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장'에 해당되는 글 152건
- 2019/09/01 주인장 '일본회의'의 정체..또다른 종교적 우파.
- 2019/03/02 주인장 북한의 핵무기와 엑스칼리버
- 2019/03/02 주인장 2차 북미회담 결렬과 북한의 영웅신화의 위기
- 2018/06/10 주인장 전쟁을 해야 지지율 오르는 정치세력 VS 화해가 지지율 상승인 세력
- 2017/11/30 주인장 "이렇게 기사 쓰면 안 된다"의 전형
- 2017/11/13 주인장 힘든 출발
- 2017/11/03 주인장 트럼프발 세금인하와 규제완화의 악순환?
- 2017/10/16 주인장 KBS와 MBC의 이상한 연대
- 2017/09/25 주인장 '자연주의 뉴스론' - 한국 저널리즘 컨퍼런스
- 2017/08/20 주인장 도쿄여행기2 '우에노 공원에서 본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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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하는 분도 있고 해서 어제 얘기에 이어서 서사학으로 본 북한핵을 좀 더 얘기해보자면 나는 지금의 북한사회체계가 유지되는 한에선 100% 비핵화는 북한 스스로가 준비하진 않고 있다고 본다.
역시 이유는 북한에게 핵무기는 영웅이 가진 절대비급이기 때문이다. 일본을 물리쳐 북한을 해방시킨 영웅(김일성)과 선군으로 미국에 맞서 나라를 지킨 장군(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은 핵무기개발로 미국을 ‘굴복’시킨 가장 훌륭한 영웅으로 신화지워져 있으니 핵무기는 그 신화의 가장 중심소재인 것이다. 영웅신화가운데 가장 전형적이면서도 이야기의 적용가능성이 넓은 신화로 생각되는 아더왕이야기에 빗대보면 북한의 핵무기는 딱 아더왕의 엑스칼리버인 것이다. 아더왕아버지가 죽으면서 바위에 꽂은 엑스칼리버를 아더왕만이 빼낼수 있어 왕이 된 것처럼 김정일이 처음으로 했던 핵실험을 사후에 다시 했고 부러졌던 엑스칼리버가 다시 호수의 요정에 의해 다시 붙어서 돌아온 것처럼 실용성이 의심받던 핵무기를 김정은이 수소폭탄급실험 성공에 핵을 실을 수 있다는 ICBM으로 다시 완성시킨 것이다.
그러니 엑스칼리버 없는 아더왕은 존재하지 않고 핵무기 없이는 김정은은 북한의 지도자 영웅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이렇게 보면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버릴 수 없을 것이나..그러나 영웅신화도 반드시 그렇게 단선적이지 않고 의미의 변화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아더왕 이야기는 엑스칼리버로 전쟁을 이기고 원탁의 기사단을 이끌게 아더왕으로 그냥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 왕국이 이뤄졌지만 왕국은 내외부에서 어딘지 모르게 불안정한데 그러던 중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배’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원탁의 기사들은 성배를 찾아 다들 흩어져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그 모험과정에서 원탁의 기사들에 아더왕도 결국 죽게 되지만 마지막에 성배를 찾은 덕에 아더왕의 영혼은 하느님에 구원받고 성령 충만한 진정한 영웅이 되는 것이다. 결국 아더왕 신화의 전반부는 요정들이 만들어진 엑스칼리버를 갖고 영웅된 아더왕이란 켈트족 영웅신화였는데 갑자기 뒤편에선 기독교의 종교신화로 바뀌어 버린다.
북한의 경우도 핵무기가 국가의 이데올로기의 중심에 있는 한은 폐기가 어렵겠지만 그 국가의 이데올로기가 다른 형태로 바뀌고 핵무기 대신 엑스칼리버의 위치를 가져갈 무언가가 들어온다면 핵은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독재하는 영웅이 지키는 나라라는 영웅신화에 의지해 국가를 경영하는 참 요상한 나라 북한이 어느 순간 대단히 혁신적인 보물을 갖게 돼 그에 맞춰 능률적으로 나라를 경영하는 보다 현대적인 이야기를 가져야하는 것이다. 바로 지금도 그런 변화가 조금은 시작됐지만 결국 그 보물은 ‘경제발전’이 될 것이다. 경제특구가 됐건 자원개발이 됐건 북한주민 모두가 체감할 경제적 이익을 갖다줄 대단한 경제적 성과가 나오고, 북한 주민들 스스로도 핵무기로 자신들을 가난하게 지켜주는 장군님보다는 배불리 먹여주고 부강한 앞날을 보여주는 실용적 지도자에 익숙해지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되는 것.
