 인자한 '나랏님'이 되고 싶으신가 봅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조선시대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오세훈 시장에게 구제받는 백성이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현대 복지국가 대한민국의 시민으로 제 재산에 걸맞는 세금내고 대신 이태원 언덕 너머에 살고 계신 이건희 회장님이나 우리집 바로 옆의 이웃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국가의 복지혜택을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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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8 23:56 2011/08/1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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