물론 이건 김정은에겐 큰 모험이다. 영웅신화에 의해 떠받쳐져 사실상의 왕으로 나라를 다스리다가 그보다는 약하게 이전 등소평처럼 국민을 배불리 먹고 살게 해줬다는 경제발전의 정당성에 의지한 그저 권위주의 독재자급으로 내려와야하는 것이니...
아무튼 북한이란 사회의 특징을 생각하면 비핵화는 단순히 군축이 아니고 북한의 국가신화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이념으로 바뀌는 국가정신의 탈바꿈이고 김정은의 지도자 위치도 교과서적인 분류가 완전히 바뀌는..어찌보면 봉건사회에서 현대사회로 바로 바뀌는 역사의 점프가 필요한 일이다. 한마디로 북한의 비핵화는 북한의 사회구조까지 다 바꿔야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 북한의 비핵화문제를 영웅신화를 가져와 설명해본다는게 이상해보일 수 있지만 이렇게 인류학적 틀로 북한문제를 보는 분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 전문가들이 보기엔 어설퍼 보이는 잡글이지만 나중에 한번 제대로 풀어보고 싶은 주제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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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협상의 달인이라고는 해도 그렇게 치밀한 사람이라 생각 못했는데 쉽지는 않은 인간인 것 같다.
2차 핵위기를 부른 적이 있고 한때 북한이 존재자체를 완강히 부인했던 반면 가정집 방안에도 숨길 수 있어 내심 북한으로선 ‘숨겨진 기정사실’화 했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바로 겨냥해 없애라고 요구했다니. 트럼프가 우라늄농축프로그램 폐기 카드를 들고 간 사실 자체가 처음부터 이 회담을 파토낼 작정으로 간 것으로 봐야한다. 이 치밀한 반전카드로 미국언론이 코언청문회를 7시간 생중계하며 북미회담은 단신 급으로 밀어내던 상황도 일거에 역전시켰다.
어차피 자신의 변호사에게 “거짓말쟁이에 사기꾼에 반역자”로 몰린 판에 북미회담 결렬은 외교적 실패보다는 ‘역시 트럼프는 결단력 있는 협상가’란 이미지를 다시 부각시키는 효과가 컸고 말이다.
게다가 정말 치밀한 건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은 이제 안하기로 했다“고 규정짓고 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망나니 북한을 길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나긴 모험‘이란 서사극의 줄거리는 지켜냈다.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으로써 북한은 잘 안 길들여지는 철부지 망나니일 지언정 핵과 미사일을 휘두르는 괴물이 될 수는 없다. 그 순간 이야기에서 아예 삭제되는 즉 정권제거의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이렇게 자신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지켜낸 미국 혹은 트럼프에 비하면 북한은 그야말로 반대로 충격일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패닉에 빠진건 당의 선전선동 담당과 노동신문 등 기자들일 것이다. 원래는 국가 자체가 신화로 끌고가는 극장국가였는데 이야기의 위기(?)를 맞았으니 말이다. 세계의 최강 악당 미국의 갖은 방해를 물리치고 역경 끝에 우리를 지켜줄 자랑스런 핵무기를 만들고 악당인 미국 대통령마저 개과천선시켜 선물을 받으러 가신 우리 임금님...이란 동화의 기승전결을 잘 써놨는데 갑자기 악당이 도로 미쳐서 임금님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허무개그를 쓸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지도자 신화아래 모든 것이 규정되는 북한사회, 그 지도자신화는 갖은 역경을 헤쳐나가는 발전의 이야기구조이지 갑자기 “앞선 줄거리 무효에요, 다른 주인공으로 다른 이야기 시작할게요”라는 후속편을 내놓는 구성이 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념담당자들이 어떻게 이 구멍을 메울 것인지? 이런 이야기의 구멍은 북한으로선 처음이고 그런 의미에선 극장국가 북한의 최대위기이다. 언제나 우리 임금님 모험기 새 에피소드로 이어가던 극장이 갑자기 그 시리즈 기본줄거리 자체를 바꿔야 하는 일이 생겼으니까.
내일 조선중앙티비가 아주 재밌을 것 같다. 그리고 트럼프는 곧 다시 북한과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장기간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북한이 새 줄거리를 만들때까지...그리고 그 기간 동안 우리는 여러모로 피곤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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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리메이크돼 방영중인 ‘은하영웅전설’ 9화. 원래 원작이 일본 더 나아가 현실 민주주제도의 위기에 대한 비유가 깔려 있는데 이번 회는 상당히 직접적이다. 전쟁중인 제국과 동맹. 그 가운데 민주주의 국가인 동맹의 정치가들은 새롭게 대대적인 공격작전을 결정한다. 민생경제가 파탄직전이지만 이유는 하나. 전쟁이 확대되면 지지율이 15% 올라가서 정권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런 부패정치가들의 의도를 인식한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후방에 숨어 전쟁결정을 하는 권력자‘들을 규탄하지만 이들은 일부일뿐 전쟁승리의 기대에 취한 다수 민중은 그냥 전쟁터에 끌려간다...
전쟁 혹은 준전시의 긴장상태가 있어야만 지지율이 올라가는 정치세력 VS 긴장완화와 화해교류를 이끌었을때 지지율이 올라가는 정치세력...
언뜻 생각하면 화해지향적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는게 모두에게 이익일 것 같으니 그쪽이 항상 집권해야할 것 같이 보일 수도 있으나 ‘은하영웅전설‘에선 “악의 제국을 박살내고 자유민주주의를 퍼뜨리자“는 쉽고 확실한 선동을 앞세우는 호전세력이 정권을 잡고 전쟁을 이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근데 그게 꼭 만화에서만의 일일까?
공교롭게는 2000년 이후의 한국은 두 타입의 정치세력이 공존하게 된 상황이 됐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만이 ‘바른 선‘이라기 보다는 이 정치세력은 남북화해를 이끌었을때 지지율이 오르기에 자기들 이익 때문이라도 화해를 위해 노력한다. 반면 그 반대쪽들은 남북화해는 지지율 하락과 동의어이기에 항상 대화에 대해 비판하고 북한이란 악을 무찌르자는 확실한 주장을 퍼뜨리는데 주력하게 된다.
그리고 민중의 지지율이란 변수도 또 나름 자유로운 변수다. 화해와 협력이 화려한 퍼포먼스로 제시될 때는 그것을 지지하지만 그 퍼포먼스의 효과가 사그라들면 성과없는 대화엔 지루함을 느낀다. 그 대신 ‘무찌르자!‘라는 훨씬 이해하기 쉬운 선동에 이끌릴 때가 더 많기도 한 것이 역사적 사실이었고...
그래도 이렇게 관찰자의 시점에서 보면 그래도 객관적으로 나아갈 길은 더 명확히 보인다고 본다. 다만 역시 이성보다는 감성이 판단을 좌우하게 될 시점이 항상 그리고 많이 온다는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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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있었던 건설노동자들의 마포대교 점거 시위에 대한 기사들 중 우리 회사 기사와 다른 언론사 기사를 비교하면 “이렇게 기사 쓰면 안 된다“의 전형을 얻을 수 있습니다.
http://imnews.imbc.com/replay/2017/nwdesk/article/4467643_21408.html?menuid=nwdesk
VS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505794&plink=THUMB&cooper=SBSNEWSPROGRAM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016&aid=0001321646
모든 시위는 원래 누군가에게 불편을 줍니다. 그런 불편의 발생이란 면에서 보면 어떤 시위도 용납해선 안 됩니다. 시위자들의 주장의 옳음이나 다른 표현수단이 없은 그들의 절박함에 대한 판단은 전혀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 겁니다. 그렇게 1차원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자는데 찬성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만 놀랍게도 공영방송사에서 이렇게 ‘맹목적 불편 방지‘라는 희한한 시각의 기사가 나옵니다.
물론 아직도 전임사장이 뽑은 대체인력과 기존 간부들이 남아있는 과도기라 생긴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사는 그 자체로 극우정권과 결탁했던 정치기자들의 폐해 그리고 그에 맞서 벌어졌던 파업의 정당성을 보여줍니다.
더구나 제가 보기엔 이번 MBC의 기사는 노동자단체를 적대시하는 의도성 이전에 ‘게으름‘이 더 먼저 느껴집니다. 기사내용을 찬찬히 보면 교통불편에 대한 통신사의 기사와 경찰 보도자료 외에 다른 소스는 안 보입니다. 설사 성향이 보수적인 기자거나 데스크라도 시위의 배경이나 전후관계에 대한 설명을 안 넣을 수 없을텐데 그런 ‘불순물’ 하나 없는 교통기사가 돼버린 것은 의도보다 의욕의 문제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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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SBS가 톱블럭을 전병헌 수석 수사로 채웠다. 검찰이 소환 뒤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단독기사에 이어서 수사상황과 청와대 분위기 등 5꼭지였다. 전정권이든 현정권이든 권력형 비리보도는 언론의 중요한 책무고 기자들이 가장 보람 느끼는 보도영역이란 점에서 보도의도를 문제시해선 안된다. 오히려 보도하고 싶은 의도라는 측면에서 보면 전병헌 건에 대해선 SBS가 아니라 MBC가 아니 오늘 날아가신 김장겸 사장이 아마 가장 이 보도로 뉴스를 채우고 싶었을 것이다. 현정권의 탄압에 맞선다는 그분 입장에선 현정권인사의 비리의혹이 얼마나 반가운 뉴스겠나? 그런데 우리 회사 MBC는 오늘도 한 꼭지 그나마 아침에 다 나온 연합기사와 전병헌 의원 입장의 요약이다. 네이버의 연합기사를 오전에 봤으면 안 봐도 되는 리포트다. 이런 하나마나한 리포트를 오늘만 한 게 아니고 이 사건 터진 뒤부터 계속 이랬다.
기자들이 파업에 들어가 취재할 사람이 없어서 아닌가 하겠지만 법조팀은 전원 파업이후 뽑은 경력기자들로 바뀐 지 벌써 몇 년 째라 파업참가자는 없어 전력에 누수도 없다. 결국 보도는 정말 하고 싶지만 취재가 잘 안돼서가 이유라 하겠다. MBC의 DNA를 바꾼다며 기존의 기자들 내쫓고 정치적 성향을 주로 보고 뽑은 경력기자들로 보도국을 대부분 채우고 – 특히 법조와 정치는 거의 99퍼센트 – 기자들을 사병처럼 부린 결과다.
웃지 못 할 일들은 사실 꽤 오래전부터 벌어졌는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워낙에 큰 뉴스라 초기엔 우리도 메인뉴스에서 꽤 많은 분량으로 다뤘다. 그러나 유독 일요일 뉴스데스크에서만은 분량이 줄었다. 신문이 안 나오는 날이라 참고할 기사가 별로 없어서라 하겠다. 국정농단 특취팀을 없애고 난데없이 ‘엘시티 특취팀’을 만들었을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 인사들의 비리가 많을 거라 생각하고 ‘엘시티 특취팀’을 가동시켰겠지만 그런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주말이었을 것이다, 팀은 꾸려졌는데 기사가 없다는 얘기가 나와서 인지 엘시티 특취팀의 기사를 오늘은 메인뉴스에 넣는다고 윗사람들이 말했다. 그런데 오후에 특취팀에서 올라온 그 기사는 보통 기사의 2배 분량으로 길었는데...놀랍게도 그냥 ‘이제까지 나온 엘시티 기사 줄거리 요약’이었다. 기겁한 나는 편집부의 선배에게 “이건 도저히 기사가 아니”라고 낼 수 없다고 말했는데 결국 그 기사는 메인뉴스에 나가지 못하고 줄여서 그 다음날 아침뉴스에 나갔다.
MBC를 장악하고 싶은데 그냥은 장악하기 힘들어서 결국 망가뜨려서 장악한 사람들... 그중 가장 중심이 되는 분이 결국 오늘 나갔다. 사실 그 분은 나가면 오히려 속 편하실 것이다. 하지만 망가진 회사를 되살리는 건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게다가 되돌리기도 쉽지 않은 많은 일들을 되돌리고 풀어야 한다. 참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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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순방에 나서기에 앞서 트럼프와 공화당이 드디어 세금개혁안을 내놨다. 전반적으로는 세금인하다, 기업의 법인세는 35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낮추고 부동산세도 없애 주고 중산층의 경우 세금 공제 혜택을 늘려준다는 것. 그러나 중산층의 경우 공제혜택이 느는 것도 있는 반면 지역에 따라 줄어드는 공제도 있어 일괄 감면이라기 어렵고 불분명하다. 반면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감면은 확실한 것인데…
아무튼 이러면 확실히 다른 나라 기업들이나 부자들이 세금 낮은 미국을 향해 더 투자하게 되니 미국으로선 세금도 줄이고 투자도 해외에서 충당돼 단기적으론 경제가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로 보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미국의 세금인하 때문에 미국 외 국가들도 돈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기위해 대기업의 세금을 깎아주는 정책을 잇달아 추진해야하는, 규제완화와 세금인하의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라고 경제학자 스티글리츠는 진단한다. 왜 ‘악’순환인가 하면 미국이야 해외에서 들어온 돈으로 세금인하분을 메울 수 있겠지만 해외에서 돈을 충분히 끌어 오기 힘든 다른 나라들은 결국 기업세금 깎은 대신 중산층이나 노동자의 월급에 매기는 세금을 올려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금인하를 칭송하면서 우리도 본받아야 한다는 신문들의 논조를 편하게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더구나 이런 논조는 대기업이나 부유층의 세금을 깎아주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낙수효과를 가정한 것이지만 낙수효과는 실제로 수치로 실증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반면 세금을 올리는 대신 그 인상액만큼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 경제규모는 세금인상액의 2,3배쯤 성장하는 재정승수효과는 실증된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만약 소득 불평등도 해결하며 경제성장을 이루려했다면 부자증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가면 되겠지만 이건 유권자에게 설명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표얻기도 어렵고 결정적으로 부자들(트럼프 포함)이 싫어한다. 대신 세금인하하고 외국 돈 끌어오는 건 미국대중들도 좋아하니 참 쉬운 방법이다.
부시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이후 4,5년 뒤에 세계 금융위기가 온 것처럼 몇 년 뒤에 또 난리 안 날지 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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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KBS와 MBC메인뉴스의 톱블럭은 한 사람이 큐시트 짠 것처럼 똑같았다. 전직대통령이라지만 일개 피고인이 국가의 사법권력을 부정한게 과연 황당함이전에 얼마나 주목해야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강한데 말이다. 객관적인 사실이나 국가적으로 공유되는 가치같이 공영방송이 가장 우선할 부분을 다 버리고 주관적인 정치적 논쟁의 영역을 우선시 하는 참 기이한 프로퍼갠더 생산자들의 연대다.
근데 참 가볍게 볼 건 아니다. 정말 '적폐연대'가 굳건히 가동하고 있는 걸 목격하고 있으니 말이다. 몇 달 전에도 전 정부에서 퍽이나 높은 자리에 있던 양반이 "너네 회사 사장 절대로 그냥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줬는데 그 자리에서의 느낌은 그양반들이 어딘가에 모여서 "물러나지 않겠습니다."라는 결의대회라도 했다는 듯한 말투였다. 근데 정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굳건한 사람들에게 절차 다 지키며 천천히 압박해 물러나게 한다는 현정부의 방식이 옳은건지 아니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천천히 절차 지키며 물러날때까지 긴 시간 기다려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사족)근데 톱리포트만 놓고 보면 KBS의 톱기사의 문장들이 더 박대통령의 입장을 구구절절히 대변하는 듯하다. 그 흔한 '주장했습니다'라는 서술어도 없고 기사속 화자와 시청자의 거리를 좁히는 '말했다'라든가 심지어 객관성을 강하게 부여하는 '규정했습니다'란 서술어까지 등장한다. KBS는 파업보다 안에서 싸우는게 더 나았던 건가? 아니면 오히려 파업덕분에 오히려 안에서 전선이 명확해진 건가? 역시 잘 모르겠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559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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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라는 것이 신화가 됐던 뉴스기사가 됐건 모두 사회성원들이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게 하고 안정감을 찾게 해주는 사회구성의 핵심이라는 것이야 나도 졸작이지만 내러티브분석으로 논문을 썼기에 읆을 정도는 됐다.
하지만 이야기의 역할 중에서도 사기와 기만을 가려내는 규범을 공유하는 기능에 착안하고 따라서 이야기에 대한 노출이나 공유도가 높은 사회일수록 진화된 사회이고 거짓과 부정을 가려내는 사회전체의 능력이 높아진다는... 사회진화론으로 연결되는 논리는 참 정연하고 독창적인 이론이었다. 이 가설을 가장 대중적인 이야기체인 뉴스로 가져와서 '사회구성원들의 뉴스노출도가 높을 수록 그 사회는 부패에 대한 인식도가 높아진다'는 연구문제도 신선했다.
여기까지에서 그친다면 비판커뮤니케이션 학자의 참신한 에세이 정도에 그칠 것이다. 그러나 원래 실증적 정치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신 이준웅 선배는 40여개 나라의 데이타를 이용해 국민들의 뉴스노출시간이 부패인식지수에 미치는 효과를 R 프로그래밍 등을 이용해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물론 소득이나 교육 등의 다른 가외변인의 효과는 통제해서...
대학원에 다닐때는 나도 이렇게 연구문제는 사회전반을 아우르는 대이론을 담고, 연구방법은 극히 실증적으로, 한마디로 최신 컴퓨터프로그램을 돌려서 아무도 이의 제기 못하게 하는 완벽한 논문을 쓰고 싶다는 불가능한 꿈을 꾸긴 했다.
그렇게 옛날에 상상하던 모범적인 연구가 바로 내가 일하는 저널리즘 영역에서 펼쳐지는 걸 보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비록 다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말이다. 훌륭한 선배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게 그나마 요즘의 유일한 낙인듯하다. 물론 오늘강의에서도 사회진화를 이끄는 뉴스스토리의 가장 대표인 '탐사보도'의 사례는 JTBC와 신문들이었다. 공영방송은 낄자리가 없고 들 사례도 없었다...
우선 물러날 사람들이 물러나야 뭔가 시작될텐데...좋은 강의 듣고도 마음은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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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우에노공원의 왕인박사 비석, 타사 특파원 C형의 친절한 해설을 듣고 간 곳이었는데 설명대로 인상적이었던 건 비석건립 후원회 명단이었다. 일본에 한자를 전한 왕인박사의 존재는 내선일체의 좋은 근거였던 것 같고 그래서 당시의 재력가 즉 친일파들은 일제지침대로 돈을 냈다. 가장 맨앞에 있는 건 ‘창덕궁’ 즉 창덕궁에서 살던 조선왕조의 이왕(아마도 영친왕)이고 나머지는 당시 쟁쟁했던 사람들인데 창씨개명한 이름이라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 아마도 친일파들이 한 일 가운데선 그래도 결국 가치있게 된 몇 안 되는 일인 듯 하다.
그리고 방문한 인근 도쿄 국립박물관, 일본관과 동양관, 서양관으로 건물이 다 별개인 큰 규모인데 서양관은 휴관중이었고 동양관의 중국이나 서남아시아 유물은 솔직히 그렇게 다채롭지 못했다. 그러나 역시 일본관은 일본미술에 친숙치 않은 내게는 새롭고 인상적이었다. 대체로 고대유물은 특히 금속공예품은 역시 여러모로 경주에서 본 부장품들을 연상시켰다. 해설들도 “...한반도에서 출토된 동시대의 백제, 신라 유물에 비해 기술적으로 ‘거의 동등한’ 유물들로서...“라는 문구가 반복되고 있었다. 중국과 한반도의 영향을 받았지만 빠르게 동등한 수준이 됐다는게 자신들의 고대문화에 대한 일본의 평가라 할 수 있겠다. 반대로 보면 우리 고대유물에 익숙한 눈으로 봐서는 일본 고대유물은 유사품 같은 느낌이어서 인상적이진 않았다.
그러나 역시 가마쿠라막부실절부터 에도막부까지 미술과 공예품들은 정교하고 화려한 기교로는 막눈으로봐도 대단했다. 이때부터는 밑에 해설에 ‘한반도와 동등한’ 따위의 문구는 바로 사라졌다.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본관의 마지막은 유럽인상파에게도 깊은 영향을 준 우키요에들이 당당히 자리한 건 그래서 더 당연해보였다. 그런데 반면 동양관 맨위에 자리한 한국관에선 묘한 대비가 엿보였다. 시대순으로 보라는 안내와 함께 우리의 도자기들이 고대토기부터 삼국시대, 고려, 조선초기, 조선후기의 분청사기 순으로 쭉 진열돼 있었다. 고대와 삼국을 거쳐 바로 고려청자들의 세련된 화려함이 잠깐 나오다가 조선 백자에서 “좀 덜 화려하네” 싶은 느낌에서 분청사기나 그 정도도 안되는 듯한 장독대 수준의 자기들로 넘어가면서 보통의 관람자가 보기엔 그야말로 ‘한국 도자문화의 퇴행‘이란 제목 붙이기 딱 좋은 작품진열이었다. 의도가 있어보였지만 그러나 달리보면 조선의 국제화나 경제력이 결국 고려시대보다 낫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리라. 그에 비하면 일본은 중세부터 이모작도 했고 네덜란드와 교류에다, 에도시대엔 시골의 노동자들이 수도로 와도 임노동을 하고 고향에 돈을 부치는 절반 자본주의사회였으니...
미술사지식이 좀 많았다면 개별작품도 잘 이해했을텐데 그러진 못했다. 모리미술관도 가봤지만 동남아 특별전이라 더 어려웠고 그래도 여행이란 기회에 다른 세계를 접하는 건 확실히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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